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癸卯農記] 평화로운 여우재steemCreated with Sketch.

in #avle-pool3 years ago (edited)

나의 텃밭 이름이 여우재이다. 과거 이곳은 여우가 많이 지나다니는 고개였다고 한다. 텃밭 표지판 밑 12개 두둑에서 나의 작물이 자라고 있다. 왼쪽 이웃의 배추는 훨신 싱싱하게 자라고 있고 오른쪽 아스파라거스 형님 텃밭의 부추는 깊어가는 가을의 마지막 정열을 뻣치고 있다. 가을 장마에다가 첫번째 모종이 뿌리내리는데 실패해서 배추는 남들보다 일주일정도 늦게 심은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나의 배추는 잘 자라지 못하는 것 같다. 대개 추석 전 주라면 어느정도 모종들이 자리잡고 싱싱하게 자라는데 금년은 다소 더디다.

물을 뿌려주기보다는 호미로 밭을 쳐주면서 흙을 잘게 부서주었는데 땅이 제법 축축하다. 두둑과 두둑 사이 건초더미들을 작물 사이에 얹혀주기만 했다. 밭을 갈다가 튀어나오는 큼지막한 토룡(지렁이)을 보다가 흠찟 놀란다. 텃밭 농사 시작한지 10여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꾸멀거리는 벌레들은 소름끼친다. 원래 제법 자라났을 것으로 기대되는 무우 청을 솎아주려 했는데 보다시피 아직은 덜 자랐다. 쪽파는 언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무관심 속에서 나 좀 바주쇼 하는 듯 씩씩하다. 다음 주 추석 연휴기간 즈음이면 무우 머리를 깍아줄수 있을 것이다. 그걸로 시원한 된장국을 끓일 것이다.


癸卯農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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