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분자의 아름다움 - 판공초 4steemCreated with Sketch.

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9 months ago (edited)

배움에 있어서 한편으로는 조심스럽고 절제하는 마음이 필요하지만 또한 다른 한편으로는 시원스럽게 씻어내는 듯한 그런 멋이 있어야합니다. 만약 나는 죽어라 이것만 하겠다는 그런 꼴통적 졸라맴과 인내만으로는 가을의 살기는 있되 봄의 생기로움이 없는 것과 같은데 어찌 배운 것이 모두에게 이로움을 주겠습니까?
 
學者要有段兢業的心思 又要有段瀟灑的趣味 若一味斂束淸苦是有秋殺無春生 何以發育萬物? (前 61)

어떤 상황이든 대상을 바라볼 때 이분법으로 양극의 특성을 재빨리 파악한뒤 한편에 서서 다른 한편의 이질적 특성을 가볍게 끄집어내어 포인트를 주면 효과적인 유머 기술이 될수 있다고 한다. 유머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일이 그렇다.

판공초의 물결이 들이치는 땅과 호수의 경계면에서 정면을 바라보는데 반쪽 세상은 우중충하고 다른 반쪽 세상은 맑고 유리같았다. 세상이 둘로 나뉘어져있지 않은데 분명히 둘로 나뉘어져 보이는게 세상이고 그래서 어느 한쪽의 선택을 강요하고 귀찮아서 혹은 두려워서 그냥 적응해버린다.

어두운 세상 아래에서 한바퀴 돌아보았다. 이렇게 아름다울수가?

정면에서 바라본 반쪽 세상은 암울하고 다른 반쪽 세상은 해맑다. 바라보는 마음이 어느 편에도 서지 않고 한바퀴 돌아 본다면 세상은 황홀하다. 그런데 황홀한게 아니라 어지러울뿐이라면 회색분자라고 욕을 먹는다. 나는 그래도 양쪽을 똑같이 보고 싶다. 정글북의 저자가 이렇게 유머스런 표현을 했다지?

만약 승리와 재앙을 만나고도
이 두 사기꾼을
똑같이 대할 수 있다면,

한쪽 극단에 서면 모두 사기꾼에 농락당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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