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時景] 중년 남자 송창식 선운사(禪雲寺)의 상징을 노래하다/부제: [동백2(冬栢)] 스티미안 자연사(自然史) 박물관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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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 -송창식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바람 불어 설운 날에 말이예요
동백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예요


나를 두고 가시려는 님아
선운사 동백꽃 숲으로 와요. 떨어지는 꽃송이가
내 마음처럼 하도 슬퍼서
당신은 그만.. 당신은 그만.. 못 떠나실거예요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곳 말이예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예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예요


남자의 순정이 이렇게까지야? 후두둑... 후두둑...


이제부터 선운사(禪雲寺))는 설운사라고 표현해야 될것같다. 86년이었을것이다. 내가 중학교때 이 노래가 나온걸로 기억한다. 그 당시 담배가게 아가씨가 하도 좋아서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려고 송창식님의 이 음반을 샀던 걸로 기억한다. 이 노래를 들었을때는 그냥 CM송인줄 알았다. 여성 백보컬의 가신적이 있나요 있나요가 꼭 CM송같아서 듣지를 않았다. 그런데, 동백꽃에 대한 포스팅을 하다가 선운사의 동백꽃 노래가 머리속에 맴돌아서 내친김에 유튜브를 찾아 들었다. 그런데, 어쩜 이다지도 내 마음에 콕콕 쑤셔박히는지... 아마도 내가 40대 중반 남성이 되어버려서일까?

가지에 매달린 채 시든 꽃을 흔히 볼 수 있다. 화려하고 아름답던 시절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탓이리라. 그러나 동백꽃은 이런 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꽃으로서 주어진 임무를 다하면 새빨간 꽃잎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통째로 떨어져 버린다. 그 모습을 보고 옛 사람들은 마치 남자에게 농락당하고 버려진 아름다운 여인과 비교했다
-문화와 역사로 만나는우리 나무의 세계1/ 박상진

박상진님의 이 표현에 반박하고 싶다. 남자에게 농락당한 버려진 아름다운 여인을 동백꽃에 비할바가 아니고 그녀를 위해 순정 다바친 남성, 그리고 그녀의 이별앞에서 무너지는 닥똥같은 눈물, 그리고 후두둑... 후두둑...!이 더 아롱지고 가슴짠하다. 오늘은 2018년 4월 23일 마침 비바람이 새차다. 낭만시인 송창식의 멜로디와 노랫말에 무게를 더욱 실어준다. 어찌보면 당신께서 나를 버리신다면 선운사에 머리깎고 중이라도 되겠다는 비장함도 느껴진다. 아마도 떠나는 그 여인은 엄마가 되어 그 남자를 품어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엄마의 마음이지 여인의 마음은 아닐것이다. 댕강! 후두둑!의 동백꽃을 보고도 단호할 것이다.

어떤 여성이 그랬던거 같다. 윤형주님의 노래는 감미로와서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지만, 송창식님의 노래는 남성만이 아는 낭만의 그 무언가가 있는것 같다고...
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여자에게 버림받고 살얼음 낀 선운사 도랑물을 맨발로 건너며 발이 아리는 시린 물에 이 악물고 그까짓 사랑 때문에 그까짓 여자 때문에 다시는 울지 말자 다시는 울지 말자 눈물을 감추다가 동백꽃 붉게 터지는 선운사 뒤안에 가서 엉엉 울었다 -선운사 동백꽃/김용택


그래서 사랑을 피우려면 동백처름 피우고
사랑을 지우려면 동백처름 지우라 했던가 봅니다
-어느 Naver 블로그에서

ps1. 헤어지는게 구차하지만 어쩔수없다면 그녀를 데리고 선운사에 가봄직도 하다. 물론 뻘짓이겠지만...
ps2. 여기 모여진 사진들은 @jaybirds 님께서 제주도에서 포착한 동백꽃 후두둑입니다. 선운사와는 상관이 없지만 그래도 선운사의 기분을 남기기위해 제주도 동백꽃을 댕강 옮겨왔습니다.


[들꽃] 동백꽃 - 림태주 시 camellia flower by @jaybirds


동백꽃3 | 동백꽃4 by @jaybi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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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친김에 송창심님의 최신 리바이벌 라이브

이젠 송창식옹입니다. 선운사의 낭만을 다시 맛보시길...
2013년 7월 25일에 노래하다.

신으로부터
매혹적인 아름다움과
비장함을 선물 받은 꽃
떨어져도 예뻐요.
감사합니다.
비오는 봄 행복하세요.

선운사의 동백이 우리나라 동백의 기준일 정도로 대단하던데 그래도 왜 아픔을 절로 가서 달래라 했을까요? 동백이 있어서만 일런지...

처음 동백림을 본 곳이 선운사였어요.
위에 사진은 우연이 만난 서귀포 귤농장 동백꽃길이구요.
선운사의 동백은 순정의 꽃같고,
제주의 동백은 죄없이 죽은 사람들이 흘린 피 같기도 합니다.
물론 요즘 제주의 동백은 낭만과 열정이구요.
좋은 글에 사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동백꽃이 그렇게 떨어지는줄은 몰랐습니다
떠날땐 미련이 없나 봅니다.멋 있습니다.
사람도 배워야겠어요 미련 없이...

동백꽃은 참 많은 감성을 자아내게 하는 꽃인듯 합니다.
바닦에 떨어진 꽃 사진이 맘을 참 설레게 하네요...

떨어질때 정말 후두둑 소리가 난답니다. 들어보지 못했지만 상상이 되지요.

선유도가 이 노래였군요. 노래가 울림이 좋으네요.
정말 간만에 들어요. 남자의 순정이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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