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 함께한 베트남/캄보디아 패기지 여행기 3편: 가이드가 들려준 베트남 이야기

in #kr-travel6 years ago

패키지 여행의 묘미는 역시 "가이드"에 달려있다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 이번 여행에서 베트남과 캄보디아 각각에서 좋은 가이드를 만난 것 같습니다.
"같습니다"라고 말하는 이유는 제가 사실 이번이 패키지 여행이 처음이거든요 ^^
가이드 아저씨의 말이, 지금 5월은 이 지역 여행 비수기이기 때문에, 각 여행사별로 정예 가이드만 일을 나올 수 있다고 하더군요. (본인이 정예라는 말 ㅎㅎ)

아래에는 베트남 가이드로부터 들은 베트남에 대한 얘기 몇 가지 소개합니다.
주의하실 점은, 명확한 사실관계가 확인된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가려 들으시길 바랍니다.


1

(하노이 공항에서 막 나와 하롱베이 가는 고속도로에서)
저기 중앙분리대에 피어있는 꽃 보이시죠? 저 꽃이 "유도화" 입니다. 한국에서는 "협죽도"라고도 하죠. 저게 맹독성 식물이에요. 청산가리 독성에 몇천배라고 하죠. 줄기에 독이 있어서 저거 잘라다가 꼬치구이 해먹다 죽었다더군요.
예전 조선 숙종 때, 장희빈 있잖아요? 숙종이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장희빈이었는데, 당시 상황상 장희빈을 버려야 자기가 살 수 있었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사약을 내리죠. 그런데 말이에요, 드라마에서 사약먹고 몇 초 내로 꼴까닥 하는 거 다 뻥이거든요. 몇 시간을 고통속에 몸부림치다 죽었다고 그래요.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사약을 많이 내린게 바로 장희빈이었거든요. 그 고통을 아니까, 장희빈은 숙종에게 제발 사약만은 주지 말아달라 부탁 부탁을 하죠. 그때 숙종이 장희빈에게 말했대요. 협죽도로 만든 사약이라고. 그래서 장희빈이 이 사약 먹고 빨리 (상대적으로) 편히 죽을 수 있었다고해요.
그런데 저런 맹독성 식물을 왜 저기 길 가운데다 심었을까요? 한국에선 길가에 저거 심었다고 난리났는데? 여기 길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베트남에는 오토보이가 많이 다녀요. 이렇게 고속도로에도 많이 다니죠. 길이 이것밖에 없어서 오토바이 못오게 막을 수가 없어요. 그리고 저 사람들 대부분 헬멧도 안쓰고 다니죠. 그래서 저렇게 달리다 날벌레가 눈에라도 들어가면 바로 사고나거든요. 그런데 저 유도화가 심어져 있으면 날벌레가 안생겨요. 그래서 사고 예방 차원에서 심어놓은거죠.

제가 지금 위키를 찾아봤는데, "청산가리 몇 천 배의 독성" 부분은 논란이 크고요, 줄기가 아니라 잎에 독성이 있다고 하네요.


2

베트남 하면 베트남 전쟁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조작된 통킹만 사건이랄지, 케네디 대통령 암살건 모두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주: 암살 관련 음모론 중 군수업체/CIA의 전쟁 참전 관련 내용인듯) 그런데 당시 세계 최고 무력을 지닌 미국이 어쩌자고 10년이나 베트남에 발묶여서 있었을까요? 월맹군 끝장내고 싶었으면 그냥 하노이에 원자폭탄 몇 개 떨어뜨리면 되는 거 아닌가요? 미국은 그저 시간 끌면서 이것 저것 시험해봤고, 그 중 하나가 바로 다이옥신, 고엽제였죠. 전쟁단시 약 8만톤의 고엽제가 뿌려졌다고 해요. 8만톤이요. 이 고엽제가 뿌려진 땅은 죽음의 땅이 되었습니다. 60년대 후반 참전하신 한국 군인들도 고엽제 피해 많이 입었어요. 당시에는 너무 더우니까 하늘에서 고엽제가 쏟아지면 이걸 물 대신 몸에다 뿌렸대요. 그러니 후유증을 피할 수가 있겠습니까? 예전 시골에 가면 시골마다 바보 아이가 마을마다 한 두명씩 꼭 있었죠? 그게 다 고엽제 후유증이거든요. 월남 파병 장병들이 다녀와서 결혼하고 애도 낳고 했는데, 나중에 보니 본인은 병나고 아이는 기형이고...
베트남에서도 고엽제 피해가 워낙 크다보니 그 지역 사람들은 아이 낳지 않다록 금지시키고 원숭이로 실험을 했대요. 과연 몇 세대에 걸쳐 다이옥신이 유전되는지. 그랬더니 4세대까지 내려가더래요. 그래서 어떡합니까? 그저 시간이 지나길 기다릴 수 밖에요. 그런데 말이에요, 그 실험 원숭이들 중 몇 마리를 방사했는데, 그 중 일부가 하롱베이 앞의 섬들 중 하나로 헤엄쳐 들어가 살았대요. 그런데 몇년 후 우연히 사람들이 그 섬 근처에 갔더니 원숭이들이 백여마리로 번성해 있는 걸 발견한 거에요. 어떻게 된걸까, 다이옥신에 오염된 원숭이들이 어떻게 살아남고 오히려 자손을 번성시킬 수 있었을까 연구에 들어가죠. 그리고 그 연구에 하바드 의대 교수가 자기 팀을 이끌고 들어옵니다. 당시 미국과 베트남은 여전히 사이가 안좋을 때인데, 오직 이 연구팀을 위해 미국에서 손을 써서 특별비자를 받고 들어오게 됩니다. 그리고 이 섬에 거주하며 원숭이들을 관찰해요. 그래서 알게 된 것이 바로 "노니"라고 하는 열매입니다. 이 열매가 다이옥신 독성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데 도움을 주더래요. 뿐만 아니라 이 "노니" 열매는 혈당을 낮추고 지방 분해를 잘한다는 사실도 밝혀져요. 그래서 유례없이 이 "노니"열매 하나만으로 1998, 1999, 그리고 2000 이렇게 3년 연속 노벨 생리학상이 나오게 됩니다.

