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러 치앙마이 #1 : 설렘이 아닌 두려움에 더 가까운 것 같다.

in #kr-digitalnomad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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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로 출발했다.

비행기 안에서야 내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설렘이 아닌 두려움에 더 가까웠다. 도전해야 하는 모든 것들이 두려워졌다. 그러나 이 감정들을 받아들이고 이겨내야만 했다. 이미 비행기는 출발했고 이 여정을 왜 떠나려는지 잊지 말아야 한다.

가지고 있는 두려움은 보이지 않는 실체다.

이 두려움은 나의 도전을 좀 먹는 벌레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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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두려움을 감춘채로 베이징에 도착했다.

그리고 생각지 못한 일들이 일어났다.

연착으로 인해 트랜스퍼 타임이 급박했던 것이다. 공항 내 도움으로 빠르게 지나칠 수 있었지만 무거운 몸을 끌고 도착한 곳에는 비행기가 없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고, 나의 경험치로 이 상황을 유연하게 대처하기엔 모자름이 있었다. 머릿속에서 걱정들이 둥둥 떠나녔다.

'나 오늘 어디서 자야 하지?’

'내 티켓은 어떻게 되는 거지?’

해답을 찾기 위해 이동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영어로 대처를 잘했다. 내가 대응이 느리거나 이해를 하지 못했을 뿐이다. 하다못해 어디로 가라고 얘기해줬는데도 실수를 연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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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에어차이나 항공에서 1박은 무료 숙박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놓였다. 티켓팅도 가능하다는 것 같은데 불안했다. 내가 제대로 이해를 한 것일까?

결국 호텔을 가기 위해 베이징으로 들어가야 했고 그것을 이해하는 데에도 시간이 꽤나 걸렸다. 베이징 입국 심사는 living airport라는 곳에서 진행했는데 심사 시간이 한참 걸렸다. 다행히 친절하게 도움을 받으며 베이징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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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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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와 에어차이나 카운터를 찾아갔고, 그곳에서 내일 떠날 직항 비행기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

결국 방콕을 들렸다가 치앙마이를 가야 했다. 티켓팅을 끝내고 호텔 벨보이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 모든 상황은 이해 20%, 눈치 80%로 대처하는 느낌이다.

긴 기다림 끝에 호텔에 도착했다. 숙박이 무료인지 아닌지 불안했는데 혼자 쓸 경우에만 돈을 더 내는 것이고 다른 여행가와 둘이서 쓰는 트윈룸은 무료란다. 누구인지 모를 사람과 함께 잠을 자야 했지만 이 정도면 나쁘지 않았다. 잠잘 수 있다는 것에 안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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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과를 기록한 후, 누워서 오늘을 회상하니 웃음이 나온다. 당시만 해도 도대체 이런 상황들이 왜 생겼는지 이해가 되지 않고 사전에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도 들었다.

우습게도 잠에 든 나는 행복했던 것 같다.

간만의 숙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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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러 치앙마이
디지털 노마드, 한달살기 여행가 에세이
2016년 10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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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저는 2016년도부터 해외에서 6개월, 한국에서 6개월을 일하며 여행하는 반반생활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반반생활살이를 외부 환경을 만들기 위한 장치로 활용하고 있지만 2016년도에는 무언가를 찾고 있었던 것 같아요.

치앙마이를 시작으로 빠이, 발리, 케언즈, 멜버른, 파리, 프랑크푸르트 여정을 보냈습니다. 이 여정에서 왜 내가 해외에 와서까지 일을 해야하는지, 왜 그것을 필요로 하는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2016 치앙마이편은 미숙한 저의 모습들이 많이 나오지만 이 과정을 통해 또 한 번의 성장과 자신을 알게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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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함께 치앙마이 여정을 떠나볼까요?



룸메이트가 궁금해지는 대목이군요

아닠ㅋㅋㅋㅋㅋ 룸메이트가 궁금할 줄이야....
전혀 알지 못하는 외국분이었습니다.
다행히 굉장히 배려심이 있는 분이었어요.

