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amf’ essay] 김영랑과 이형기 때문이었다, 봄이 미치겠는 이유는...

in #essay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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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분한 낙화...


모란인지 목련인지 모를 꽃들이 흐드러지게
산란스럽게 피어있는 풍경.
넋이 나가 있다.
바람이 불자 꽃잎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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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이 피기까지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모란이 피기까지는 _ 김영랑




그래,
분분한 낙화...
분분한 낙화.
때문이었어.


봄이 미치겠는 이유는
김영랑과 이형기 때문이었어.
그 둘의 시가 조합되어 가슴속에 뭉글뭉글 엉켜서
봄이 되면 나를 미치게 만든 거지.

그 둘 때문이었어.


눈물이 나도록 봄이 미치겠는 까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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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落化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낙화 _ 이형기








written, photographed by @madamf MadamFlaurt
#essay #poem #片鱗 #시를잊은그대에게


[madamf’ essay]


욕망의 몫
The woman's highest and worst are different like heaven and hell _ Alfred Tennyson 여자들의 최고와 최악은 천국과 지옥처럼 다르다.
A man who does not know the fear is not brave. 두려움이 없는 자가 용감한 것이 아니다.
the trefoil clover 세잎클로버
불안한 사랑
고질병, 어깨통증
If it's any consolation, Dignity is not proportional to money. 위로, 품위는 돈과 비례하지 않는다.
조약돌 pebble
바람이 불어서 좋았다.
봉숭아의 색 Color of Balsam
나는 태양을 사랑한다. I love the Sun...
좋은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면 좋겠다.
한량 閑良은 나의 꿈
넋두리
나는 사변적이다.
나는 왜 무신론자에게 매혹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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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사진 너무 멋있어요....

봄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지금은 가야할 때

떠나야 할때를 예감하는 낙화네요

꽃이 사진을 살렸죠.
전 그냥 찍었을 뿐...
꽃이 막 떠나는 계절이에요.
라흐...

요즘은 봄이와서그런지 시만 읽어도 감흥이 배로 느껴지는것같아요. 사진도 너무예쁘네요~~^^분분한 낙화라. ^^

봄은 우리를 시인으로 만들죠.
잉큐님, 자신있는 봄 보내시길 바랄게요.^^

'분분한 낙화' 학창시절 이후 간만에 상기되는 시구입니다 :)
나이가 들어 다시 읽어보니 깊이가 느껴집니다.

중1때 친구가 편지에 써서 줬을 때부터 가슴에 있던 시인데,
그땐 뭘 알고 좋아했었나 싶어요.ㅎㅎ

낙화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고
지워야 했던 기억
결코 넘지 못할 낙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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