[인터렉티브 소설] 장마 - 8화

in #kr-writing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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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체가 스스로 움직였다. (2표)

2. 사체가 스스로 움직일 리가 있나. 뭔가 다른 비밀이 있다. (3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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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의 머릿 속에 갑자기 영화나 소설에서 나오는 좀비가 떠올랐다.

죽은 후에 다시 살아나 의식 없이 걸어다니는 시체들.

'설마......'

형식은 머리를 휘휘 저었다.

그런 것은 정말 공상의 범주 내에서만 존재 하는 것이다.

'시체가 움직여 다니면 수사 어떻게 하냐.'

형식은 핸드폰을 들어, 유경에게 문자를 보냈다.

혹시 지금 찾아뵈어도 괜찮을까요

그리고는 까페 문을 열고, 어느 새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거리 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유경은 핸드폰을 들어, 답장을 남겼다.

네 괜찮아요

그리고는 다시 멍하니 창 밖을 바라 보았다.

이리 저리 연락 하고 나니 피곤이 온 몸으로 몰려왔다.

'좀 자고 싶다......'

눈꺼풀이 유경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조금씩 유경의 눈을 덮어 왔다.

어느 새 창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유경은 감겨 오는 눈을 억지로 뜨고는, 침대에서 내려와 기지개를 켰다.

"으아아아아아아~"

아침보다는 몸은 많이 풀려 있는 상태였다.

허공을 밟는 듯한 느낌도 많이 줄어 있었다.

'일단 그 형사를 만나 보고 나서 자든 뭘 하든 해야지......'

유경은 핸드폰을 들어 셀카 모드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퀭한 눈동자와 퍼석퍼석한 얼굴이 보였다.

"하아......"

유경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긴 무리도 아니지.

야근 맨날 하다가 기절해서......

계속 누워만 있다가 일어났으니.....'

하지만 지금 유경에게는 핸드폰 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화장실에서 대충 세수를 하고, 머리를 만졌지만 별 반 다를 것이 없어 보였다.

"에휴, 뭐 데이트 하는 것도 아닌데 환자가 멀쩡한 꼴로 있어서 뭐 어쩌겠다는 거야."

유경은 포기하고 다시 침대로 돌아왔다.


약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박형식입니다."

"아, 네. 이유경입니다."

"몸은 좀 괜찮으십니까?"

예의 상 상대의 안부를 물으며, 형식은 유경을 살폈다.

"네, 지금은 좀 괜찮아요."

유경 역시 대답을 하며, 형식을 살폈다.

형식은 유경이 생각 했던 것 보다 너무 말라 안스러운 느낌이 드는 중이었고, 유경은 생각보다 멀끔한 사람이 나타나서 약간 놀라는 중이었다.

'형사는 다 꾀죄죄 하고 수염 엄청 기르고 그러는 줄 알았는데......'

그러는 것도 잠시,

"아, 죄송해요. 제가 급하게 실려 오느라, 아직 병실에 마실 것도 없고......"

"괜찮습니다."

유경의 말에 형식은 아차 싶었다.

'마실 거라도 좀 사 올 걸 그랬나 보군.'

"앉으시겠어요?"

유경이 가리킨 의자에 형식은 고개를 약간 숙이고는, 조용히 앉았다.

"저......"

"저......"

서로 먼저 말을 꺼내려다가 말이 겹친다.

"먼저 말씀하시죠."

"먼저 말씀하세요."

유경이 살짝 웃음을 터트렸다.

'이게 무슨 시츄에이션이람?'

형식도 굳은 얼굴을 풀고 살짝 웃음을 띄고는, 다시 표정을 굳히고 유경에게 물었다.

"단도직입적으로 여쭤 보겠습니다."

"네."

"최미현씨랑은 어떤 사이십니까?"

"아, 회사에서 만난 친한 언니에요."

미현의 생각에 유경은 다시 얼굴이 어두워졌다.

"많이 친하신 것 같더라구요."

"네, 많이 친했어요. 같이 야근도 많이 하고 해서 같이 힘든 것도 알고 그랬거든요."

"혹시 그 사건이 일어난 날 밤, 어디에 계셨나요?"

"저, 그 때 야근하고 있었어요."

"사무실에서요?"

"네."

"몇 시 까지 계셨나요?"

"11시 25분이요. 제가 엘리베이터 타기 전에 시계를 봤는데, 그 시간이었어요."

"혹시 그 때, 이상한 낌새라든지 뭐 그런 건 없었나요?"

"이상한 낌새요?"


유경은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뭐지? 나 지금 의심 당하고 있는건가?'

생각해 보니 그랬다.

자신이 퇴근 하는 시간 대에, 미현이 계단에서 사망 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자신이 당황하는 표정에 형사가 더 의심할까봐, 미현은 생각하는 척 하며 고개를 숙였다.

'맞아, 그 소리!'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했을 때 들려 왔던, 소름끼치는 소리가 갑자기 생각이 났다.

'설마, 그 소리가 미현 언니 목소리였단 말이야?'

유경은 소름이 끼쳤다.

'그럼, 내가 그 때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갔었다면......?'

유경의 무릎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경씨?"

유경은 자신을 부르는 말에, 고개를 들어 형식을 바라 보았다.

"괜찮으세요?"

형식의 말에, 유경은 기계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네...... 네 괜찮아요."

"죄송합니다. 많이 놀라셨을 텐데, 자꾸 사건 관련해서 질문 드려서요.

저도 직업이 형사라......"

"네...... 괜찮아요. 정말 괜찮아요."

유경은 떨려오는 목소리를 다잡았다.

"어제 일이 자꾸 떠올라서, 마음이 잘 진정이 안 돼서요......"

