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gvely Tour: Cancun #16] 비오는 크리스마스이브(손발 오글 주의)

in #photokorea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여행하는 피라미 쏭블리입니다. :)

@songvely Mar. 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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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쿤에서의 10일째 날은 크리스마스 이브였어요. :)

여행만큼이나 여행을 떠나기 전, 설레며 준비하는 과정을 좋아하는 저는 크리스마스보다 크리스마스 이브를 더 좋아합니다. 마치 일요일보다 토요일을, 토요일보다 금요일 저녁을 더 좋아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그 날 아침, 괜히 더 기분 좋게 눈을 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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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메이크업만 끝나고 나면 언제나 있던 백조 두마리 ㅋㅋㅋ 뭔가 우리 둘을 상징하는 것 같아서 내팽개치기도 뭐하고 만드신 분 정성도 있으니 비좁았지만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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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올 때 고프로로 찍었더니 사진 왜곡 + 노이즈가 심합니다..;;


그 전까지 쨍했던 하늘은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자 비를 퍼붓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멕시코식 화이트 크리스마스인 걸까요? :o 바다에서 따끈따끈한 햇살을 받아보려던 저와 다른 여행객들은 모두 그늘막 밑에서 비를 피했어요. 심지어 들이치는 비와 바람에 추워져서 비치 타월을 이불처럼 둘둘 두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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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빨강 노랑 초록 칵테일 이름 아시는 분 있나요- 마셔놓고 이름을 몰라요.ㅠㅠ


신기한 건 저희가 밥을 먹으러 가기만 하면 날씨가 좋아졌다는 거에요. -_- 언제 그랬냐는 듯 비가 그치고 햇살이 내리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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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걸 먹으러 와서 기분 좋은 햇님군 ㅋㅋㅋ 어깨춤을 들썩들썩- 둠칫 두둠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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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프로 카메라도 벗어던지고, 식사에 열중할 시간입니다. 과카몰과 살사, 나쵸는 언제나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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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한 샐러드와 치즈, 립아이 스테이크까지 야무지게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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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디저트 배는 따로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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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렇게 화창한 햇살 아래 식사를 마치고 수영만 하러 가면 또 다시 비가 귀신같이 알고 찾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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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톡톡톡이 아닌 우다다다다다 하는 느낌으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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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먹 위에 누워 있다가 누가 뺨 때리는 줄 알았습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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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잇 모르겠다 하고 선베드에 누워 빗소리나 들었습니다. 저와 햇님군은 비를 정말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그 순간이 오히려 낭만적이기도 했습니다. 상상했던 따뜻한 멕시코의 크리스마스 이브는 아니었지만 말이죠.

지금도 저와 햇님군은 비가 오면 둘이서 창문 앞에 나란히 앉아 빗소리를 듣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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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되어 여기 저기 불이 들어오고, 호텔 전체가 노래로 가득해졌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의 저녁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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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진 찍기 싫다며 이리 오라고 하는 중입니다. :) 샴페인을 주구장창 마신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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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 마신 건 아니구요, 다들 바에 꿀이라도 발라놓은 것마냥 떨어질 줄 모르고 모여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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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쪽에서는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주셨어요.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남들을 위해 노래를 부르던 저 분이 안타깝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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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햇님군이 미리 예약했다는 리조트 내의 한 식당으로 갔습니다. 지중해 Mediterranean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문제는 여기도 그 놈의 장미꽃이...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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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위에서 보니 깨알같이 하트 모양... 그런데 더 큰 문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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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결혼기념일이다!!! 라고 외치는 듯한 테이블 장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주변에만 장미 꽃잎으로 결계를 그려놓으셨더라구요. ㅋㅋㅋㅋ
아 지금 생각해도 창피함에 헛웃음이..

의자도 우리 것만 너무....
새빨간데다가 다른 의자 등받이 길이의 세 배 쯤 되는 듯 ㅋㅋㅋㅋㅋ
(심지어 불편했어요 ㅋㅋㅋ 몸이 자가 됨 ;;)

평소 남들의 시선을 즐기는 편은 아니라서 보자마자
이게 뭐지? 하고 햇님군을 살짝 째려봤던 기억이 납니다.
햇님군도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고...
그냥 결혼기념일 딱 한 마디만 했을 뿐인데... 직업정신이 투철한 분들이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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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저희는 꿋꿋이 식사를 시작했습니다. 연어 샐러드와 리즐링, 레드 와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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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지중해 음식이라 맛은 그닥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싱겁고, 담백한, 아주 건강한 맛이었습니다. (자고로 MSG가 좀 들어가줘야..)

솔직히 말하면 자꾸 옆에서 쳐다보는 것 같아서 밥을 잘 못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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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몰랐는데 지금 보니 디저트 디쉬에도 congratulations 라고 써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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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글거리는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에 빠질 수 없는 것, 바로 손편지!!
(가운데 하트는 왜 찌그러졌는지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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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 병아리(?) 카드?.... 화가가 직접 그려서 파는 카드를 무려 갤러리에 가서 샀다고 합니다... 하아.. 취향이 독특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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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프로필이 왜 구름인지 전에 한 번 쓴 적이 있는데요, 그건 햇님군이 저를 부르는 애칭이 구름이기 때문입니다. :) 저는 남편을 햇님이라고 부르구요. (오늘 오글거리기로 작정함)