아.. 확인해야 하는게 너무 많은데..
일단 노벨 생리학상 3개년도 수상 제목만 적어볼게요.
1998: "for their discoveries concerning nitric oxide as a signalling molecule in the cardiovascular system"
1999: "for the discovery that proteins have intrinsic signals that govern their transport and localization in the cell"
2000: "for their discoveries concerning signal transduction in the nervous system"
제목만으론 알기 힘들군요.
그래도 저희는 부모님을 위해 노니 열매 가루를 구입...


3

라이따이한이라고 들어보셨죠? 한국 베트남 혼혈아에요. 어떤 분들은 라이따이한을 파병 군인 자식으로 알고 계신데, 당시 군인들은 그럴 틈이 없었어요. 대부분 당시 주재원들의 자식이죠. 월남이 망하고 다들 그 땅을 떠나는데, 미쳐 떠나지 못한 가족들이 많이 남게 됩니다. 월맹이 접수한 베트남에서 라이따이한은 원수의 자식이잖아요? 그래서 핍박을 많이 받습니다. 베트남이 대략 50개의 부족으로 이뤄져 있는데요, 라이따이한들은 그 어떤 부족으로도 인정받지 못했어요. 아예 주민으로 등록이 거부되었기 때문에 베트남 땅에 살아도 문서상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었던거죠. 그런데 이 라이따이한을 구제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예전 대우 김우중 회장님입니다. 김우중 회장님은 80년대부터 세계 이곳 저곳, 아직 한국과 수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나라들과도 일을 많이 했는데요, 베트남에도 처음 들어온게 김우중 회장님이셨어요. 회장님이 우연히 이곳에서 어려움에 처한 라이따이한에 대한 얘기를 듣고는 베트남 당국과의 투자 협상에서 라이따이한을 조건으로 겁니다. 베트남 국민으로 인정해달라고요. 그래서 김우중 회장님은 베트남에서 대부라고 불리웁니다. 또한 김우중 회장님이 투자한 공장들이 돌아감에 따라 베트남 사람들에게 안정적인 월급이 주어지고, 여기 사람들이 호의를 가지게 되요. 그러니 베트남 당국도 좋아하게되죠. 그렇게 한국 기업들의 투자가 늘어가고, 지금은 대우가 망해서 김우중 회장님이 여기 베트남 땅에서 은둔생활을 하시지만 여기서만큼은 모두가 존경하는 분이거든요. 베트남이 통크게 한국에 무비자 협정 내어준것도 김우중 회장을 위시한 한국 기업들 투자 협조 과정에서 나온거에요. 보통 나라간 비자 협정은 상호 동일 원칙이거든요. 그런데 베트남 사람들 한국 비자받기 엄청 어렵습니다. 재산도 디파짓 해야하고, 한국어도 잘해야 하구요. 한국 사람은 다르죠. 한국 사람들은 한국 여권만 있으면 들어올 수 있거든요. 엄청난 특혜죠.

세계 경영, 김우중 회장! 당시 대단한 분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부모님과 함께한 베트남/캄보디아 패키지 여행기
비행 계획
예고편
1편: 출발하기 위한 출발
2편: 첫날은 이동에 이동
3편: 가이드가 들려준 베트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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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얘기는 믿을 수 없는게 많아 팩트 체크가 필수예요~ 거의 가쉽 수준 얘기도 많아서 말이죠.. 그나마 정식 코스 밟은 현지인 가이드라면 낳지만 한국인 얘기는..그냥.. 패스 합니다~ㅎㅎ

그래도 이 베트남에서 만난 가이드는 유네스코에서 발급한 세계 문화 유산 가이드 면허증을 보여주더군요 ^^

베트남에 대해 좀더 흥미가 생길거 같아요. 멋지네요. 오늘 하루 평온하시길ㅎㅎ

님도 평안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베트남전쟁이면 한국에 대한 안좋은 기억도 많겠죠?

또 몰랐던 사실이군요
대우 회장.님.이 베트남에선 좋우신 분이군요
아 대우도 한때 잘나갔었는데...

한 때 잘 나갔죠.
그때 위기만 잘 넘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김 우중 회장님이 베트남에서 존경받는 인물인것은 처음 알았네요 ~

저도 처음 알았습니다. 지금 베트남에 계시다는 것도요.

soosoo님이 dj-on-steem님을 멘션하셨습니당.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되용~ ^^
soosoo님의 [Link & List] “한쿡세계시민” 36차 (58 Steemers)

...
chaelinjane 뉴질랜드
Ddayoung 영국 dj-on-steem워싱턴 DC, 미국 donkimusa 남캘리포니아, 미국
...

이야기가 재미있네요^^ 물론 가이드의 설명 내용은 걸러 들어야 한다지만, 그래도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여행을 하면 정말 재밌을것 같아요!

네, 이 점이 패키지 여행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zorba님이 dj-on-steem님을 멘션하셨습니당.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되용~ ^^
zorba님의 [2018/5/30] 가장 빠른 해외 소식! 해외 스티미언 소모임 회원들의 글을 소개해드립니다.

...enerva 뉴욕 dj-on-steem/td> DC 근교 hello-sunshine 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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