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렉티브 소설] 장마 - 6화
1. 그럴 리가 있겠어. 차라리 11층 사무실에 들러서 정보라도 좀 캐고 가는게 낫지.
2. 감이 온다. 아무래도 1층까지 계단으로 내려가 보는 것이 낫겠다. (만장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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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은 천천히, 계단을 따라 걸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10층에 도착한 형식은 문을 열어 보았다.
절걱 절걱.
문은 걸려 있었다.
9층, 8층, 7층......
모든 문은 완전하게 잠겨 있었다.
그렇게 1층까지 내려온 형식은,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
더운 날씨에 괜히 땀만 뺀 것 같아, 형식은 짜증을 내며 다시 땀을 닦았다.
'하긴 내가 범인이라도, 중요한 물증이 있으면 가지고 튀면서 문을 열어 놓고 갔겠어.'
갑자기 쓸데 없는 생각을 한 자신이 미워지는 형식이었다.
"어이구 형사님, 계단으로 오셨습니까?"
"아...... 예. 뭐 운동 좀 하느라구요."
경비의 인사에 머쓱해진 형식은 대충 둘러대며 프론트로 다가갔다.
"혹시 저 내려오기 전에 누가 계단으로 내려온 사람은 없었습니까?"
경비는 웃으며 말했다.
"문이 다 잠겨 있는데 형사님 빼고 누가 내려올 사람이 있겠습니까?"
"그렇죠?"
형식은 같이 머쓱하게 웃어주었다.
"그리고 혹시, 이 열쇠 하나 밖에 없습니까?"
형식의 물음에 경비는 어정쩡하게 대답했다.
"예...... 뭐 지금은, 하나 밖에 없네요. 그거 빨리 복사 떠야 되는데, 한다 한다 하면서도 자꾸 까먹어서요."
경비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이었다.
"예비키가 있었는데, 그게 없어진지가 좀 됐거든요. 그래서 이거 잃어버리면 안 되겠다 싶어서 잘 모셔 두고 있다가, 간만에 문을 잠궈서 말이죠."
"흠......"
형식은 잠시 생각하다 다시 경비에게 질문을 던졌다.
"언제쯤 키가 없어진 건가요?"
"키요? 에...... 그게 아마...... 한 몇 개월 됐을 겁니다. 거진 1년 다 돼 가는 것 같기도 하고......"
형식은 자신도 모르게 혀를 쯧, 하고 찼다.
경비는 움찔하며, 말을 이었다.
"아니 이게, 평소 때는 계단 문을 잠글 일이 없으니까요...... 열쇠가 없어도 딱히 불편하진 않았거든요."
아무래도 형사라는 사람이 얼굴을 굳히고 자꾸 물어보니, 경비는 죄 지은 느낌이 드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뭐...... 그 열쇠는 제가 잃어 버린 것도 아닙니다, 형사님."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한 마디 덧붙이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열쇠가 없어진 걸로 자신에게 무언가 불이익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아, 아닙니다. 열쇠가 없어진 게 뭐 잘못 된 건 아니구요. 일 하다 보면 그런 일 많지요."
"그렇죠?"
경비는 살짝 표정을 풀었다.
"그럼 평소 때는 계단 문은 다 열려 있다는 거네요."
"아유 그렇죠. 뭐 각 층 사무실 문짝 마다 다 세콤이니 뭐니 달려 있고 해서요. 굳이 계단 문을 잠글 필요가 없죠. 어차피 여기는 입구도 하나라서, 밤에는 사무실 문 잘 잠겨 있는지 순찰만 돌고 여기만 지키면 끝이거든요."
"그렇군요."
형식은 다시 생각에 잠겼다.
무언가 계속 마음 속에 찜찜한 것이 남는데, 그것이 뭔지 알 수가 없었다.
'현장이 너무 깨끗해서?'
그것도 그렇지만, 현장이 깨끗하면 안 된다는 법은 없다.
'사건 장소가 너무 오픈되어 있어서?'
사실 사건이라고 하는 것도 웃긴다. 그냥 여성의 사체 하나가 계단에서 발견된 것 뿐이다.
