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C DIARY | 뉴욕 이모저모] The Purpose of a Memorial / 도심속 하염없이 눈물 흘리는 공원

in #story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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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봄 9-11 추모공원 공모전 개최 글이 대중에 공개되었습니다. 당시 뉴욕시 시장이었던 블룸버그와 도지사 파타키의 편지가 첫 장에 나옵니다.

공모전 / 9-11 Memorial Competition

"뉴요커를 대표하여, 우리는 당신을 9/11 세계 무역 센터 부지 추모공원 공모전 참여로 환영합니다. 우리 도시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추모 프로젝트를 위해 창의적 공동체의 통찰력과 비젼에 의존하려 합니다...(중략) 이 경쟁에 참여함으로써, 당신은 이미 우리 도시를 치유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합니다. 뉴욕은 혼자 서 있지 않습니다."

세계적인 건축가부터 아티스트와 시인까지 참여, 63개 국가에서 5,200개 작품이 응모되었습니다. 그 중 선정된 것은 바로 미국 조경 건축가 피터 워커의 작품. 그의 작품은 전통적 추모 공원보다 예술적 제스쳐 에 가까웠습니다.

When you speak the word “memorial” in New York City, there is a single place that nearly all locals will point to – the 9-11 World Trade Center Memorial designed by Peter Walker. Two rectangular voids dig deep into the earth where the twin towers once stood, brought to life by a perpetual waterfall on each of their four sides. Outlining the memorial are plaques of all the names of those who lost their lives.


조경 건축가 피터 워커, Reflection of Absence/부재의 반추 | Source: Peter Walker Landscape Architecture



추모 분수대 / The Ground Zero Memorial Fountains

쌍둥이 빌딩이 위치했던 자리의 땅이 뚫리고 이 빈공간을 수많은 물줄기가 타고 내려가 흑색의 사각형의 보이드로 수렴합니다. 이 분수를 실제 규모로 만들어 보고, 혹시 물줄기가 겨울동안 얼지 않을지, 자제가 여름 가열되 방문자의 화상 예방을 위해 온/냉방 시스템까지 10년 간의 섬세한 작업과 테스트 기간을 거쳐 2015년 완공이 되었습니다.

이 거대한 도심 속 애도의 공간을 무의미한 발걸음으로 지나칠 수 없습니다. 물줄기의 소리에 압도되고, 물의 수렴 구멍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먹먹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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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3000명 희생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 Source: YTIMG


Completed in 2015 after almost 10 years of competition and development, the memorial was met with almost universal acclaim. Being the most tragic event in modern US history, designers were met with the great challenge of creating something that was powerful but not overwhelmingly dismal. This is what makes memorials so unique as a creative problem – they must be simultaneously contemplative and empowering.

The 9-11 Memorial is in line with some of the most successful American memorials and for me, part of a legacy of powerful statements. To this day, the Vietnam Memorial by then undergraduate student Maya Lin is the shining example of these types of projects. They are both bold, impressive, introspective, and abstract enough to offer an opportunity of personal interpretation.


세월호 안전 공원 아이디어 공모전 / Sewol Ferry Memorial Park Idea Competition

2017년 봄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416 안산 시민 연대가 ‘안전공원 상상 공모전’을 주최했습니다. 단지 아이디어를 얻기위한 공모전으로 스튜디오 무릉도원의 ‘하늘로 오르는 304개의 빛 들’ 은유성이 짙은 예술적 설계 작품 이 당선되었습니다.

당전작 뉴스를 듣고 연락했을 때 이 건축가들의 말은, ‘ 우리가 자신 있게 할 줄아는 것은 디자인 뿐. 비록 국가에서 추진할 시공 이지만 이렇게라도 시민 연대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유가족들과 그 날을 기억하기 위해 참여했다.’ 라고.

This past April, I had a chance to participate in the Sewol Ferry Memorial March across the Brooklyn Bridge to commemorate the 304 victims of the 2014 sinking in Korea. The march actually ended very near the Walker memorial and it made me think of one of the still contentious aspects of the Korean tragedy – Is South Korea going to create a memorial?

Studio M.R.D.O 스튜디오 무릉도원 Sewol Ferry Memorial Concept Drawing | Source: 환경과 조경



잊으려 하는가, 기억하려 하는가?

