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러 치앙마이 #18 : 나의 스쿠터 선생님 미영이

in #kr-digitalnomad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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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스쿠터를 다시 배워보기로 했다.

나의 스쿠터 선생님은 미영이였다.

'언니, 해보고 안되면 안타면 되죠~ 너무 무서워하지 말고 천천히 해봐요. 그리고 자전거는 언니가 넘어지지 않으면 되지만, 스쿠터는 언니가 아니라 스쿠터가 절대 넘어지면 안돼요.'

기본적인 내용이었지만 초보자인 나에게는 무척이나 와 닿는 말이었다.

배우는 방법은 자전거와 동일했다. 미영이가 먼저 타면서 하나씩 기능을 가르쳐주고 나는 그대로 따라했다. 그리고 내가 타는 모습을 보고 잘못된 부분이나 개선될 부분의 피드백을 받으며 타는 것을 반복했다.

신기하게도 어제보다 균형을 잡는 것이 훨씬 쉬었다. 아마도 여러가지 환경이 뒷받침되었으리라. 미영이의 교육 방식이 나에게 적절하기도 했고, 스쿠터도 내 몸집에 알맞았다. 게다가 자전거 연습을 통해 균형 감각과 자신감을 얻은 상태에서 연습을 하다보니 훨씬 나아진 것이다.

땡볕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얼마나 연습을 했을까.

'쾅!'

순간적으로 굳었다.

공터 밖에서 누군가 스쿠터를 몰다가 벽에 부딪힌 것이다. 심장이 벌렁거리며 달려가보니 심향1 게스트하우스에 머무르는 분들이었다.

'괜찮으세요?'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작은 상처들이 이리저리 생겼다. 알고보니 바로 직전에 스쿠터를 배워서 타고 온거였는데 회전하면서 브레이크 조절이 잘 안됐나보다. 게다가 둘이서 타고 왔으니 운전이 더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숙소로 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잠시 안정을 취했다. 사고를 눈앞에서 보니 신경쓰지 않았던 긴장감까지 더해진 느낌이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는 다시 맹연습에 돌입했다.

회전도 어설프고 빠른 속도로 달리지는 못했지만 연습의 성과는 있었다. 혼자서 스쿠터를 몰기에는 무리가 있어 떠나기 전에 몇번 연습을 하면서 미영이 뒤를 쫓아다니며 달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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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고는 숙소로 돌아왔다.

빠이에 온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그 사이에 숙소에 머무는 친구들과 꽤나 친해졌다. 방에 오손도손 모여 간식거리를 먹으며 가벼운 대화들을 나눴다. 서로 다른 이유로 여행을 하고 있는 7명이 모인것도 신기한데 생각보다 대화도 잘 통했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빠이에서 매홍손까지 1박 2일 스쿠터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 치앙마이 한달살기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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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러 치앙마이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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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노마드, 한달살기 여행가 에세이
2016년 11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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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or 애나 : 세계 도시별 생활살이를 하고 있는 디지털 노마드. 한국을 포함하여 세계에 있는 도시에서 1~3개월 정도 머무르며 일과 여행을 병행하고 있다. 한국의 디지털 노마드 커뮤니티 우리는 디지털노마드다 페이스북 그룹을 운영 중이며, 비정기적으로 디지털노마드 콘텐츠/프로젝트를 크리에이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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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본의 아니게 스포를 했네요ㅎㅎㅎ
좋은 선생님을 만나면 일취월장하죠...
이래서 선생님의 역할이 중요한가 봅니다...
스쿠터 초보자 애니님의 1박 2일 스쿠터 여행... 왠지 재밌는 일들이 가득할 것 같네요ㅎㅎㅎ
다음 이야기 기대하고 있을께요^^

예측을 아~주 잘하신거죸ㅋㅋㅋㅋ
근데 정말 잘 가르쳐줘서 이후에도 음~청 성장해요. 누가 가르쳐주냐에 따라서 배움의 방식이나 속도도 달라지는게 맞는것 같아요 ㅎㅎ 저는 스쿠터 초보이기에.... 뒷자리에 앉습니다.ㅋㅋㅋㅋㅋ 여행지가 빠이 700번 회전해서 온것만큼이나 힘든 곳이었거든요.

다음편은 내일 뵙겠숩니다!!

(╹◡╹)저도 첫 오토바이가 스쿠터였네요~ 두근두근 했었죠~ 그리고 잘탄다며 까불다가 빗길에 혼자 넘어졌을때의 아찔함도 잊혀지지 않네요~ㅎ 스쿠터 여행 기대되네요~

오 아론님도 첫 오토바이가 스쿠터였군요. 아하하.... 까불다가 까불다가... 저도 사고가 크게 한 번 놨어요. 그럼에도 스쿠터를 계속 탈만큼 매력적이에요. 사고난 이후로는 정말 안전 라이딩합니다 ㅜㅜ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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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항상 출동 감사합니다!!

전 처음에 스쿠터 배울 때, 출발하자마자 사고 나서 그 트라우마로 다시는 시도도 못 하겠어요... -_- 애나님 글 읽으니 내년에 다시 시도해볼까 봐요. 저 자전거도 잘 타는데!

저도 빠이에서 한번 슝- 날라갔어요. 신발한짝 날라가고... 빠이 그 좁은 마을에서 쪽팔렸음 ㅜㅜㅜ 둥글이님은 자전거 잘타니까 저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시작할 수 있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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