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20] 엑스맨: 퍼스트 클라스(X-men: First Class), 죽어가던 시리즈를 살리다

in #kr-story6 years ago (edited)

히어로물은 어느 순간 영화시장의 대세가 됐다. 각자 독자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는데, 우후죽순으로 많은 히어로물이 나오는 것 같다. 물론 히어로물을 이끄는 것은 마블 코믹스의 MCU다. 그리고 폭스의 엑스맨 시리즈다. 오래된 시리즈를 영리하게 리부트하며 나름대로 세계관을 넓혀가고 있다.(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와 데드풀2를 통해 성공적으로 타임라인을 정리하고 있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는 엑스맨의 시작을 알리는 시리즈로 이곳에서 기존의 구 엑스맨 시리즈(엑스맨1,2,3)와 엑스맨 프리퀄(엑스맨 데오퓨, 엑스맨 아포칼립스, 데드풀)의 미래로 나뉜다.

movie_image.jpg
<초기 엑스맨과 쩌리 여자 한명>

나는 엑스맨 시리즈를 많이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오히려 엑스맨 1,2는 굉장히 실망했고 3는 보지도 않았다. 호평만큼 혹평도 많아서 딱히 볼 생각도 들지 않는다. 이런 낡아버린 시리즈를 새로운 프리퀄로 부활시킨 것은 매튜 본의 힘이다. 매튜 본은 시리즈의 시점을 과거로 옮겨졌지만 오히려 더 세련된 연출을 했다. 초창기 찰스 자비에(영국 발음으로는 찰스 이그제비어)와 에릭 랜셔와의 만남. 그리고 절친했던 그들이 앙숙이 되는 과정. 프로페서X 그리고 매그니토가 되어 엑스맨의 양대 축이 되는 과정. 여러 사건들을 지루하지 않게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그 동안의 엑스맨 시리즈가 좀 지루하다고 느꼈는데, 퍼스트 클래스에서는 2차 세계대전과 냉전시대, 쿠바 미사일 위기라는 실제 사건들을 적절하게 섞어서 지루한 느낌을 없애고 사실성을 부여한 느낌을 받았다.

movie_image (4).jpg
<빌런인 세바스찬 쇼우와 엠마 프로스트>

제임스 맥어보이는 특유의 매력을 선보이며, 젊은 프로페서X의 모습을 재해석한다. (개인적으로 영국배우들이 참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연기력은 개인차가 있으니 논의에서 제외하더라도, 그들의 브리티쉬 엑센트는 사람을 끄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 분명 기존 엑스맨 시리즈의 프로페서 X와는 이미지가 다르다. 그는 여전히 굉장히 스마트하지만, 에너지가 넘치며 야생미(?)가 있다. 눈빛에서 강렬한 의지를 보여주며, 다른 압력에 밀리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실현한다. 엑스맨의 큰 지도자로서 모습을, 젊을 적 패기넘치던 모습을 잘 표현했다. 동물이든, 인간이든 강한 자에게 끌린다는 것을 염두해두고 연기하지 않았을까? 에릭 랜셔와는 또다른 의미의 강함이다.

movie_image (3).jpg
<찰스와 알파고가 체스를 두면 누가 이길까? 제임스 맥어보이와 스티브 잡스를 닮은 마이클 패스벤더>

영화를 보면 모두가 하는 말이 있다. 단연 매그니토에 대한 것이다. "매그니토 완전 멋져", "매그니토가 진짜 주인공" 라는 이야기로 극장이 울려퍼졌던 기억이 난다. 그가 가진 초능력 자체가 멋지기도 하지만 마이클 패스벤더가 연기를 잘했다. 연기외적으로 그가 가진 이미지와 목소리, 억양 등이 굉장히 섹시하게 매그니토를 재창조했다고 본다. 배우 자체가 가진 아우라라고 할까? (사실 외국배우들에 대한 연기력 평가는 한국사람인 나에게는 조금 힘들다) 에릭 랜셔는 어렸을 적, 군에 잡혀 많은 학대를 당하며 능력을 개발한다. 불행한 과거사가 펼쳐지며, 그는 복수에 사로잡히고 복수의 대상을 죽이며 살아간다.

