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 함께한 베트남/캄보디아 패기지 여행기 15편: 돌아오는 길 + 뒷얘기들: The END

in #kr-travel6 years ago

전의 13, 14편에서 다뤘던 쏜레삽 호수와 아트박스, 그리고 여러가지 상품점과 왓트마인 사원을 다녀오며 사실 캄보디아에서의 일정은 거의 끝났습니다. 남은건 저녁을 먹고 밤비행기에 올라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 뿐입니다.

캄보디아에서의 마지막 식사에 가이드님께서 상황버섯으로 담근 술을 선물로 주셨어요. 저희 가족과 그동안 같이 다닌 아저씨 그룹은 어차피 매 끼니마다 술을 했지만 여행 끝의 아쉬움을 달래며 한잔 씩 돌리셨고, 아버지와 저에게도 술잔이 돌아왔습니다. 상황버섯술은, 맛은 백세주 같은 느낌도 나는 것이 별로 쓰지도 않고 괜찮았어요.

씨엠립 공항에서 보딩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러지 않아도 원래 술이 약한데다 오랜만에 마신 술기운 때문에 전화기를 손에서 놓치고, 시멘트 바닥에 부딪힌 전화기의 모서리 부분 유리가 금이 갔어요. 마치 거미줄처럼... ㅠㅠ


씨엠립 공항 내부 구조가 특이해서 한 번 찍어봤습니다.
공항은 물론 작고요, 타는 곳이 모두 1층입니다. 문을 열고 조금 걸어나간 후에 계단으로 비행기에 올랐어요. 한국도 미국도 큰 비행기들은 계단으로 올라가는 경우가 없죠. 여기 씨엠립은 공항이 작아서 그런가 했었는데, 밤에 갈아탄 호치민 공항에서도 계단을 통해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밤의 호치민 공항에는 사람이 엄청 많아서 복잡했는데, 깜깜한 활주로 어딘가로 가는 버스에 실려 가는 느낌이 묘하더군요.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는 한 줄에 3-4-3 좌석인 대형 기종이었는데, 다리 불편하신 분들은 비행기 타는 것도 쉽지 않겠더군요. 비행기가 이렇게 높을 줄이야...

술기운도 약간 올라왔겠다, 하루 종일 돌아다니느라 피곤하겠다 해서 전 앉자마자 작정하고 잤습니다. 무언가 먹을게 나왔던 것 같은데 그냥 패스~

그렇게해서 도착한 새벽의 인천공항입니다.

공항에서 짐 찾아 나가면서, 이제 우리가 구입한 상황버섯이 걱정이 됩니다. 캄보디아 가이드가 그냥 선물받았다고 하면 될거라고 했는데, 여러모로 안걸리는게 가장 최선이니까요. 버섯을 각자가 좀 나눠볼까, 짐 안에 넣고 무얼로 가려볼까, 어머니와 같이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저희 가족 3명에게는 관심이 없네요. ㅋㅋㅋ

상황버섯 보관할 때 가장 중요한 점:
절대 냉장고에 넣지 마세요. 
버섯은 균류이고, 여전히 살아있는 상태입니다. 
바람이 통하는 망에 넣어 그늘진 상온에 보관하세요. 

밤비행기를 타고 새벽에 도착하니, 버스타고 집에 왔는데도 아직 오전 10시가 안되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미국행 비행기는 다음날 오전 10시지요. 24시간이 있는 셈인데, 전 서울에서 할 일이 있었어요. 하나는 남대문에 가서 안경알 맞추기, 그리고 다른 하나는 한국씨티은행 은행일 보기. 이후 저녁에 친구 만나 저녁먹기. 빡빡하죠? ㅎㅎ

제가 눈이 꽤 나쁜 편이고, 특히 난시가 문제에요. 동네 안경점에 가면 보통 주문해서 하루에 안되거든요. 그래서 소문이 자자한 남대문에 한 번 가봤습니다. 한 5년 정도 된 것 같은데, 니콘 제품인, 안경 겉면에 초록색 코팅이 보이는 렌즈를 했었는데, 당시에 15만원 정도 줬던걸로 기억해요. 남대문에 도착해서 사실 아는 데도 없고, 길가에 아무 곳이나 들어갔는데, 제 안경 보더니 지금 할인 중이어서 10만원이랍니다. 이 가격 듣고 협상도 안하고 "네 그걸로 주세요" 그랬어요 ㅎㅎ


남대문에서 씨티은행 종각점으로 걸어가다가 서울광장을 만났습니다. 오랜만에 보니, 저 멀리 서울시청 새 건물도 낯설고, 주변 풍경이 꽤 근사해졌다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게 몇 십년만인지 모르겠는데, 아버지와 단 둘이 이렇게 돌아다니고, 점심 사먹고 하는, 어찌보면 일상적인 행위들 하나하나가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전날 밤에 밤비행기 타고 온 여파로, 부모님과 저는 저녁 8시무렵부터 너무 졸려서 견디기 힘들었어요. 공항에 상대적으로 더 가까운 동생네 집에서 잤는데, 동생 부부가 퇴근한 9시까지 거의 손으로 눈꺼풀을 잡고 견뎠습니다. 인사는 해야할 것 같아서요. 한국은 진짜 다들 어떻게 그리 늦게 다니는지...


