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24]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침팬지의 제국연대기

in #story6 years ago (edited)

굉장히 유명한 시리즈물인 혹성탈출이 최근 다시 리메이크됐다. 이름이 왜 혹성탈출인지 전혀 모르겠지만, 어쨌든 다시 리메이크되었다. the planet of the apes-> 유인원의 행성... 이렇게 번역해야하지 않을까? 제목에 대해 많은 언쟁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혹성탈출은 2001년에 팀 버튼에 의해 이미 리메이크된 적 있었고 혹평을 받았다(나는 나름 재밌었다) 이번 리메이크 시리즈는 호평일색이다.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Dawn of the Planet of the Apes)은 원작과는 다르지만 현실적인 이야기로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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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를 보여주는 사냥꾼>

인류는 이미 전염병으로 많이 죽어버렸지만, 여전히 새로운 유인원들이 상대하기에는 강력한 적이다. 인류가 이루어놓은 기술과 무기들이 유인원들에게는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유인원들은 아직 활을 쏘고 창을 만드는 정도의 기술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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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저의 아들 블루 아이즈. 근데 눈 색깔이 회색인데?>

연약한 유인원 사회를 이끄는 것은 시저. 인류와 비슷한 지능을 갖게 된 최초의 유인원으로, 전작인 진화의 시작에서와 다르게 베테랑이 되어 삶의 노련미를 뿜어낸다. 허스키한 목소리와 근엄한 표정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어내지만, 내면에는 인간적인(?) 마음을 갖고 있다. 그를 키워준 사람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인간의 잔인한 면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인간보다 유인원이 나은 존재다”라는 종족에 대한 맹목적 믿음도 갖고 있다. 그런 맹목적 믿음은 오히려 유인원 사회를 이끌어가는데 악영향을 끼쳤다. 그의 권력에 도전하는 유인원이 나타나게 되고 사건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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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저의 오른팔 로켓>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시저의 리더십이다. 조직을 이끌면 많은 도전을 받고 많은 위기를 극복해야한다. 주변의 조력자와 실력자가 도전자로 바뀐다면 리더는 어떤 선택을 해야할 것인가? 그들을 찍어내고 흔들림 없이 자신의 판단을 밀고 나가야하는 것일까? 판단기준마다 다르겠지만 본인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조직의 번영을 위한 선택을 해야한다. (영화 속 시저의 판단이 어떤 선택으로 귀결되는지 직접 보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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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꿇어라. 이것이 너와 나의 눈높이다>

한편 조직도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유인원 사회는 선동으로 인해 폭력과 실력행사라는 집단적 광기를 보여준다. 대화와 타협, 협상보다 실력으로 상대를 굴복시키는 가장 쉬운 길을 선택한 것이다. 비록 강압적인 지도자에 의해 강요된 선택이었지만, 조직도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한다. 그리고 그 책임에는 구성원들의 피와 희생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리더는 여기서 어떻게 해야할까? 영화는 리더 역시 구성원으로서 함께 책임을 져야한다고 대답한다. 시저는 그가 가기 싫었던 길을 선택함으로 그 책임을 진다. 그는 큰 고통을 겪을 것이고 그것을 감내해야할 것이다(뭐 그건 시저의 상황이고, 구체적으로 책임을 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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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촬영장면. 정말 연기하기 힘들었겠다>

영화를 보면 유인원들의 표정을 굉장히 세세하고 생동감있게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분노에 차 어금니를 물고 부들부들 떠는 모습, 근엄한 표정... 물론 사람이 연기한 것에 CG를 덧붙인 것이지만, 소위 말하는 CF배우보다 훨씬 뛰어났다.

동시에 배우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다. 시저와 유인원을 연기한 배우들은 유인원의 감정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인간이라는 종족적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CG작업을 위해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은 채 유인원을 연기하는 배우들을 보니 그들이 다르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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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장면일지 도무지 가늠할 수 없다>

배우의 위대함과 리더십에 대해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는 영화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지구를 탈출하지 않으면서 왜 제목을 혹성탈출로 정했는지 알 수 없는 영화. 추천

PS. 닥터 스트레인지 리뷰를 모르고 두 번 올려서 급히 수정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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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4: 싱글라이더, 스파게티 면발로 짜장면을 만들다
영화리뷰 5: 라라랜드(LA LA LAND), 황홀한 추억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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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신 리메이크 (팀버튼 버전을 구 리메이크라고 치고요) 3부작 중 마지막인 '종의 전쟁'만 봤는데 원작과 휼륭하게 연결되는 엔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체적인 작품 수준도 좋았고요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닌 생각할 거리가 많은 영화라 기회가 되면 3부작을 여러 번 감상해 봐야 겠네요.

괜찮게 리메이크된 작품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1편과 2편을 재밌게 봤습니다

네 1,2편도 꼭 봐야 겠네요.

(jjangjjangman 태그 사용시 댓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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