movie_image (2).jpg
<영화에서 가장 멋있던 장면!!>

복수의 화신으로 태어난 그가 찰스를 만나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찰스는 텔레파시로는 세계관 최고의 능력자다. 그는 에릭의 감정이 복수와 분노에 집중되어 있는 것을 알고 그것을 풀어주고 싶어한다. 그와 우정을 나누며 일상생활(?)의 만족감과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 에릭 역시 그를 진정한 친구로 여기며 같은 목표를 위해 정진한다. 이 부분에서 감독이 이야기한 것은 분노와 복수 같은 어두운 감정보다 우정과 행복 같은 희망적인 감정이 더 큰 힘을 줄 수 있다는 것 아닐까. 에릭은 행복한 유년시절 추억을 생각하며 더 큰 힘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믿게 된다. 어째 항상 흑화(?)되어 있는 에릭과 맞지 않지만...

movie_image (1).jpg
<이쁘시다. 제니퍼 로렌스.>

하지만 그들의 노선은 달랐다. 근본적으로 섞일 수 없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결국 갈등은 폭발하고 만다. 찰스처럼 강력한 두뇌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에릭도 리더로서 강렬한 신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좀더 폭력적인 투쟁을 원했다.
한가지 재밌는 것은 관객들은 대부분 에릭과 찰스가 결국 적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관객들은 그들이 언제 서로 갈등을 일으킬지, 언제 서로 싸울지 기대하며 영화를 본다. 기존의 엑스맨 시리즈를 보아 이미 스포(?)를 당한 상태에서 '언제 서로 싸우지?'라 생각하며 영화를 보지만 오히려 그것이 영화를 더 재밌게 한다.

총체적으로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는 엑스맨 시리즈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즐겨볼 수 있는 영화다. 배우들의 연기와 실제 역사를 기반으로 흘러가는 스토리 등 으로 히어로물의 새로운 문을 열었다고 생각한다. 올드하지만 모던하고, 클래식하지만 세련된 영화를 보려면 추천!

PS. 디즈니가 폭스의 영화부분을 인수했으니 MCU와 엑스맨 시리즈가 합쳐질 수도 있다
PS2. 영화리뷰가 어느덧 20가 되었다!
PS3. 글 마무리를 어떤식으로 해야할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퇴고를 해도해도 이상하다 ㅠㅠ

영화리뷰 1: 공각기동대:고스트 인 더 쉘 (Ghost in the Shell), 헐리우드와 재패니메이션의 만남
영화리뷰 2: 고질라 2014(Godzilla 2014), 성공적인 리메이크
영화리뷰 3: 닥터 스트레인지(Doctor Strange), 아이언맨을 대체할 수 있을까
영화리뷰 4: 싱글라이더, 스파게티 면발로 짜장면을 만들다
영화리뷰 5: 라라랜드(LA LA LAND), 황홀한 추억과 현실
영화리뷰 6: 위플래시(whiplash), 집념, 카리스마, 자존심, 한계 그리고 음악
영화리뷰 7: 인디펜더스 데이 리써전스, 미국뽕으로 우려내다
영화리뷰 8: 정글북, 너 자신을 알라
영화리뷰 9: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 기초공사는 튼튼해요!
영화리뷰 10: 본 얼티메이텀, 방황하는 스파이
영화리뷰 11: 가타카(Gattaca), 숙명에 도전하다
영화리뷰 12: 레터스 투 줄리엣(Letters to Juliet), 사랑은 유럽을 타고
영화리뷰 13: 툼 레이더(Tomb Raider), 화려한 관절기 액션을 보라
영화리뷰 14: 램페이지, 괴수는 누구인가?
영화리뷰 15: 레디 플레이어 원, 80년대로 떠날 준비되셨나요
영화리뷰 16: 어벤져스2 에이지 오브 울트론, 다음 편을 위한 징검다리
영화리뷰 17: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지난 10년의 클라이막스를 열다
영화리뷰 18: 데드풀, 후속작이 기다려지는 블록버스터 액션 병맛 SNL
영화리뷰 19: 아이로봇, 알파고의 미래일까

Sort:  

엑스맨 참 재미있죠^^

이번에는 공포영화로 개봉한다고 합니다 ㅋㅋㅋ

오랜만에 엑스맨 시리즈를 몰아서 보고 싶어지네요. :D

한 번 보세요! 개인적으로 프리퀄이 훨씬 낫다고 생각해용 ㅋㅋㅋ 아포칼립스가 좀 많이 쳐지지만..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20
TRX 0.13
JST 0.028
BTC 65900.16
ETH 3470.80
USDT 1.00
SBD 2.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