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 함께한 베트남/캄보디아 패기지 여행기 14편: Art Box, 쇼핑, 그리고 좀 무거운 이야기: 킬링 필드

in #kr-travel6 years ago

여행 다녀온 지 벌써 2달이 되었고, 여행기가 축~축~ 쳐지다보니, 이걸 쓰고 있는 저조차 어디까지 왔는지 헷갈리고 좀 지겹고 하네요. ㅎㅎ 뭐,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여기 14편에 나오는 내용은 4박 6일 하노이/씨엠립 관광에서 마지막 5일째 관광 얘기 입니다. 전편에 오전에 다녀온 쏜레삽 호수까지 있었고, 이번편에선 오후 일정을 다룹니다.


오후 첫번째 일정은 Art Box라고 하는, 지금까지 캄보디아의 모습과는 판이한 장소였습니다.

들어가서 아래 안내판을 봤을 때 까지만 해도 그저 '이게 뭐지?' 했었어요.

눈으로 볼 때는 2D이지만 사진을 찍으면 3D처럼 보이는 "Trick Art"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거죠...

저의 어색한 연기는 잊어주시기 바랍니다...

바로 위 폭포 그림의 경우 스케일이 상당한데, 멀리서 보면 이렇게 생겼습니다.

구역마다 다른 주제의 그림들이 있고, 사진 찍는 위치와 찍히는 위치가 표시되어 있어서 딱 그 위치에 서고 찍어야 3D같은 느낌이 살아납니다. 바로 위의 이집트 조각상 머리 떨어진 거는 진짜 덩어리 하나 떨어진 것 같죠? ㅎㅎ

(좀 큰)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만한 곳이었는데, 생각보다 부모님도 즐거워하셨어요. 꽤 적극적으로 포즈 취하시더라구요 ㅋㅋ


그리고 이어지는 쇼핑 시간입니다.

상황버섯 전시관에 갔었어요.

암 예방에 좋다고 알려진 상황버섯의 "상"자가 뽕나무 상자랍니다. 여기 캄보디아에는 세계적으로 손꼽힐만한 뽕나무 군락이 있으니 상황버섯이 많이 나는 것도 당연하겠죠. 상황버섯과 관련하여 들은 재밌는 이야기는, 처음에 뽕나무 군락지 조사 허가를 받은건 일본 연구팀이었데요. 그런데 이 일본 사람들이 상황버섯을 발견하고는채취 및 판매를 합니다. 처음엔 캄보디아 당국은 이 버섯이 그렇게 비싼지 몰랐던 거죠. 그런데 소문이 퍼졌고, 결국 그 일본 사람들은 모두 쫓겨나게 되었답니다. 이 후 빈 자리를 차지한 것이 한국 교민이었는데, 초반에는 이 한국 교민이 착실히 세금 다 내도 돈을 엄청나게 벌었대요. 그러자 결국 캄보디아 정부에서 개입하여 상황버섯을 모두 국유화시키고, 이 교민은 캄보디아 공무원이 되어 월급받는 신세가 되었다는...

보석 가게도 들렸습니다.

사진 속 캄보디아 지도에 다이아몬드 표시가 있는데, 실은 다이아몬드가 나오는 건 아니구요, 오른편의 12가지 탄생석 중 일부가 채굴되어서 그 현지 채굴되는 보석들은 확실히 싸다고 합니다. 저희가 방문했던 보석 가게도 실은 한국 보석 회사의 현지 지점이더군요. 그래서 여기서 사면 한국 가서 AS 된다고... ^^
보석가게에서 들은 팁 한가지.
여기서 산 보석 목걸이 또는 귀걸이를 정말 싸게 샀는지, 바가지는 아닌지 확인하는 방법.
다른 매장에 가서 사온 걸 보여주며 '이거 가격이 얼마나 할까요?' 하고 물어보면 안된대요. 그렇게 물어보면 보석상에서 매입하는 중고 가격을 부르니까요. 적정 가격은 '이거랑 똑같이 하나 맞추려면 얼마나 할까요?' 라고 물어야 한답니다. (당연한 얘기인가요? ㅎㅎ)

캄보디아 현지인이 생활하는 집도 잠깐 들렸습니다.

한국 무슨 기관에서 이 마을에 우물을 파 주었고, 답례로 한국 관광객들이 잠깐씩 둘러볼 수 있게 허락해줬다고 해요. 외지인에게 보여지는 그네들의 삶이 피곤할 것 같아 마음이 아주 편치는 않았습니다.

캄보디아 주택의 특징 중 하나는 기둥이 네모라는 거에요. 여기는 모든 기둥, 심지어는 전봇대도 네모입니다. 동그란 기둥은 거의 없어요. 이유는 동그란 기둥은 뱀이 기어오를 수 있기 때문이라네요.

그리고 이 마을 초입에 만난 아이들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사실 캄보디아 어딜가나 아이들이 조잡한 물건을 내밀며 "원달라" 혹은 "천원"을 외칩니다. 그런데 이 마을에서 만난 어떤 여자아이는 초등학교 2-3학년 정도 되는 아이였는데, 한국말이 엄청 유창해요. 완벽하진 않지만 제가 알아들은 이야기는 자기가 오전에 학교에 다녀오느라 하나도 못팔았대요. 그래서 이거 좀 꼭 사달래요. 그러면서 끼어드는 동생뻘 다른 아이에게는 저리 가라고 쫓아내고 저희에게 붙어서 사달라고 따라오는데 참 난감했습니다.

