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C DIARY | 뉴욕 이모저모] 애완토끼 판매금지법에 관한 이야기

in #story7 years ago (edited)



토끼장


몇 년전 브루클린의 유기동물 보호소에 방문했을 때 일입니다.
강아지, 고양이만 있는 줄 알았는데. 한쪽에 왠 토끼가 가득해 봉사자에게 물었습니다.

“여기는 토끼가 정말 많네?”
“거리에서 구조한 아이들이야. 여기가 제일 큰 곳이어서 거의 이쪽으로 보내지고 있어.
근데 우리도 다 수용을 못 해서 몇 마리들은 내일 다른 주로 보내질 거야.”



유행성 애완 동물


한때 뉴욕에서 토끼 키우기가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페이스북에 친구 몇이 토끼 사진을 올려서 '토끼를 집에서 키우는구나' 했던 기억이 납니다.

다른 뛰어다니는 펫에 비해 손이 덜 갈 것이라 생각하고
귀여운데다가 아파트 환경에서도 키울 수 있어 토끼를 사지 않았을까 추측합니다.

특히나 부활절 시즌이면 애완동물 가게에서 부활절의 상징인 아기 토끼를 세일해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토끼를 선물로 주는것이 인기가 좋았다고 합니다.


토끼 처리장


막상 키우다 보니 여느 펫처럼 손이 엄청 가고 토끼 몸이 커지자 유기도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2013-14년에 유난히 많이 버려졌다고 합니다.

특히 브루클린의 프로스펙트 공원은 ‘토끼 처리장’ /Bunny Dumping Ground 이라 불렸다고...그나마 지하철 타고 갈 수 있는 가장 자연과 가까운 곳에 놓아준다는 의도로 버린것 이겠죠.

  • 프로스펙트 공원 | Credits to Huffington Post

야생토끼가 아니여서 자연에서 살아남기도 힘들고,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과 공원에 갑작스레 늘어난 토끼 개체 수 때문에 생태계 교란이 올 수 있다는 문제점도 크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영화 나의 펫의 이중생활에서 (뉴욕 배경으로 한 영화) 버려진 동물 소굴의 악당 대장으로 토끼가 나옵니다.
‘주인이 날 버려서 이렇게 됐어’ 라고 하던데.. 일리가 있는 주장이였죠 ㅎㅎ


애완 토끼 판매 금지법

2014년 말 토끼판매 금지법이 통과되었습니다: 뉴욕시의 애완동물 샵에서는 토끼를 팔거나, 매장에서 있거나, 무료로 주거나, 교환하거나, 운송하거나 하는 것이 모두 불법입니다.

좀 더 알아보니 일리노이와 캘리포니아에서도 비슷한 이유에서 애완 토끼, 오리등의 작은동물 판매금지법을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알라바마, 메릴랜드 등의 주에서는 ‘토끼등의 작은동물을 이벤트 당첨 상품으로 주는 것 금지법’ 도 있더군요.(http://wabbitwiki.com/wiki/Rabbit_sale_laws_in_the_US)


그 후

토끼를 꼭 입양해서 키우라는 광고나 추가적으로 일어날 유기 방지를 위해
뉴욕에 살며 반려 토끼를 키우는 것에 관한 글이 종종 미디어에 올라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Screen Shot 2017-07-27 at 9.34.14 PM.png

  • 뉴욕에서 토끼와 함께하는 삶이 얼마나 좋은지 다룬 뉴욕 데일리 기사. 이 기사를 보면 '성인 토끼' 사진들만 나옵니다. 전략적이였을까요? Image Credit to ANDREW LAMBERSON/NY Daily News


Screen Shot 2017-07-27 at 9.33.35 PM.png

이 친구는 제 룸메이트가 입양한 토끼 입니다ㅎㅎ 얘들도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알아 봅니다.
룸메이트 말에 의하면 입양 비용은 25달러 였지만 보호소에서의 입양 절차가 철저했다고 하네요..
토끼 키우기에 관한 비디오 시청 시간도 채우고, 공동 주거자들의 서명을 받는 등.


소비자한테만 잘 가면...

