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풍에 맞서는 용맹한 보디사트바의 곰파
5,300m가 넘는 창라 고개를 넘고 판공 호수에 들어가기 전 잠시 들렀던 탕체(Tangtse) 마을의 곰파는 유명세를 타고 애써 찾아가는 곰파와 달리 기대하지 않았던 뜻밖의 선물을 받은 느낌이다.절벽 위에 자리 잡은 소박한 사찰이지만 완만하게 만들어진 계단을 한 걸음 한 걸음 오르면 가부좌로 고요하게 앉아 계시지만 강렬한 눈빛으로 방문자를 바라보는 거대한 그루 린포체를 만난다.
이러한 눈빛의 린포체 상을 보면 절벽을 방패막이로 삼거나 동굴에 형성된 사찰의 고요함과 달리 사방이 탁 트여 있어 막힘이 없으니 어디서나 불어오는 바람을 온전하게 맞으며 고립보다 차라리 개방을 선택한 용맹한 수행자의 모습이 떠오른다. 번뇌에 맞서 싸우는 전사의 이미지를 그린 보살이랄까? 탕체 마을이 한때는 투르키스탄과 티베트를 연결하는 고대 무역의 접점이기 때문에 전략적 요충지로 라다크와 티베트간 전쟁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경계의 바람이 불면 마음에 파도가 일어난다는 비유가 있다. 불교에서 팔풍(八風)을 경계(警戒)하라고 하는데 이익(利), 손해(衰), 비난(毁), 칭찬(譽), 비방(稱), 기쁨(樂), 고통(苦), 즐거움(樂)의 여덟 가지 경계(境界)를 말한다. 요약하자면 현상에서 일어나는 마음의 동요를 경계하라는 뜻이다. 경계(境界)를 경계(警戒)하라! Take care of it! 좁은 의미에서 경계(境界)는 한 개인이 소통하는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감각 기관의 작용이지만 여기에 느낌이 따라오며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물론 좋거나 싫거나 아무렇지도 않은 그러한 첫 번째 느낌이 문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원인이 되어 다음 일어나는 마음의 의도를 오염 시켜 여러가지 업(Karma)이 발생하게 되면 결국 이렇게 일어난 마음의 요동이 관계 속에 일어나는 모든 번뇌의 씨앗이 된다는 뜻이다.
티베트 불교의 상징인 룽타는 바람의 말(馬)로 어디선가 불어오는 행운 혹은 생명의 에너지로 상징 되지만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는 감각의 작용(바람의 접촉)에서 일어나는 첫 번 째 동요를 안정시켜 중생의 이익이 되도록 순화 혹은 변화 시키는 수행의 정화된 결과를 일으키라는 적극적 뜻이기도 하다. 나무가 이산화탄소를 정화하여 산소를 내뿜듯 팔풍(八風)의 경계에서 중셍에게 이익이 되는 풍마(風馬)를 내뿜는 출구로 바꾸는, 번뇌와 싸우는 보살의 전사가 되라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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