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hellin Tune | Believe in me

in Korea • 한국 • KR • KO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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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 a c h e l l i n   T u n e
Lenny Kravitz | Believe in me (Arthur M Remix)



타워 레코드라고 있었다.
지금의 강남역 지오다노 자리에 있었던 대형 음반점이다. 그곳은 내가 다니던 학교에서 가까워, 걸어서 15분 정도만 가면 됐다. 한참 음악을 쏙쏙 빨아들이던 시절이라 학교 마치고 나면 으레 교복 차림으로 들렀다 집에 가고는 했다.

타워 레코드는 음향 시설을 굉장히 잘 해뒀었다. 샵 내 어디를 가도 소리가 따라붙었기에 그곳에서 음악 듣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자주 가다 보니 알바들의 선곡 취향도 캐치하게 됐고, 내 취향과 잘 맞는 알바 형들하고는 금세 친해졌다.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하고 친해지기는 참 쉽다. 그냥 앞에 딱 서서 "이 음악 뭐에요?" 라고 묻기만 하면 되니까.

알바 형들하고 친해져서 좋았던 점이 있다면 내 손에 쥐여지던 프로모션 CD 다. 타워 레코드는 워낙에 큰 체인이다 보니 대형 레이블에서 들어오는 프로모션 CD 가 엄청 많았고, 한 달에 한 장 꼴로는 형들이 챙겨줬던 거 같다. 받는 게 있으니 심부름도 곧잘 했고, 토요일 낮에 일하는 알바 누나의 취향 조사 심부름도 했었다.

베이스 기타를 사려고 알바를 하던 형이 있었는데 시프트가 서로 달라서 말을 붙일 기회가 거의 없었나 보다. 알겠다고는 했는데 나도 말을 붙이질 못했다. 어렸던 내게 너무 이쁜 연상의 누님은 너무나도 어려운 존재였다.

어제 올린 글 덕에 타워 레코드와 베이스 형의 얘기를 꺼내게 됐다. 포스팅을 하느라 캡처했던 스마트폰 화면이 레니 크래비츠의 음악 플레이 화면이었는데, 내가 레니 크래비츠의 음악을 처음 들었던 곳이 타워 레코드였고, 음악을 틀었던 사람이 그 베이스 형이었기 때문이다.

레니 크래비츠에 대해서 딱 한단어만 써보라고 하면 목소리를 꼽겠다. 표현력이 부족해 느끼는 바를 충분히 전달하지는 못하겠지만 목소리에 묻어 나오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레니 크래비츠가 만들고 부른 음악들의 스펙트럼이 워낙 넓기에 락도 있고, 서정적인 노래도 있는데, 어떤 노래를 불러도 이질감이 없다. 특정 음역대에서는 마이클 잭슨의 느낌이 나기도 한다. 축복받은 성대라는 것이 이런 것일까.

유명한 곡들이 참 많지만, 너무 유명한 노래는 식상하니 살짝 덜 언급되는 곡을 고르자면 Believe in me 도 훌륭하다. 음악 자체도 섹시한데 레니 크래비츠의 목소리마저 얹어지면서 너무 섹시해진(?) 곡이랄까. 이렇게 섹시한 곡을 Arthur M 이라는 디제이가 손 보면서 섹시함에 시크함을 더했으니, 첨부한 영상의 Arthur M remix 다.

Lenny Kravitz - Believe in me (Arthur M Remix)



원곡을 Deep house 스타일로 바꾸면서 여러 아이디어를 반영했는데, 점잖은 비트도 훌륭한 선택이었고, 색소폰 연주의 삽입은 화룡점정이다. 들을 때마다 색소폰 연주가 나오는 타이밍에 감탄하고 레니 크래비츠의 보컬과 주고 받는 흐름에 감동하고는 한다.

주말을 앞 두고 맥주 한 캔 따서 듣고 있자니 그래 이게 사는 낙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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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취향과 잘 맞는 알바 형들하고는 금세 친해졌다.

그 형들하고는
요즘도 통화하고 그러나요?

 4 years ago 

그 때는 삐삐도 아직 보급되기 전이라 연락은 못하고 지냈어요.ㅎㅎ 어느 곳에 가야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었어서 그런지 기억에 오래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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