저는 애완동물을 키우지 않고 있고 동물 보호관련 단체에 큰 관심이 있는 사람은 아닙니다.
동물실험, 모피 등 많은 관련 문제가 있지만
자본주의 시장에서 애완용 생명체를 생산라인 마냥 다루는 행위를 보면

소비자한테 까지만 예쁘게 잘 가면되는 상품 중심,
더 이상 예쁘지 않거나 내 생활이 불편해지면 유기하는것이 무난해진 도덕성 밖으로 던진 세상

은 다음세대까지 이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생깁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Past NYC Diary Entries / 지난 스토리 보기

Entry 1 - Co-Working in Brooklyn / 브루클린 코워킹 오피스에서 일하며 느낀점
Entry 2 - Graffitis in Brooklyn / 브루클린 그래피티
Entry 3 - New Yorkers Save their food scraps, why? / 뉴욕커들의 퇴비사랑
Entry 4 - 3rd Annaul Sewol Ferry Memorial over Brooklyn Bridge / 브루클린 브리지 뉴욕 한인사회 세월호 추모식
Entry 5 - Lightfoot Market in Dumbo, Brooklyn / 브루클린 덤보 친환경마켓 후기
Entry 6 - Drink n Draw / 드링크&드로우
Entry 7 - Bryant Park Yoga / 맨하탄 브라이언파크 요가
Entry 8 - Car Free Day / 차 없는 날! 브로드웨이
Entry 9 - Living in Concrete Jungle, NYC Metro/콘크리트 정글 속 일상, 지하철
Entry 10 - How a stranger can take your home with squatter's rights? / 세입자들의 을질
Entry 11 -허드슨 강 위 떠다니는 수영장! + POOL 프로젝트, 크라우드 소싱의 파워와 STEEMIT의 잠재성
Entry 12 -Korea Gallery Exhibition Experience / 뉴욕 한국 문화원에 잘 가지 않는 이유
Entry 13 -Manhattanhenge / 맨하탄헨지, 뉴욕에서 태양을 기리는 날
Entry 14 -The Purpose of a Memorial/도심속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공원
Entry 15 -굴 껍데기 & 빵 쪼가리 프라이드: 음식물 쓰레기, 어디까지 써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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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귀엽다고 키우다가 버리고....버려진 토끼는 얼마나 힘들었을지 가슴아픕니다 ㅠㅠㅠ

맞는 말씀이십니다 ㅠㅠ
혹시다 다시 버려질까봐 입양과정도 상당히 철저한것도 기관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친구분 토끼.. 사자인줄..ㅋㅋㅋ
미국도 별 다를 거 없네요. 애완동물 버리고ㅠㅠ
나쁜 사람들..

네 별 다를거 없죠. 오히려 어떤면에서 더 심하지않나 생각합니다.
개 싸움시키는 도박장이 아직도 있고 ㅠㅠ
그리고 zorba님이 정확히 보셨습니다 저 토끼 종류가 '라이언헤드' 입니다 ㅎㅎ

친구분 토끼 어마어마한 포스를 가지고 있네요.
제가 잠시 영국에서 살았던 집 주인 아주머니가 토끼 덕후셔서... 집안은 온통 토끼 상품들과 실제 살아있는 토끼들이 마구 뛰어다녔죠.

부스트님도 토끼와 같이 산 경험이 있으시군요! 저희 룸메이트가가 보았으면 그 집에 가려고 했을겁니다.
저 토끼는 밤되면 활동시작해서 거실에 돌아다니는 소리가 납니다. 나름 애교? 도 부리더군요 ㅎㅎ

정말 죽을 때까지 키울 수 없으면 애완동물은 키우면 안됩니다.
마지막 사진은 너무 슬픈현실이네요~ 저럼 안되는데...
근데 친구분 토끼 진짜 멋스럽네요 ㅎ
이런 다중이 같은 반응을 ㅋㅋ

톡톡님 맞는 말씀이십니다 ㅠㅠ
저 토끼는 갈귀?가 있는데 요새 길어서 나름 머리발좀 받은것 같습니다 ㅎㅎ 바람까지

생명을 키우는 것이
유행이 되버리면
문제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라이언님 정말 짧고 강한 코멘트 입니다.
저도 동감하는 바입니다.