글 읽으면서 책읽는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전 해외에 한번도 가본적이 없어요 언젠간 가보겠지 했는데 벌써 20개끝자락이 다와갔네요 ㅠ 읽으면서 내내 저까지 마음이 쪼그라들었던거같네요 ㅋㅋ 당황하시면서도 잠자리까지 해결하시고 굿굿!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에세이집이라 아마 그러한 느낌이 들지 않았나 싶어요 :)

저도 20대에 해외 여행 딱 한번 가고 30대에 들어서고서야 긴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조금이라도 젊었을때 왜 여행을 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때의 제가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거라 생각합니다 ㅎㅎ

다음편부터도 본격 어리버리한 상황들이 나오니 놀러오세요~!

프롤로그 상단 노출을 위해 셀프보팅 했습니다 'ㅇ'/

애나님 표지를 보니, 이 연재는 책으로도 출간하시는건가요??ㅎㅎ(궁금)

네, 이전의 페낭편 포함하여 도시별로 집필하는 에세이들은 전자책 출판 이후 반응을 보고 종이책 도전해보려고 준비중입니다 :)

그래서 누가 왔어요?!

이 부분을 궁금해 하실줄은 예상하지 못했군요 ㅎㅎ
외국분이었는데 조용하시고 서로 정말 잠만 딱 잤어요. 조용조용 서로 조심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운이 좋았던 것 같네요. 😽

잘 읽고 갑니다.
태국은 제 처남식구가 살고 있어서 ㅎㅎ

감사합니다. 태국 어디에 살고 계시려나요 ㅎㅎ

짱짱맨을 애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내일도 기분 좋은 하루 되세요!! ^-^
    (오늘은 죄송하게도 매크로 댓글로... ㅠㅠ 흐엉)
   - 짱짱맨 Curator.뉴위즈(@Newiz) -

어머낫 뉴위즈님 방문 감사합니다.
불금 보내세요!

애나님의 첫 해외 생활지가 치앙마이였나봐요~
저도 처음 해외여행 갔을 때 경유지에서 태풍이 불어서
공항에서 노숙했던 기억이 나네요 ㅠㅠ
당시엔 엄청 당황했지만 지나고 보니 그것도 추억인 것 같아요
애나님 치앙마이 여정 계속 기다릴께요!

디지털노마드의 성지라는 타이틀이 궁금해서 첫 도시로 선택하고 출발했었어요. 장기 여행이 처음이라 두근두근했었죠 ㅎㅎ

저도 쿠알라룸푸르에서 노숙했던 기억이 ㅜㅜ
지나면 다~~~ 추억이 되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인간은 망각의 동물 ㅋㅋㅋㅋ

치앙마이 여정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오치님, 출동 감사합니다!!!!

오... 치앙마이편이 시작됐군요...
역시 비행부터 좌충우돌하셨네요...
제가 혼자 저런 상황에 처했으면... 멘붕이 와서... 애나님보다 더 대처를 못했을 거 같아요...
생각만 해도.... 막 두렵네요... 소심한 내 성격ㅎㅎㅎ

앞으로의 치앙마이 여정에 즐겁게 함께 하겠습니다^^

해외에 혼자서 나간 것이 처음이라서 부딪히는 족족 좌충우돌이었던 것 같아요. 애정하는 치앙마이기에 그때를 돌아보는 것이 저에게도 소중한 시간일 것 같아요. 오늘도 힐링힐링... (하면서 이때의 제 모습이 새록새록 기억이 나서 웃었습니다.)

치앙마이 여행도 함께 동행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르스님 :)

치앙마이 연재 시작! 그나저나 베이징 공항 환승 시스템 굉장히 혼돈의 카오스 아니던가요? 저도 베이징에서 갈아타며 진짜 헤맸던 기억이 있어요. :-)

치앙마이 들어갑니다요~~~
올해도 다녀왔지만 이때가 제일 웃겼던때같아욬ㅋㅋ 사건 사고가 아주...
베이징 공항도 엄청 크더라구요.
그나마 비행기가 저가 항공이 아니라서 다행이었어요 ㅜㅜㅜ

용기가 대단한 애나님ㅎㅎ
지금은 한국에 계시다고 하셨나요??ㅋ
전 세계 누비셔서 지금 위치가 궁금한걸요!ㅎㅎ

뭘 모를때가 가장 용기...

지금은 한국이옵니다 ㅎㅎㅎ
다음에는 내년 초에 나갈 계획이에요!
겨울 피해서 다녀서 새해를 가족과 못보내서 이번에는 함께 보내보려구요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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