‘묘’, ’동상’이 아닌 예술적 표현에 가까운 추모 공원은 세계적으로 흔치 않습니다. 특히나 동양 문화권에서는 국가적인 일에 추상적 콘셉 사용하는 경우가 드물며, 불상사나 혹은 죽음을 화제 삼지 않으려는 우리 정서에는 추모공원이 불편한 이미지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세월호 안전 공원의 부지를 반대하는 뉴스가 계속 나옵니다. 한국의 많은 건축가들과 시민 연대는 ‘안전 공원’ 이 우리가 전통적으로 생각하는 추모 공간이 아닌, 희생자들을 기리는 '아름다운 장소’가 될 것 이라는 공공 인식 을 높이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한겨례: 07/03/2017 '표류하는 세월호 추모시설'


공간은 역사를 품습니다. 공간은 국가를, 국민을 대표하는 정체성이 되기도 합니다. 세월호 안전 공원은 더욱 그러하다고 믿습니다. 최근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을 기억하고 또기리기 위해 우리 모두가 아름다운 공원을 함께 만드는 엄숙한 과정 에 있다고 생각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The concept of a memorial in Korea is very different than in the west. Memorials on the peninsula are typically big bronze statues of larger-than-life historical figures. Abstraction or free interpretation are usually not integrated in any way. They are literal and reference a very literal aspect of history.

As such, there has been great pushback on creating a memorial for the Sewol tragedy, where nearly all the victims were schoolchildren. Citizens, even though they stand by the victims' families, are reluctant to objectify the disaster in any permanent way. The recent debacle over the young girl statue regarding “comfort women” resulted in a memorial statue that no Korean city wanted. The thought of statues of children or a replica of the boat or anything else that would remind us of that terrible time is a nauseating concept for most citizens.

So what now? For me as a creative professional, this underlines the real necessity for “cultural translation.” The definition of memorial in English and Korean are virtually identical but in practice, they are tremendously different. This highly literal mindset from a country that only in recent decades escaped poverty is preventing a thorough consideration of a modern tragedy. Hopefully this and future posts can open up the discussion and present new opportunities.


지난 스토리 보기 / Past NYC Diary Ent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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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ry 1 - Co-Working in Brooklyn / 브루클린 코워킹 오피스에서 일하며 느낀점
Entry 2 - Graffitis in Brooklyn / 브루클린 그래피티
Entry 3 - New Yorkers Save their food scraps, why? / 뉴욕커들의 퇴비사랑
Entry 4 - 3rd Annaul Sewol Ferry Memorial over Brooklyn Bridge / 브루클린 브리지 뉴욕 한인사회 세월호 추모식
Entry 5 - Lightfoot Market in Dumbo, Brooklyn / 브루클린 덤보 친환경마켓 후기
Entry 6 - Drink n Draw / 드링크&드로우
Entry 7 - Bryant Park Yoga / 맨하탄 브라이언파크 요가
Entry 8 - Car Free Day / 차 없는 날! 브로드웨이
Entry 9 - Living in Concrete Jungle, NYC Metro/콘크리트 정글 속 일상, 지하철
Entry 10 - How a stranger can take your home with squatter's rights? / 세입자들의 을질
Entry 11 -허드슨 강 위 떠다니는 수영장! + POOL 프로젝트, 크라우드 소싱의 파워와 STEEMIT의 잠재성
Entry 12 -Korea Gallery Exhibition Experience / 뉴욕 한국 문화원에 잘 가지 않는 이유
Entry 13 -Manhattanhenge / 맨하탄헨지, 뉴욕에서 태양을 기리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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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추모공원은 개인적으로 찬성입니다.
잘 해결되어서 멋진 추모공원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시기짱님 고맙습니다. 저도 동감하는 바 입니다.

✈ 우리가 정말 잊어서는 안되야 하는 일들이죠. 공간은 역사를 품는 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시간과 공간은 서로 뗄 수 없는 관계니까요. 역사를 잘 알아야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한식하우스님의 멋진 생각에 공감하며 지지합니다.

스노님! 너무 클리쉐한 말이지만 역사가 현재이고 미래이기때문에 embrace 해야 한다 생각합니다.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제가 가진 실력과 지식을 어떻게 국가관과 합쳐 사용할까 생각하고 고민 합니다. 지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잊지 말아야 하는 일들이죠. ㅠㅠ

맞습니다. 잊지말기보다 기억해야하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방문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이 글을 보니 추모에 대한 인식도 좀 바뀔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ㅜ ㅜ 좋은 글 감사합니다 !!

탑티미스트님 ! 고맙습니다. 추모를 통해 국민들이 더 함께하고 국가가 성장 할 수 있으면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월호 추모공원건립에 반대하는 분들의 입장도 이해는 가지만 잘 마무리되어 멋진 공원이 만들어 졌으면 좋겠습니다.!!