인천공항 제2청사입니다. 저는 델타 항공을 타야하거든요. 제가 그래도 몇 번 다녀봐서 1청사는 구석구석 잘 아는데, 여기는 처음와서 식당가가 어딘지부터 찾아야 했어요. 아래층과 위층 이렇게 2군데 식당이 있는데, 그냥 눈 앞에 보이는 위층 설렁탕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맛은 괜찮았는데, 좀 비싼 듯 했어요. 아무래도 자리값이겠죠.


공항에 들어와서 보는 활주로 풍경은 언제봐도 마음을 움직이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노래 하나 들어야죠. 마골피가 부릅니다, 비행소녀


시간이 좀 남아서 기념품 가게도 들러보고, 안쪽으로 주욱 들어가보기도 했는데, 기념품 가게의 한국 기념 자석이 만원이 넘는 걸 보고 놀라서 얼른 내려놓고 나왔던 기억도 나고, 이렇게 뽀로로 캐릭터를 이용해서 아이들 시간보낼 놀이터를 만든건 잘했다는 생각도 들고... 그러네요. 이제 아이들에게 돌아가야 할 시간이네요.

13시간, 그리고 갈아타서 2시간의 비행을 거쳐 미국 동부로 돌아옵니다.


아이들에게 베트남과 캄보디아에서 산 옷과 가방을 착용시키고 기념사진 찰칵~


아래는, 그동안의 여행기에서 소개하지 못했던 사소한 사진들이에요.



소변기에서 손 닦으면 안되죠, 그렇죠? :)


처음엔 저 뒤의 샤워꼭지 같은데 뭔지 몰랐어요.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비데라고 하더군요. 프랑스의 영향을 받은거겠죠? 전 사용 못해봤습니다. 어떻게 사용할 지 각(?)이 안나와서...


나름 괜찮은 호텔이었는데, 로비 화장실에 저렇게 씌여져 있었어요. 수컷 전용이라 이거죠 ^^

아래는 베트남 하롱베이 전경을 제가 찍은건데, 어쩌면 구분선으로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한 번 만들어 봤어요. ㅎㅎ


이제 정말 끝입니다.
4박 6일동안 보고 들은 걸로 무려 15편의 글이 나왔군요.
짧다면 짧은 일정이었지만, 저에게는 글 15개 이상의 가치가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짧은 시간에 방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좋은 가이드를 만난 덕이 컸어요.
어머니 아버지께서 여행을 즐기시는 모습 역시 좋았구요.
언제 또 오롯이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할 수 있을까요...
언제 또 하롱베이와 앙코르 왓을 가볼 수 있을까요...
그래도 이렇게 시간과 노력을 들여 블럭체인에 박제되었으니
생각날 때 다시 찾아보면 되겠죠.

그동안 좋게 봐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The END


부모님과 함께한 베트남/캄보디아 패키지 여행기
비행 계획
예고편
1편: 출발하기 위한 출발
2편: 첫날은 이동에 이동
3편: 가이드가 들려준 베트남 이야기
4편: 유람선을 타고 하롱베이 유람
5편: 아직 둘째날: 마사아~지 그리고 선월드
6편: 하노이 시내 체험
7편: 베트남 국부 호치민 기념관
8편: 캄보디아 첫걸음
9편: 앙코르 왓1
10편: 앙코르 왓2
11편: 영화 툼레이더의 배경 속으로
12편: Bayon 사원은 얼굴의 사원
13편: 평양 냉면과 쏜레삽 호수, 그리고 마사지와 야시장
14편: Art Box, 쇼핑, 그리고 좀 무거운 이야기: 킬링 필드
15편: 돌아오는 길 + 뒷얘기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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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상세한 여행 후기네요...
캄보디아 패키지 가시는 분들에게 큰 도움 되겠어요 ^-^

감사합니다 :)

비대 안 써봤으면 좀 이상하긴 하죠 ㅋㅋㅋㅋㅋ

저 비데는 도통 어떻게 해야 할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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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여행기 덕에 저도 여행 다녀온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감사합니다!

가짜 여행 말고, 진짜로 한 번 다녀오시죠!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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