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함의 위력, 판공초-2steemCreated with Sketch.

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last year (edited)

판공 호수(초)는 본래 바다였지만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서로 충돌하면서 일어난 히말라야 산맥이 수렴형 경계에서 일어나는 지형 중에 하나인 신기 습곡 산지의 형태로 형성되었고 그로 인해서 지각이 솟아 올랐는데 그 때에 바닷물이 증발하지 않고 고원에 남아서 호수를 형성하게 되었다. 위키백과

태고적 바다가 그리웠을까? 그 습성을 여전히 보존하고 있다. 파도처럼 물결이 들락날락거린다. 여전히 염분을 간직하고 있다고 해서 손바닥에 한웅큼 퍼마셔보았다. 짜다기 보다는 달다. 뒷맛이 쌉싸름하면서 달아 열 번 정도 더 퍼마셨다. 불교 유식학에서 시작을 알 수 없는 무의식의 연속을 아뢰야식이라 한다. 진망화합식(眞妄和合識)이라고도 부르는데 진실과 망령됨이 뒤섞여 있다는 뜻이다. 12연기에서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어리석음(無明)의 근원이지만 밝음(明)이 없는 것이 아니라 가려져 있기 때문에 수행을 통한 성취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원시 바다의 본성인 염분과 물결의 들락날락거림이 아뢰아식과 같다. 아니다! 의식이 바다의 본성을 닮은 것이다. 끊어지지 않는 물의 흐름을 윤회에 빗대기도 한다. 5살 때 본 물의 흐름이나 90된 노인이 되서 보는 물의 흐름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언제부터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판공초 앞에 꽤 큰 물웅덩이가 생겼다. 아마 빗물이 모여져서 생겼을 것이다. 이 물은 왜 맛보지 않았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아쉽다. 자연의 바람이나 인간 세상의 바람(八風)이나 마찬가지이다. 같은 물웅덩이인데 하늘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기도 하고 담아내지 못하기도 한다. 바람은 어떤 물이건 차별하지 않는다.

바깥 경계 때문에 고요하지 못함을 탓할 수 없다. 경계의 바람이 번뇌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그 번뇌 때문에 번뇌를 극복한 위대한 성취자가 있는 것이니 번뇌가 곧 보리(깨달음)라는 가르침을 각인시키려고 룽타(Lungta)가 생겼났나 보다. 그래서 바깥 경계 때문이라고 핑계 대지 말라고 한다. 내 탓이오! 가 아니고 경계의 바람(八風)에 끄달리는 내 마음을 탓하라는 것이다. 룽타에 경전의 말씀을 새겨 두었듯 경계의 바람(八風)이 나에게 불어온 연유를 알아차려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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