"이해합니다."

형식은 아무렇지 않게 이해한다는 말을 내뱉는 자신이 정말 혐오스러웠지만, 그런 마음은 가슴 깊이 묻어둔 채 계속 질문을 던졌다.

"그 때 별 이상한 느낌은 받지 못 하셨던 거죠?"

"네, 네...... 이상한 건 없었어요. 저 그 때 너무 피곤한데다가, 다음 날 일찍 출근해서 잔업 할 것이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집에 가나 하는 생각만 하고 있었거든요."

형식은 생각했다.

'사망 추정 시간은 10시 였다. 이 아가씨가 계단에서 뭔가 있었다 하더라도, 이상한 낌새를 챌 수 있을리는 없어.

단지......'

형식은 날카롭게 유경을 바라보았다.

'이 아가씨가 범인이 아니라면 말이지.'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너무 많았다.

'동기는?'

아무래도 범인의 냄새가 나지 않았다.

'언제 저 아가씨가 피를 뽑을 시간이 있었지?

계단으로 옮겨 놓은 방법은?'

링거 바늘 꽂을 자리도 안 보이는 연약한 아가씨가, 축 처진 시체를 낑낑 끌고 계단으로 옮겨다 놓는다.

그것도 말이 안 된다.

"고생이 많으시군요."

형식은 마음에도 없는 말로 대충 유경에게 대답하며, 계속 머리를 굴렸다.

'정보가 너무 부족하군. 아무래도 감식과 애들을 한 번 쥐어 짜 봐야 겠어.'

"오늘은 너무 피곤해 보이시니까, 이 정도만 여쭤 봐도 될 것 같습니다."

형식의 말에 유경은 다급하게 물었다.

"저...... 언니는 왜 죽은 건가요? 어떻게 된 거죠?"

형식은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아직 검시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된 건지는 검시 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겠군요."

유경은 눈물을 글썽였다.

"저...... 결과가 나오면 혹시 저한테도 알려 주실 수 있나요? 꼭 좀 부탁드립니다."

곧 눈물이 넘쳐 흐를 것 같은 유경의 눈을 바라 보며, 형식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오는 대로 알려 드리겠습니다. 그럼."

형식이 자리를 뜨려 하자, 유경은 몸을 일으키려 했다.

"몸도 안 좋으신데, 일어나지 마십시오. 또 연락 드리겠습니다."

유경은......


1. 황급히 형식을 잡았다. "저, 사실 말씀 드리지 않은 것이 있어요!"

2. 죄송한 표정을 지으며 몸을 다시 침대에 눕혔다.

선택 마감 시간: 2017년 7월 30일(일) 22:59분 까지


<작가 한 마디>

휴......

분량도 뽑으면서 선택지를 넣어가는 것이 보통 힘든게 아니군요.

다음 소설 올라올 때 까지 기다려 주시는 독자 분들의 인내심에 새삼 경의를 표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거 쓰는 데도 거의 2시간 정도 걸리네요.

제가 소설의 스토리를 정해 놓지 않고 등장 인물들이 그 때 그 때 움직이고 싶어 하는대로 글을 써 나가다 보니, 유경은 어떻게 했을까? 형식은 과연 어떻게 했을까? 를 생각하며 한 문장 한 문장 적어 나가는 터라 보통 소설을 쓸 때 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말 죄송한 말씀이지만......

다음 주는 제가 부모님께 효도 하는 주간입니다.

그래서 아마 소설 업로드 간격이 좀 더 길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모쪼록 하해와 같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고......

염치 없지만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보팅과 댓글이 저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

재미 있으시다면 리스팀도...... 헤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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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이요..
와 오늘 처음 알티포유님 블로그에 들어와서 숨도 안쉬고 1화부터 8화까지 읽었어요.
이렇게 선택지를 넣어서 연재 하시니 힘들긴 하셔도..
읽는 독자 입장으로선 너무 행복합니다. ^_^
앞으로도 놓치지 않고 읽겠습니다.
그리고 무리하게 부탁은 했찌만.
제 대문 잘 만들어 주실거죠^____________^

재미있게 잘 읽고 있습니다.
혹 포스팅에 사진 한 장 정도 넣어 보시는건 어떨까요?
요즘은 워낙 글보다는 사진과 동영상을 많이 보는 세대라서...
혹, 안 넣으시더라도 계속 열심히 정독 하겠습니다. ^^

이제서야 @rt4u님 연재소설을 처음 접하게 되었지만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마구마구 드네요. ^^
저도 1번에 1표 던지고 갑니다. ㅎㅎ

1번이요.
스토리가 미리 정해져 있지 않으면 더 힘들죠. 대단한 시도를 하시는 겁니다. :)

1번이요 :)
세상에나 뿜어나는... 글이네요 . 애독자지만 기다리겠습니다. 효도 기간!! 무사히 잘 하고 오세요 :) 그런데 말입니다... 글에 대문이 없으시네요? 혹시 필요하신가요?ㅋㅋㅋㅋㅋ
항상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

1번입니다! 효도라니 많이많이 하셔야죠 ^^ 천천히 올려주세요 ㅎㅎ

다음 소설이 나오기 전 휴식하시는데 마음을 담아 풀봇 합니다. ㅎ
다음 화의 재미를 위해 1번으로 하겠습니다.

rt4u님 당연히 기다려야죠~ 창작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 아마 다들 아실겁니다~ 걱정마시고 부모님과 즐거운 시간 보내셔용~ ^^

1번으로 고고 하겠습니다~ ^^

항상 고생하십니다 .ㅎㅎ
오늘도 역시 자극적인 1번 가겠습니다..
좋은 시간 보내시고!
천천히 준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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