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신(雙身) 수련에 대한 생각

peterchung (77)memberwisdom runner 1기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 • last year (edited)

탄트라 요가가 인간의 뿌리 깊은 번뇌, 즉 현대 사회에서 그렇게 죄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세상사 모든 말썽의 근본이 되는 그러한 번뇌 요소들, 성에 대한 도착/탐닉 성향, 분노 등의 강한 체성(somatic) 에너지를 자비심이라는 긍정적 에너지로 전환 순화시키는 감각과 정신의 조화로운 수련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예전 한 스님의 말씀이 생각 났다.

섹스도 깨달음의 종자(佛性)를 심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면 성직자에게 성에 대한 금욕을 무조건 강조하는 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대승 불교가 중생 구제를 목적으로 태어날 때부터 선근(善根)을 가진, 다시 말하여 미래의 성취자를 많이 탄생 시키고 길러낸다는 차원이라면 얘기가 다르죠. 그렇지만 섹스라는 게 탐닉으로 빠져드니까 문제죠. 그래서 계율이 필요한 거지요.

라다크 여행을 떠나기 전 읽으려고 했지만 시간이 부족해서 미뤄두었던 티베트의 정신적 스승들을 주문해서 바로 읽었다. 근세 성취자의 일대기인데 역사상 위대한 성취자의 환생(린포체)이 너무나 많아서 믿기 어려울 정도이다. 그런데 밀교 수행의 기본 구조를 생각해본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밀교 수행은 전적으로 스승의 가피를 전제한다. 물론 그 스승의 근원으로 올라가다 보면 밀라레빠, 파드마 삼바바, 부처 등 범접할 수 없는 성취자들로 소급된다. 그런데 쌍신(雙身) 수련은 남녀 수행자 커플이 섹스를 하면서 이러한 위대한 성취자의 정신 에너지와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집중을 통해 일체화(모방) 해가는 수련이다. 꼭 그렇다고 볼 수 없겠지만 무속적 용어로 풀이하자면 깨달은 성취자의 영혼과 일체 되어 그 영혼의 씨를 받는 것이다.

도가의 방중술에 환정보뇌(還精補腦)란 개념이 있다. 사정을 하지 않고 그 물질과 정신의 복합 에너지(정자와 난자)를 다시 돌려 계속 응축시킨다는 뜻인데 말하자면 영적으로 정제된 자비심 가득한 정자와 난자가 결합하게 설계하자는 것이다. 우리 같은 일반인은 그저 사정과 전희의 순간적 쾌락의 단맛에 눈이 멀어 이러한 과정을 생각조차 못한다. 그러면서 수행의 단계가 연정화기(煉精化氣), 연기화신(煉氣化柛), 연신환허(煉柛還虛)로 발전시키는데 요약하자면 정액의 물질에너지를 미세한 정신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수행 기술이다.

그런데 밀교의 쌍신 수련은 거기까지 가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정화된 지혜와 자비심 가득한 정신 에너지가 다시 남성과 여성의 정자와 난자의 복합체에 올라 타게 해서 위대한 성취자의 태아를 탄생 시키게 하는 영성적 출산 설계 기술인 셈이다. 그러나 그 탄생자는 위대한 린포체의 영적 안목으로 인가되는 절차가 필요하다. 그래서 티베트와 라다크에 린포체가 많은 것 같다. 물론, 서구 세계에서 유명했다가 그의 성적, 기이한 성향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타락한 린포체로 낙인 찍혀 신뢰성을 잃는 경우도 많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