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러 치앙마이 #17 : 오토바이는 실패하고 자전거는 성공했다.

in #kr-digitalnomad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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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인지 밤인지 모를 정도의 어둑한 시간에 일어났다.

전 날 저녁 대화를 나누다 친해진 미영이, 형종이, 동환이와 함께 일출을 보러가기로 했다. 빠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준비없이 왔는데 신기하게도 하나씩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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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공기속에서 3대의 스쿠터 소리만이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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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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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 후에 우두커니 서서 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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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을 보기에 좋은 빠이의 전망대 Yun Lai Viewpoint
https://goo.gl/maps/3hdWzUbXrFU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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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몇군데에서는 차를 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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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빛에서 주황빛으로 변하며, 구름은 시선 아래에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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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조금만 돌려도 절경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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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명이 되는 사람들이 해가 뜨기를 기다리며 사진 삼매경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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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등지고 어색하게 뛰었는데 다들 점프 전문가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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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빠이에서 점프샷이 대거 출현하기 시작했다.



평소와 다르게 아침을 상쾌하게 보내고는 미영이와 카페에서 노곤노곤 쉬었다.

그리고 개인적인 미션이 있어서 심향1 게스트하우스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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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이에서의 미션은 스쿠터 배우기였다.

치앙마이의 교통수단은 차, 오토바이, 그리고 썽태우였다. 렌트카를 한달동안 빌리자니 부담이 되었고 썽태우를 타자니 매연도 심하고 특정 지역에서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대로 뚜벅이 생활을 해야할지 스쿠터를 배워야할지 고민을 하다가 결국 스쿠터를 선택했다. 하지만 치앙마이에서는 가르쳐주는 곳이 없었고, 누군가는 치앙마이에서의 스쿠터 운전은 위험하다고도 했다. 그러던 중에 빠이에서 스쿠터를 가르쳐주는 곳이 있다는 글을 보고는 배워보기로 한 것이다. 운이 좋게도 형종이와 동환이가 도움을 주기로 했다.

심향1 근처에 있는 작은 사원 앞에 넓은 공터가 있었는데 그 곳에서 배우기로 했다.

10분 정도 탔으려나?

균형이 잘 잡히지 않았고 무엇보다 엄청 무서웠다. 게다가 스쿠터가 커서 땅에 발이 닿지 않았다. 속으로는 포기를 해야하나라는 생각만 들고 형종이와 동환이도 안될 것 같다는 표정이 얼굴에 드러났다.

그렇게 한참을 배우고 있는데 게스트하우스에 머무르는 한 분이 다가왔다.

위험하다며 안될거라는 궁시렁 되는 소리에 이상하게 오기가 생겼다. 되든 안되든 해보고 결정하고 싶은데 왜 옆에서 감놔라 배놔라하는 것인가.

‘자전거도 못탄다구요? 그럼 스쿠터 아예 못탈텐데. 위험하니까 타지마세요.’

말이 참 아 다르고 어 다른데 이상하게 하는 말마다 거슬렸다. 그러나 오기와는 별개로 그런 말을 들으니 의기소침해져서 영 기운도 안난다. 스쿠터에서 내리며 힘 빠진 소리로 얘기했다.

‘나 오늘은 안될 것 같애. 근데 포기는 안하고 자전거 빌려서 연습해보고 다시 타보려구.’

덜덜거리며 떨 정도로 무서웠는데 끝까지 배우고 결정하고 싶었다. 정말 되는 것인지 아닌지 정하는 것은 지금이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고맙게도 형종이와 동환이가 함께 자전거를 빌려줬다.



숙소로 돌아와 잠시 쉬고 있는데 어딘가 다녀온 미영이가 게스트하우스로 들어오고 있었다.

‘언니, 스쿠터 성공했어요?’

‘아니. 실패했어. 그래서 자전거 먼저 한 번 타보려고.’

‘그럼 제가 도와줄테니까 같이 해봐요.’

미영이의 그 말은 고마우면서도 용기를 낼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자전거를 안탄지 10년도 넘었기에 탈 수 있을지 없을지 나도 몰랐다. 우선은 미영이가 하라는데로 해보고 자전거라도 성공하길 바라는 심정이었다.

‘자전거의 중요한 점은 언니가 넘어지지만 않으면 돼요.’

누구나 아는 이야기이지만 그 순만 그 말은 정말 명언이었다.

‘그래. 내가 넘어지지만 않게 해보자.'

무엇보다도 미영이가 가르쳐주는 방식이 큰 도움이 되었던 이유는 설명과 학습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피드백이 있었다. 몇개를 가르쳐주면 나는 그대로 타본다. 그러면 내가 타는 모습을 보고 미영이는 어떤 부분이 개선되면 더 좋아질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하니 생각보다 빠른 시간안에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었다.

‘미영아, 자전거 엄청 재미있어!’

탈 수 있었다는 것도 신났고, 무엇보다 자전거를 타는 것 자체가 재미있었다.