가이드도 한 번 얘기한 적이 있었는데, 특히 아이들이 다가왔을 때 뿌리치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실 1달러 혹은 천원은 우리 입장에서는 그리 큰 돈도 아니구요. 그런데 연봉이 몇 십만원 수준인 이곳 사람들에게 천원은 적지 않은 액수죠. 그리고 어른들이 뒤에 있으며 아이들을 내세우는 것도, 그게 돈을 많이 벌 수 있기 때문이죠. 가이드가 한 번은 아주 어린 아이에게 구걸을 시키는 어떤 엄마에게 도대체 왜 아이에게 그러냐고 뭐라고 했답니다. 그랬더니 그 젊은 엄마의 대답이, 이게 다 한국 사람들 때문이래요. 한국 사람들이 나쁜거래요. 한국 관광객들이 캄보디아에 오기 시작한게 90년대 후반인데, 한국 식당 옆에 살았던 그 엄마가 어렸을 적, 한국 사람들이 너무 쉽게 돈을 줘서 학교도 안가고 구걸만 했대요. 그래서 지금 자기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대요....

저녁이 가까워진 시간, 고즈넉한 연꽃도 한 번 찍어봤습니다.

여기는 기념품 가게 옆인데요, 사실은 이 때 시간 여유가 많았어요. 왜냐하면 우리 팀이 타고 다니는 버스가 고장이 나서 이 앞에서 한 30분 정도 기다렸거든요 ^^


마지막으로 캄보디아에서 "킬링 필드"를 그냥 지나칠 수 없죠.
여기는 왓트마이(Wat Thmei)라고 하는 사원입니다. 추모 기념관이자 공동묘지에요.

들어가면 이렇게 역사의 장면 장면도 있고,

이름모를 사람들의 뼈들도 모셔져 있습니다.

전에 13편에서 미국의 지원을 받은 론 놀이라는 장군이 쿠데타에 성공했으나 미국의 베트남 전쟁 패전과 함께 쿠데타 정권이 무너졌다고 적었는데요, 이후 공백이 된 권력을 잡은 것이 폴 포트가 이끌던 크메르 루즈입니다. 루즈는 프랑스어로 빨간색이라는 뜻이죠. 본명이 썰롯 써인 폴 포트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프랑스로 유학을 갔으나 학업에선 실패하고 대신 공산주의를 배워갑니다. 그것도 아주 극단적인 형태로요. 어록에는 이런 말이 있다고 해요.
"자본주의자는 죽어주는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인민을 돕는 길이다."
폴 포트는 귀국 후 교사를 하면서 많은 소년병을 양성했다고 전해집니다. "너희들이 가난한 이유는 저 자본가가 너희 몫을 빼았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저 자본가를 없애야한다..." 실제로 많은 도시민을 모두 농촌으로 이동시키고 노동을 시키고, 이 과정에서 일 제대로 안하는 자, 손에 노동의 흔적인 물집이 없는 자, 교사, 의사 등 노동이 주업이 아닌 자 등 수많은 사람들이 처형되었으며, 그 처형에 앞장섰던 것이 몇 년에 걸쳐 양성된 소년병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약 600만 인구 중 200만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당시의 트라우마가 워낙 강력하여, 한동안 아이들을 학교에 안보냈다고 합니다. 주위에 배운 사람들은 다 죽었다며.
당시 소년병은 정말로 자신의 행위가 옳은 행위라 믿고 사람들을 죽였겠죠. 이후 이 소년병들 역시 제정신으로 살기 힘든 상황이 되어 결국 정신질환 또는 병이나 사고 등으로 일찍 죽거나 아니면 산에 숨어 산다고 해요. 이런 저런 이유로 캄보디아의 젊은, 생산 인구가 대폭 감소하고, 나라는 수 십년 후퇴하게 됩니다.

사원 안에 부처님이 모셔진 건물의 탱화입니다.

(다음에 계속)


부모님과 함께한 베트남/캄보디아 패키지 여행기
비행 계획
예고편
1편: 출발하기 위한 출발
2편: 첫날은 이동에 이동
3편: 가이드가 들려준 베트남 이야기
4편: 유람선을 타고 하롱베이 유람
5편: 아직 둘째날: 마사아~지 그리고 선월드
6편: 하노이 시내 체험
7편: 베트남 국부 호치민 기념관
8편: 캄보디아 첫걸음
9편: 앙코르 왓1
10편: 앙코르 왓2
11편: 영화 툼레이더의 배경 속으로
12편: Bayon 사원은 얼굴의 사원
13편: 평양 냉면과 쏜레삽 호수, 그리고 마사지와 야시장
14편: Art Box, 쇼핑, 그리고 좀 무거운 이야기: 킬링 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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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글을 쓰고 계셨군요. 잘 읽고 갑니다. 한국인 때문에 배운게 구걸뿐이라 애들한테도 구걸만 시키는 삶이 됐다는 말이 와 닿네요. 즉흥적 감정에 따른 퍼주는 복지가 아닌 미래지향적 복지가 절실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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