아직 자살인지, 실족사인지, 지병으로 인한 죽음인지, 타살인지 조차 아무 것도 모르는 단계다.
'그런데 묘하게 찝찝하단 말이야......'
형식은 머리를 벅벅 긁었다.
"저...... 형사님?"
"예?"
형식은 자신을 부르는 경비에게 멍하게 대답을 했다.
"아, 저...... 키는 주셔야죠. 하나 밖에 없어서, 이제 그거 없어지면 문 열쇠 싹 다 갈아야 됩니다."
"아, 열쇠...... 아 예......"
형식은 주머니를 뒤져 열쇠를 꺼내, 경비에게 건넸다.
"생각난 김에 복사를 떠 놓든지 해야지 원......"
경비는 열쇠를 받아 들고는, 엉거주춤 일어났다.
"저는 요 앞 구둣방에 좀 다녀올텐데, 혹시 더 뭐 제가 필요한 일이 있나요?"
경비의 말에 형식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저도 이제 돌아갈 참입니다. 감사합니다, 고생 하셨구요."
"에구 아닙니다~"
경비는 손을 휘휘 저었다.
"요즘 안 그래도 저 사건 때문에 분위기가 흉흉해 가지고서는......"
경비는 목소리를 낮췄다.
"이거 소문나면 건물 공실 안 빠진다고 건물주도 울상입니다."
"아......"
형식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럼 전, 이만 가 보겠습니다. 살펴 가십시오~"
"아 예. 수고 하십시오."
형식은 자신보다 먼저 건물을 나가는 경비의 뒷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유경은 숟가락을 들었다가, 다시 내려 놓았다.
영 죽이 입으로 들어 가질 않았다.
"휴우......"
울음은 좀 진정된 후 였지만, 아직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
회사 동료들로부터 몇 통의 카톡은 와 있었지만, 회사 동료들은 어제 사건에 대해서 유경보다 모르고 있었다.
단지 걱정이 되어 문자 준 것 뿐.
유경씨, 출근 언제 가능해? 몸은 괜찮아?
파트장의 카톡이 유경의 심기를 바닥으로 끌어내렸다.
'말 쓰는 순서라도...... 몸은 괜찮아? 출근은 가능해? 라고 쓰면 어디 덧나나......'
이왕 쉬는 김에 좀 푹 쉬고 싶었다.
일 할 수 있는 기분도 아니었고......
병원에서 검사 좀 하고 결과 봐야 된다고 합니다.
유경은 간단하게 답장을 보내 놓고, 죽 그릇을 물렸다.
배는 무지하게 고팠지만, 왠지 배 고픈 것도 죄 짓는 기분이었다.
'미현 언니는 왜 죽은 걸까.'
유경은 다시 생각에 잠겼다.
흔들리는 휴대폰 불빛에 비친, 파리했던 미현의 얼굴이 다시 떠올랐다.
'그날 낮에만 해도 괜찮았는데.'
유경은 다시 그날 낮, 미현의 얼굴을 떠올렸다.
같이 야근에 시달리느라 얼굴색이 좀 안 좋긴 했지만, 딱히 어디가 아픈 얼굴도 아니었었다.
언니도 야근이지?
그렇지 뭐......
나도 똑같애. 언니도 얼굴 많이 상했다.
얼굴 뭐 상하면 누가 알아나 보니, 일 됐나 안 됐나만 보지.
깔깔깔, 그러게.
그러는 유경이 너도 얼굴 말이 아니다 얘.
그러게 언니, 이번 야근 시즌 끝나면 같이 피부 관리나 받으러 갈래?
관리 받아 뭐 하니~ 금방 또 이렇게 될 거.
에이, 기분이지 뭐 헤헷. 가자 가자아~
그래 그래, 기분이다~ 뭐 야근 시즌만 끝나면 못 할 거 뭐 있겠니~
'너무 무리 해서 그랬나......'
유경은 한숨을 내 쉬고, 핸드폰을 바라 보았다.
아까 전화한 박형식 형사입니다.