다시 말씀드리지만 구름은 제가 예전에 워낙 부정적이었던터라 먹구름을 따서 구름이 되었습니다. ㅋㅋ 지금은 햇님군을 따라 많이 긍정적으로 변했으나 몸이 구름처럼 변하고 있구요. 몽실몽실 부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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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약간 의식의 흐름처럼 쓴 여행기인데요, 쓰고 보니 상당히 오글거리는 포스팅이 되었네요. 조금은 부끄럽고, 비가 펑펑 내렸던 예상 밖의 크리스마스 이브였지만 햇님군과 함께여서 행복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면 부끄러운 상황에서도 용감해지고, 퍼붓는 비도 로맨틱하게 느껴집니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는 즐거운 주말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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쏭블리님.. 제가 술을 잘 몰라서 맞게 찾은게 맞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말씀하신 칵테일이 밥말리드링크 혹은 rasta's revenge 라고 불리는 칵테일인 것 같아요!
http://tipsybartender.tumblr.com/post/109209038198/the-irie-bob
http://www.haveacocktail.com/rasta's-revenge.htm
레시피 보시면 직접 드셔보신 쏭블리님은 맞는지 아닌지 맛으로 추측하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ㅎㅎㅎ
근데 카드에 엄청 빼곡하게 편지 적어주셨네요.. 남편분이 엄청 로맨틱...!!!

아아... 너무너무 감사합니다....ㅠㅠ 진심이에요. 댓글이라 전달이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ㅠㅠ 정말 궁금했거든요.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안 나오던데... 여행 중의 추억인데 기억이 안나서 안타까웠어요. 이렇게 찾아주시니 다시 그 맛을 느껴볼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기쁘네요!! :)

신랑과 저는 편지를 종종 주고 받는 편이에요.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편지 하나 하나가 소중하게 남더라구요..^^ 히힛 감사합니다!!

어머 쏭블리님 제가 더 감사해요! 쏭블리님께서 찾으시던 게 맞다면 정말 다행입니다 ㅎㅎㅎ
저도 저희 남편한테 가끔 편지 받으면 너무너무 소중하고 행복하더라고요..ㅎㅎ 근데 쏭블리님 말씀 듣고 생각해보니 제가 남편에게 편지 안 써준지 엄청 오래된 것 같네요.. 갑자기 미안함이 물밀듯이...^^:;;;; 쏭블리님 남편분과 앞으로도 계속 쭈욱 알콩달콩하셔요! ㅎㅎㅎ

👨 ........................손이 안펴지네요 ㅋㅋㅋ
달달을 넘어 얼얼할 정도로 로맨틱한데요?
언제 저렇게 해보나 싶어요ㅋㅋㅋ 우왕 굿~!

ㅋㅋㅋㅋㅋ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 상당히 민망했지만 로코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어요 히히힛 곧 좋은 분과 손가락 오글오글한 로코를 찍어보세요!!

장미 꽃 결계 ㅋㅋㅋㅋ 속에서 식사하셨군요
칸쿤 다들 좋다고 하던데 ㅎㅎ
야밤에 과카몰리 사진을 보니 위장이 요동쳐요 ㅠㅠ

음식사진 스킬이 기가 막히시네요..
늘 잘보고 갑니다.

지금도 저와 햇님군은 비가 오면 둘이서 창문 앞에 나란히 앉아 빗소리를 듣습니다. ;)

낭만적이고 참으로 아름다운 커플이네요~ 칸쿤에서 보낸 크리스마스 이야기들도 아름답고 특히 저 문구가 가장 인상적입니다. 손편지도 그렇고 여러모로 행복한 부부십니다. ^^

쏭블리님 덕분에 칸쿤에 매력에 푹 빠졌네요~
테이블에 앉아만 있어도 사랑이 샘 솓을것만 같아요~
저희집은 부부 저기 앉아 있으면,
두 아이가 달려와 꽃잎을 가만 두지 않겠죠 ㅎㅎㅎ
아~ 부럽습니다앙~^^*

ㅋㅋㅋ 상상했어요- 아이들이 달려와 장미꽃잎을 뒤적뒤적 ㅋㅋㅋ 그 풍경이야말로 제일 부러운 풍경이네요 :) 초코민트님 항상 사랑 넘치는 가정 너무 예쁩니다 🌿

이렇게 칸쿤에 반하게 만드시나요 ㅠㅠ
오글오글 포스팅이라 더 맘에 듭니다 ㅎㅎㅎ

크아. 크리스마스이브를 칸쿤에서! +_+ 전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를 파리에서 보냈죠. 그날이 리턴날이라 편하게 즐기진 못했답니다. 그나저나 런던 파리 여행 어서 올려야하는데...

파리에서!!! 으으으으으 어떤 기분일까요- 크리스마스와 파리란!! :)
런던 파리 여행 느므느므 기대됩니다!! 오늘 김작가님 인천 차이나 타운 글 보고 월병 먹고 싶어졌어요^-^

하지만 전 월병을 못먹고 왔다는!! ㅋㅋ 저도 다음기회에^^;

오글거리는거 전혀 없는데요~!!!!
달달한 데이트. 맛잇는 음식. 장미꽃 결계...
그저 부럽기만 할 따름입니다 큭...

장미꽃 결계... 드라마 속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 상당히 부끄럽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 저는 기리나님이 타신 음향확장기 상품이 부러운데요?!

이제 칸쿤 현지인 같습니다.ㅋㅋㅋㅋㅋㅋ
칸쿤가게되면 쏭블리님 포스팅만봐도 준비끝나겠는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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