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ghtrope

in #kr3 years ago


외줄을 타는 느낌이다.
업무 특성상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이 되면 무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의 프로젝트와 연속성을 가지고 진행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모든 Set up 을 나 자신이 해야 한다. 긍정적으로 보면 성취감이니 보람이니 하는 추상적인 개념으로 본인을 다잡을 수 있을까. 하지만 부정적인 면들을 들여다볼라치면 구체적인 숫자들이 날아다닌다. 클라이언트의 비드와 원가와 데드라인 등의 숫자들.

이렇게 가면 타겟을 못 치네.

곁에 있는 사람들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업무 진행 상황을 체크하는 상사는 이게 제대로 on board 가 될지 부러질지 만을 저울질한다. 그래야 비난을 하든, 숟가락을 얹든 추후 본인 포지션을 결정할 수 있으니까. 동료야 서로 제 코가 석자니 애당초 담배 한 대 같이 태우고 신세 한탄의 역할 그 이상을 기대할 수 없다. 그나마 기댈 건 로컬 직원들의 순발력과 지구력 밖에 더 있을까.

하아. 안 맞아요.
다시 해야지 뭐.

한번 삐끗하면 어디까지 떨어져서 다시 올라와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방향이 좀 이상하다? 원 포인트를 짚어줄 사수도 없고. 최후의 수단은 자료의 크기와 시간. 무식하게 긁어모아 비교하고 검증해서 실수 가능성을 줄이는 게 차선이다. 언제부턴가 엑셀의 자료 확인보다 엑셀 파일 자체를 찾는 시간이 더 걸린다. 방향만 정해져 있고, 길이는 가늠할 수 없는 가운데, 의지할 곳 없이 계속 가야만 하는 게 외줄을 타는 느낌이었다. 당최 언제 이걸 지날까.

Does anyone know?


아내도 외줄 타기를 하고 있다.
번듯한 직장을 그만두고 타지에 나왔다. 하지만 외줄을 걸으며 만나는 풍경이나 상황이 재밌나 보다. 천진난만하다. 새롭게 다니게 될 직장에 적응하는 과정이 분명 힘들 텐데. 힘든 얘기는 쏙 뺀 게 티가 나는데도 모른 척 즐거운 에피소드만 골라서 들려준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생각해봐. 서울에 있었으면 카드 값 가지고 싸우고 있었을걸.

사소한 의견 충돌이 있던 중 아내가 한마디 했다.
사소한 의견 충돌인즉슨, 슬슬 새 집의 인테리어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바닥 자재와 벽의 색채, 조명 등은 이견이 없다. 헌데 스피커에서 의견이 갈린다. 아내는 음질과 팬시한 디자인을 모두 고려한 스피커를 사자고 했다. 하지만 스피커는 오로지 음질로만 선택해야 한다. 아내는 다른 가구 및 집 분위기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시커멓게 커다란 흉물이 들어서는 게 아닌가 걱정이 많다.

그럼 거실은 눈 감고 지나다니게 지팡이도 하나 사자.
바이올린 소리가 들리는 쪽이 좌측, 첼로는 우측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사모님.

지지 않겠다고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하자니, 그래도 베트남에 오니까 딴 게 아니라 개드립을 가지고 싸우게 된다며 웃는다. 내일 만을 걱정하고 있었는데, 매일의 오늘을 낙천적이게 만들어주는 아내가 있으니 그래도 몇 개월을 지치지 않고 버텼나 보다.

계속 함께 걷다 보면 외줄도 익숙해지겠지.
Walking the tightrope.

Above & Beyond
Jono Grant 와 Paavo Siljamäki, Tony McGuinness 의 프로젝트입니다. 1999년부터 씬에 등장했고, OceanLab, Rollerball 등의 프로젝트로 음악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어떤 원곡이든 이들이 손만 대면 기가 막히게 서정적으로 변해버려 매니아들이 참 많았습니다. 팝에서 클래식까지 아우르며 Trance 로 바꿔버리는 능력이 대단했지요. UMF2018 에서도 라인업을 꿰차는 등 아직까지도 활동이 활발합니다. 전반적인 스타일은 최근 트렌드에 맞춰 flat 하게 변했지만, 특유의 감성은 여전합니다.

Tomaso Albinoni 의 Adagio in G minor 를 trance 로 편곡한 곡은 충격이었습니다.