흔들흔들거리던 핸들은 어느새 안정을 찾았고, 혼자서 해가 질때까지 혼자서 맹연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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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실실거리며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 치앙마이 한달살기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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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러 치앙마이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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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노마드, 한달살기 여행가 에세이
2016년 11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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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or 애나 : 세계 도시별 생활살이를 하고 있는 디지털 노마드. 한국을 포함하여 세계에 있는 도시에서 1~3개월 정도 머무르며 일과 여행을 병행하고 있다. 한국의 디지털 노마드 커뮤니티 우리는 디지털노마드다 페이스북 그룹을 운영 중이며, 비정기적으로 디지털노마드 콘텐츠/프로젝트를 크리에이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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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1주차보상글이 8개로 완료되었네요^^
2주차에 도전하세요

그리고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오늘도 출동 감솨합니다~~

태국을 두번 여행하면서
가장 좋았던건 치망마이, 그리고 라이였습니다
적당히 한적하고 조용한 그 분위기.
구석에 있는 똠양꿍과 팟타이가 맛있던
노점상까지 참 좋았어요

맞아요. 적당히 한적하면서도 조용한 도시이지요 ㅎㅎ
시안님은 똠양꿍을 드시는군요.. 저는 아직도 적응이 되질 않아 시도를 못하고 있어요. 비누맛 ㅜㅜ...

고수빼고 먹으면 맛나요!
저도 처음 여행때 한번먹고는 다시는 안먹었는데
그다음 여행땐 5번이나 먹었어요 ㅋㅋㅋ
치앙마이 맥카페에서도 먹었는데 맛났어요
블루누들이랑 럿로스가 그립네요 ㅠㅠ

엄청 똠양꿍 전문가 아닙니깤ㅋㅋㅋㅋ
잘 드시네요... 저도 이번에 가면 한번 먹어보려구요!
맛있는건 김치찌개 맛이 난다는데.. 입에서는 비누향이 아주 ... ㅎㅎ

오늘 사진 넘 좋네요. (글도 물론 좋구요.)
자유로움이 느껴져요!!

오오 럭키님이 좋아하시니까 더 좋네요 ㅎㅎ
빠이에서 정말 자유로웠어요 (추억이 몽실몽실...)

(╹◡╹)사진들 정말 좋아요~ 👍

오올... 이번에도 사진 괜춘했습니까? ㅎㅎㅎ
감사해요!!

저는 자전거를 못타서 항상 놀림받았는데, 땅에서 두 발이 떨어져 페달로 올라가는게 너무너무 무섭더라구요.타보려고 몇번 시도했는데, 항상 어렵...ㅎㅎ성공하셨다니 너무 축하드려욥!👍

놀림받는다는게 뭐지 알겠네요 ㅎㅎ 저도 자전거 못탄다고 하면 항상 반응이...'ㅇ_ㅇ?? 못탄다구?왜??'라는 느낌이었거든요. 전 올라가는건 괜찮은데 멈춰서 세우는게 무섭더라구요. ㅜㅜ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때는 정말 재밌었어요. 그래서 스쿠터 실패하면 자전거 타고 다니려고 했었쥬 ㅎㅎ

지금은 스쿠터를 즐기는 라이더가 되었습니다 ❤️

ㅎㅎㅎ호기롭게 오토바이를 운전해보겠다고 했다가 날라간 제 모습이 생각나네요....ㅋㅋㅋㅋ 빠이도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너무 평안해보여요:)

ㅋㅋㅋ 저도 한번 날라갔어요. 이론과 실전은 너무 다름... 빠이 정말 평안했어요! 반전으로... 저녁에는 씐나는 파티를 다들.. 제가 밤문화를 즐기지 않지만 빠이도 즐겁게 잘 노는 도시였던 기억이 납니다 'ㅇ'/ 낮에는 음~청 평안하구요.

ㅋㅋㅋ빠이 가보고 싶네요~>_<!!

자전거를 마스터했으니 곧 스쿠터도 탈 수 있었겠네요ㅎㅎ
사진들이 다 인생샷같이 멋지게 나왔어요...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 급여행이지만 추억을 많이 쌓으셨네요^^

마르스님 이젠 앞날까지 예견ㅋㅋㅋㅋㅋ 다음편 재미없으시겠는데욬ㅋㅋㅋㅋ 아오 웃곀ㅋㅋㅋ

빠이에서 만난 이 친구들과 좋은 인연이 되었어요
급여행과 혼자여행의 진가가 바로 이런 부분인것 같아요~!!

저도 요즘 디지털노마드에 한창 관심이 많은 고등학생이에요. 어쩌면 저도 나중에 치앙마이로 갈지도 모르겠네요 ㅋㅋ

순수님 안녕하세요 :)

디지털 노마드에 관심이 많다면 그것만으로도 언젠가 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ㅎㅎ 치앙마이에 많은 디지털 노마드들이 방문하고 있으며 치앙마이 도시 자체에서도 그들을 반기고 있는 중이죠. 아마 꽤나 많은 관광객들중에 디지털 노마드들이 포함되어 있을거에요. (해서 관련 범죄도 있긴하지만요^^;)

궁금하신거 있으시면 물어보시고 언젠가 함께할 날이 있을지돜 ㅋㅋㅋ

ㅋㅋㅋ자전거 못탈수도있는거죠뭐~ 남들 잘탄다고 나도 잘타라는
법은 없는거니까요!ㅎㅎ 자전거 재미 느끼시면 오토바이도
금방 배우실꺼에요 그다음 이야기에 가면 볼수있겠군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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