동의하는 바 입니다. 아직 '혐오' 인식이 자리 하고 있는 것은 우리 역사와 정서와 관련 있고 당연하다 봅니다. 하지만 철학이 담긴 공간은 문화와 사회 패턴에 영향을 긍정적이게 줄 수 있는 큰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게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음 합니다 :)

와, 한식하우스님 컨텐츠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네요. 오늘 한식하우스님 덕분에 추모하는 방법이 얼마든지 예술적이어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해요 :)

송이님은 정말 마음이 좋으신분 같습니다. 칭찬에 저는 혼자 춤 춥니다. 네, 추모를 통해 치유하며 성장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재밌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once again, I learn about such an interesting cultural difference - in the concept and function of a memorial. Ver y interesting!

Thank you so much! I glad you enjoyed it.

부재의 반추 우연찮게 월스트리트를 다 돌아다니고 봤습니다. 스케일에 놀라고 그들의 추모방식에 놀랐습니다. 그러고 생각했습니다. 조형물이라는게 사람들에게 이런느낌을 주는거구나. 같이간 친구만 아니면 더 있고 싶었습니다. 워낙 감수성이 풍부해서..
뉴스에서 봤던 9.11테러가 난곳이 이곳이구나하며.. 아무관련없는 내가봐도 이런데 실제 아무죄없이 가족을 잃은사람들은 마치 저곳으로 빨려들어갈것만 같은 기분이겠구나라고 생각했고 이름에 음각에 꽃이 꼽혀져 있는 것이 참 뭉클했습니다. 다시 생각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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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리얼님 저의 모자라는 한글로 표현이 안되는 것을 사진과 함께 멋지게 설명해주셨습니다. 이런 추모 방식도 사실 미국에 흔치 않은데... 설계 방식이 충격적이기도 했습니다. 9/11을 역사의 일부로 안고가며 뉴욕이 더 강해졌음을 보여주는 것만 같은 국가의 영원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음각에 꽃을 넣는 것은 설계한 사람이 의도한 바가 아닌데, 자연스럽게 군중들이 그렇게 사용한 것이라 하더군요 ㅎㅎ

맞습니다. 뉴욕은 그 조형물로 인해 뉴욕이 더 강해졌다라고 생각하더라구요. 한편으로는 그들의 국민성이 그런쪽에서는 상당히 단합이 잘되는 것같다고 생각합니다. 이름하나하나 읽으면서 걸었습니다. 특히 소방관들은 직책과 함께 써져있는데 더욱 뭔가 찡 함을 느꼈습니다.

뜬금없지만 매일 뉴욕에서 지내시는 뉴요커 한식하우스님이 참부럽습니다. 저도 넓은 세상으로 나가고 싶습니다.

그 직책 써있는 것 보며 방문한 연고는 "나의 가족이 나라를 지켰다" 슬픔을 애국으로 위로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 도시 사는 것이 사실 좋은데 갈수록 힘든점도 많이 느낍니다. 특히 나이들 수록 보이지 않는 벽과, 도시의 번잡한 삶에 지쳐가는 것은 감출 수 없습니다. 저희 부부 2세 계획 하며 언제 떠날까? 대화 합니다. 듀렬님은 젊음이 넘치시고 뉴욕이 참 잘 맞으실것이라 추측해봅니다. 문은 언제든 열려 있지 않습니까, 오십시오.

그런 너무 정확하게 떨어지는 계획도시에서 한식하우스님께서 말씀하신 보이지않는 벽을 이겨내기란도 쉽지않은 일같습니다. 한식하우스님을 항상 응원합니다. 분야는 다르고, 한식하우스님을 스팀잇에서만 뵙고있지만 어쩌면 제가 추구하는 삶과 비슷하지않을까라는 동경도 가끔씩해봅니다. 감사합니다!

듀렬님,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듀렬님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많은 대화해보길 기대합니다. 스팀에서 만난것도 인연 아닐까요 ㅎㅎ

그저 잊고 덮어두려는 방식은 정말 아닌것같습니다. 우리나라도
추모 건축물이 꼭 설립되어서 막연한 슬픔에서 벗어났으면 좋겠군요...

아픈것은 삼키고, 참고 새로 시작하자는 마인드가 크지만, 그날을 기억하며 우리가 공동체로 다시는 이런일이 있지 않기 위해 함께 치유하며 나아갈 수 있으면 합니다. 그것이 또 참사에 대한 추모의 깊은 의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잘읽었습니다...

보가티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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