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achellin Tune ] 트리오 토이킷 이야기

in #kr3 years ago (edited)

이제 막 냅스터가 나왔던 시절에는 잘 정리된 archive 내지는 DB 가 참 부족했습니다.

따라서 재야의 고수가 가끔씩 은혜롭게 던져주는 정보에 의존하거나, 외국 방송을 듣다가 좋아하는 부분이 나오면 얼른 부분을 파일로 따서 해외 forum 에 올리고 물어 물어 찾아가던 식으로 음악을 구하고는 했지요. 어찌 보면 80년대 큰형님, 누님들 내지는 삼촌들의 방식에서 크게 진화하지는 못했었습니다. 라디오 방송 듣다가 좋아하는 노래 나오면 녹음 버튼 누르던 거랑 큰 차이 없었으니까요.

트리오 토이킷의 경우 사실 우아하게 재즈를 찾아 헤매다 접한 경우는 아닙니다. Geert Huinink 라는 뮤지션을 찾다가 이 작자가 핀란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핀란드 뮤지션에 대해서 뒤지다가 우연찮게 접하게 된 밴드가 바로 트리오 토이킷이었습니다. 재밌는 건 정작 Geert Huinink 는 핀란드 사람이 아니었어요. 따라서 이 에피소드는 어디서 잘못된 정보를 주워 들었다가 의외의 소득을 얻게 된 사연이 되겠습니다.

지금이야 유튜브 등을 통해서 정말 쉽게 음악을 들어볼 수 있지만, 당시에는 참 음악을 제대로 찾아내기가 힘들었어요. 대신 그만큼 찾아가는 과정도 재밌고, 제대로 찾았을 때 성취감과 희열도 대단했던 것 같습니다. 해외 사이트 뒤지는데 영어 실력이 부족해서 영어 공부도 하고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Jazzlantis.jpg

암튼 트리오 토이킷에 대해 거의 신앙 수준으로 추앙하는 어느 포스트를 보고 나서 호기심이 발동해 음악을 일단 받아봤습니다. Jazzlantis 앨범을 통째로 구했는데, 그중에서 12분이라는 플레이 타임이 눈에 확 들어와 Banana Republic 을 제일 먼저 플레이해봤지요. 근데 이게 어마어마한 대곡이었다는 겁니다.

12분 안에서 리듬이나 템포가 일정한 게 아니라 그냥 음악을 가지고 노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특히 5:30 경부터 약 3분간의 피아노 연주가 너무 좋아서 그 부분만 잘라서 듣고 다니기도 했답니다. 물론 파웰이니 몽크니 하시는 재즈에 조예가 깊은 분들에게는 cheezy 한 음악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제 경우에는 스피커 앞에 머리를 조아리게 만들었던 음악인지라 조금 과하게 소개를 해봤습니다.

트리오 토이킷은 아이로 랜탈라 (피아노) 라미 에스케리넨 (드럼) 에릭 시카사아리 (베이스) 로 구성된 트리오구요, 학교 선후배 사이라고 합니다. 아이로 랜탈라가 핵심이며, 2회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때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찾기도 했습니다. 1회 때는 태풍이 와서 못 가봤습니다.. 당시에 CD 들고 가서 사인도 받고 사진도 같이 찍고, 암튼 찍은 사진이 많은데 파일들이 어디로 갔는지 찾지를 못하고 있네요.

Banana republic 말고 2곡 더 추천드려볼까 합니다.
같은 앨범에 들어 있는 Tango Dada 도 좋고,

선연한 첼로인지 더블 베이스인지의 소리가 애절한 Dedication 도 명곡입니다. 듣고 있으면 David Darling 의 Minor Blue 도 연상되는 곡입니다.

Gadd a Tee 는 이미 워낙 유명하니 다들 아시리라 생각하고..급 마무리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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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동요는 이거다! 감사합니다 ^^

노동요.ㅎㅎㅎㅎ 재밌어요.ㅋㅋ
오늘 하루도 홧팅하세요. :)

오....웨이브가 강한 음악이네요. ㅎㅎ 좋은 음악 추천 감사해요 !

좋아해주시니 기분 좋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