많이 놀라셔서 통화하실 상황이 아닌 것 같아, 이렇게 문자를 드립니다.
마음이 조금 진정 되시면, 저에게 다시 한 번 연락 주십시오.
어제 일로 한 번 찾아 뵙고 싶습니다.
어쨌든 미현이 어떻게 해서 세상을 떠났을까에 대한 열쇠는, 이 박형식이라는 사람이 쥐고 있을 것 같았다.
우웅- 우웅- 우웅-
형식은 주머니 속에서 격하게 떨리는 전화기를 잡아 채어 귀에 대었다.
"네, 박형식 입니다."
"네 형사님, 저 이유경입니다."
형식은 잠시 전화기를 입에서 떼고, 흠흠 하고 헛기침을 한 번 한 후 다시 전화를 입에 가져다 대었다.
"네, 전화 주셔서 감사합니다."
"문자 보고 전화 드렸어요."
수화기 건너편의 담담한 목소리에, 형식은
'어느 정도 진정이 되었나 보군.'
이라고 생각 했다.
"저도 형사님 뵙고 여쭤 보고 싶은 것이 좀 있습니다. 그래서 만나 뵈었으면 하는데, 아시다시피 제가 지금 입원 중이라서......"
"아, 예......"
형식은 말꼬리를 길게 늘였다.
"제가 병원으로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언제가 괜찮으실까요?"
"오늘 중이면 아무 때나 괜찮을 것 같아요. 오시기 전에 오신다고 문자 한 통만 주시고 와 주시겠어요?"
"예, 그럼 문자 드리고 찾아 뵙겠습니다."
"네. 그 때 뵐게요."
사실 형식은 빌딩 근처 까페에서 죽치고 앉아,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땀을 식히는 중이었다.
도저히 그 상태에서 서까지 돌아갈 자신이 서질 않아서였다.
그리고 뭔가 찝찝한 느낌,
조금만 더 생각하면 뭔가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느낌이 걸려서 서로 복귀할 수가 없었다.
...... 라는 변명을 스스로에게 하며, 그는 멍하니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폭풍 흡입하고 얼음이 녹아서 생기는 물을 쭈웁 쭈웁 빨아 대던 중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정말 뭐지, 이 찝찝한 느낌은?'
형식은 어느 정도 뽀송해진 몸으로 기지개를 쭉 폈다.
'날이 이래서 그런가......'
까페에서 죽 치고 앉아 있었더니, 찝찝한 느낌도 많이 사라진 것 같았다.
'아무래도 덥고 장소도 그래서 그랬나보다.'
형식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이제 뭘 해야 할까?'
3!
3!
형사님은 1. 유경을 만나러 간다 일 것 같습니다 !!! :) 소설에 힘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떻게든 만남을 주선하시려고!!!
ㅋㅋㅋㅋ 제발좀 만나주면안됩니까
벌써 다음 포스팅이 기다려집니다.
저도 3번
평안한 밤 지내세요.
언제나 투표 감사합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1 !! 3번은 작가님의 의중이 깔려있는것같지만 그래도 1 ㅋ!
아무래도 둘이 좀 만나야 뭐가 되겠죠? ㅎㅎㅎ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저는 2번이 뭔가 끌리는것 같습니다..
뭔가 숨겨져 있는 비밀이..? ㅎ
음.
비밀이.......
있을까요? ^^
(다음 이 시간에)
✈ 저도 읽으면서 뭔가 찜찜하네요. 그런데 아래로 내려가면서 봤는데 위쪽 통로는 안 열려 있었나 모르겠네요 ㅎㅎ 저는 2번을 선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갑자기 2번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직 직원들 이야기도 좀 들어봐야지요.
그래서 2번!!
2번!!! 직원들이 좋은 이야기를 해 주길 바랍니다 ㅋ
저도 2번으로~~~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넵 +_+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2번이 오늘은 끌리는군뇽
원래 끌리는 대로 고르는 거죠 ㅎㅎㅎ
1번-2표
2번-5표
3번-3표
다음 이야기는 2번 분기로 진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