Above and Beyond - Tightrope
최근에 제가 가장 많이 들었던 음악이네요. 아무래도 최근 상황과 음악이 오버랩 >되면서 감정이입이 많이 됐던 듯합니다. 음악 좋아요....

the greatest showman 에 나온 Tightrope 는 다들 잘 아시죠?

원래는 A&B tightrope 를 듣다 포스팅해볼까 생각이 들었는데, 와잎느님 얘기도 끄적이게 되니 위대한 쇼맨의 Tightrope 도 떠올라 함께 포스팅을 하게 됐습니다.

간만에 포스팅하니 뭐가 이렇게 자꾸 쓰고 싶은거죠...?

맺지를 못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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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쇼맨(the greatest showman)를 보고 나오는 노래가 너무 좋아서 다음날 하루 종일 이 음악에 빠져 보냈던 기억이 있네요.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베트남에선 어떤 일을 하시는지 그리고 어떤 계기로 떠나게 되셨는지 알수 있을까요?^^ 포스팅을 하셨다면 글주소라도.ㅋㅋㅋ 쓰신 글의 제목을 좀 봤는데 내용이 없어서요. 말하기 어려우시면 얘기해주지 않으셔도 되요~^^

감사합니다. 덕분에 포스팅거리가 생겼어요 !!!!

참.. 위대한 쇼맨은 요즘도 자주 봐요. 영화 너무 좋아요.ㅠ

후후 간만의 음악 포스팅 반갑군요. 여기다 보팅 드립니다. 재차 확인 부탁...

일이랑 음악 들은 거 말고는 최근에 한 게 아무것도 없네요..
제일 최근 포스팅 맞습니다.ㅎㅎ

넵. 쉬지 마시고 종종 글로 뵈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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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Tightrope! 처음 듣는 노래인데 너무 좋네요 ㅎㅎ
저희 부부도 요새 외줄타는 중이에요-
한 걸음 한 걸음 신중하게 많은 생각으로 걷고 있는 사람 옆에서 저도 @machellin님 아내분 처럼 비교적 천진난만하게 걷고 있어요 ㅎㅎ
마침 이 글을 읽게 되니 왠지 공감이 밀려와요 ㅠ.ㅠ

내일 만을 걱정하고 있었는데, 매일의 오늘을 낙천적이게 만들어주는 아내가 있으니 그래도 몇 개월을 지치지 않고 버텼나 보다.
계속 함께 걷다 보면 외줄도 익숙해지겠지.
Walking the tightrope.

사실 너무 천진난만해서 요새 좀 눈치보고있는 중이었는데!
좀 더 자신감있게 천진난만함을 유지해야겠네요 :)
잘 읽고 잘 듣고 갑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니다. :D
스트레스에 쩔어있다가도 와잎느님 화술에 한번 말려들면 세상이 아름다워 보입니다.ㅎㅎㅎㅎ
이렇게 배우자에게 영향 받는 걸 경험하자니 저도 최대한 부정적 에너지는 내지 않으려 하게 되고 점점 선순환이 되는 것 같네요. :))

음악 좋다 해주시니 기쁩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다른 사람도 좋아하면 전 그게 그렇게 기분이 좋더라고요. 와잎느님과 자주 얘기하길 DJ 를 천직으로 삼었어야 했나보다 농담하곤 합니다.ㅎㅎ

어머 베트남으로 이민 가셨나봐요!
멋있으세요 번듯한 직장과 모든것을 뒤로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신것 같아서
그 용기에 정말 박수쳐드리고 싶어요!!! :)
그리고 아내분과 알콩달콩 넘 귀여우세요^^

진짜 오랜만이에요.
아직 텍사스에 사시는 건가요?
한동안 포스팅 못하시는 것 같았는데, 저도 꽤 오랜만에 짬이 나서 스팀잇 들어왔습니다. 오래망갑에 들어갔더니 그 동안 포스팅 많이 해주셨네요. :))

시간 더 나면 정주행 한 번 하겠습니다.ㅎㅎㅎ

잘보고 갑니다 ㅎㅎ

안녕하세요.
첨 인사 드립니다. :)

이제 막 스팀잇 시작하신 거 같은데, 즐기시길 기원하며 앞으로 자주 뵈어요. :D

외줄타기를 견디면 그만큼 더 성장하게 되죠.
그 덕분에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더 넓어지구요.

다 잘 될 겁니다. :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다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

첫 돌 다시 한번 축하 드립니다. :D

글 내용에 맞게 음악의 제목도 “Tightrope”군요!

야근하면서 음악 듣다가 처지가 가사 그대로길래 !! 엮어서 써봤습니다.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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