생명을 기른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고 책임감이 필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갑자기 한국에서 한 때 유행하던 병아리 키우기가 생각나네요. 앞으론 한국애서도 반려동물을 판매하고 구매하기보단 보호소에 있는 아이들을 입양하는쪽으로 독려해보는것은 어떨까 싶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빔바님, 저도 주변에 그렇게 제안하는 편입니다. 반려 강아지, 고양이 아니여도 한국 보호소도 분명 거북이, 새까지 있는 곳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처음 동물을 데려올 때 정말 '끝까지 키울 각오' 를 하지 않으면 안될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애완동물들을 생각하면 항상 생각이 복잡합니다. 애완동물로서 키워지는 종들은 대부분 인간의 기호에 맞추어 근친교배까지도 행해지며 탄생한 종들이니까요. 자연에서 살아남을 수 없으며 많은 만성적 질환을 앓고 있습니다. 소위 '순종'이라는 개체들은 스스로 번식 할 수도 없을만큼 왜곡되었습니다. 그들은 언뜻 인간을 따르는 듯 보이지만, 인간에게 잘 길드는 개체들만이 번성한 것 뿐입니다. 인간의 이기심에서 탄생한 종들입니다.

하지만 분명 애완동물을 키우는 많은 이들이 자신의 애완동물을 아낍니다. 아플 때 보살펴주고 죽음에 슬퍼합니다. 인간 밑에서 그들은 야생에서의 삶보다 긴 수명을 가집니다. 안정적으로 개체수를 늘릴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생각하면 인간이 더욱 단순할 때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인간이고, 저들은 짐승이다. 고등한 인간이 저등한 짐승을 지배하는 것이 어찌 그른가." 하던 시절이 훨씬 간단했죠. 어설픈 생명존중사상이 이러한 난제를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kmlee님의 답변 읽고 다시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어디까지가 보호이며 동물의 권리를 주장할것인지.. 사실 진정한 보호라면 자연 그대로의 상태인데 말입니다. '순종'또한 자본주의 만들어낸 콘셉중 하나로 볼 수도 있겠군요...유전자 풀이 좁아 항상 질병에 노출되는 것에 따르는 엄청난 동물 보험비와 정기 접종, (어떤 도시에서는 필수인) 중성화 수술까지 생각하면 생명존중사상의 바운더리가 정말 흐릿해지네요.
인간의 행복을 위해 만들어진 애완동물이라는 시스템이 어찌보면 corrupt된 애완동물 시장이라는 불행의 모순을 낳은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좋은 코멘트에 감사드립니다.

생명존중을 이야기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생각도 합니다. 인간 개개인 간의 평등에 대해서도 어찌 다루어야 할 지 명확한 철학도 지니지 못 한 인간이 동물에게까지 성급하게 논의를 확대하려고 하니까요.

주로 이런 이야기를 하면,

"그래서 생명존중이 필요 없다는거야?"
와 같이 감정적으로 대응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조심스러웠는데 좋게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omgsh! I love the rabbit photos. I have a pet rabbit Joey. He is actually the cover photo of my latest post.

The last photo though is super super sad :(

Bunnies make great pets indeed! :)

생명을 경시하는 문화는 여기나 미국이나 똑같군요...

자본주의가 팽배한 나라에서는 생명이 상품처럼 여겨지는 문제가 있지 않나..싶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반려동물이 순식간에 유기동물이 되는 거죠. 동물을 키우려면 그만큼 관심과 시간을 투자해야하는데, 너무 성급히 결정하고 후회하는 사람들이 있는 거 같습니다.

브리님 동감합니다. 몇년 전 유기견 보호소 서류심사에서 떨어지고 왜냐 물어봤을 때 그 직원이 '당신은 아직 준비가 안된것 같습니다' 라고 했던 말이 기억이 갑작스럽게 납니다. 돌아보니 그 당시 저의 라이프스타일은 정말 준비가 안되었었습니다ㅎㅎ 그 분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애완동물 파는곳에서 세일즈보다 '당신은 정말 이 동물을 몇년동안 키울 준비됬습니까?' 보다 책임감을 물어본다면... 조금 달라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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