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gvely Tour: Cancun #15] 12월23일 + 칸쿤 여행을 갔던 진짜 이유
안녕하세요! 여행하는 피라미 쏭블리입니다. :)
@songvely Mar. 1. 2018.
3월의 첫 날, 후회가 밀려옵니다. 어제 벌여놓은 새로운 여행기 때문이에요. 칸쿤 여행기와 친구들과의 미서부 여행기를 같이 쓰다니 제가 생각해도 혼란스럽고 몰입이 안 되어서 말이죠. 😰
그럴 의도는 없었는데 칸쿤 여행기를 두 달 가까이 끌고 오다 보니 제가 자꾸 다른 곳 이야기가 쓰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더 오래 걸린 것 같기도 합니다.) 칸쿤은 지금 생각해도 정말 환상적인 여행이었지만 역시 휴양지라서 글을 쓰고 보면 바다 보며 잘 먹고, 잘 놀았다 의 반복인 것 같아요.🏝
비슷한 주제로 진득하니 글을 쓰지 못하는 저는 이것 때문에 블로그에서도 시작만 하고 끝내지 못한 여행기가 수두룩입니다. (정석에서 집합만 풀던 습관이 여기서도...)
하지만 스팀잇에서만큼은 꼭! 꼭! 다녀온 여행들을 차근 차근 블록체인에 새겨나가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런 의미로 오늘은 칸쿤 포스팅을 합니다. 앞으로 남은 서너 편의 칸쿤 포스팅 역시 별 거 없습니다. 역시 잘 먹고 잘 놀았던 이야기입니다. 🐶 다 그러자고 사는 것 아니겠어요. :-)
칸쿤을 찾았던 그 해,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두고 엑설런스 플라야 무헤레스 리조트에 도착했습니다. 방에 짐을 풀고 햇님군과 함께 로비로 내려왔습니다. 크리스마스 장식과 벽면의 초록 덩쿨이 혼재하는 남미 특유의 연말 분위기가 가득했죠. 🎄
따뜻한 느낌의 대리석 플로어를 본 건 그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호텔은 어딜 가나 따뜻한 분위기를 품고 있었어요. 멕시코의 뜨거운 햇살이 속속들이 닿아 있는 느낌이랄까요.
밖에 나오자 쨍한 햇빛이 쏟아졌습니다. 몸 전체가 태양광 전지가 된 것처럼 빛을 받을수록 에너지가 차오르는 느낌이었어요. 한국의 햇살도 참 아름답지만 요즘 들어 서울에서는 미세먼지 때문에 마음 놓고 광합성 하기가 힘들어져서 안타깝습니다.
어디에나 있던 이구아나.🦎 뒷다리를 쫙 벌리고 길고 멋진 꼬리를 흔들거리며 걸어다닙니다. 하지만 저희는 이 녀석을 잡아먹어버릴만큼 배가 고팠기에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첫 식사는 멕시코에 왔으니 일단 쿠스쿠스와 또르띠아를 얹은 간단한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라임을 더한 차가운 맥주 한 잔과 과카몰을 곁들인 나초는 멕시코에서는 언제나 필수 옵션입니다.
식사 중 보이는 풍경에 그다지 물을 좋아하지 않는 저도 빨리 퐁당거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햇살 아래 여유롭게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니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식사 후 햇님군과 함께 리조트 곳곳을 누볐습니다. 다양한 모양과 깊이의 수영장이 있었고, 어딜 가도 선베드와 그늘, 카바나가 있었죠. 저는 저 때까지만 해도 악마의 열매라도 먹은 듯 완전히 수영을 할 줄 몰랐기 때문에 수영장보다는 칵테일이나 마시며 한껏 기댄 채 책을 읽을 명당 자리를 찾는데 바빴습니다. 🏖
역시 제가 찾던 명당은 바다가 보이는 곳이었어요. 발가락 사이로 모래가 간질간질했습니다. 깨끗하고 보송보송한 선베드에서는 잘 마른 구름 냄새가 나는 듯 했습니다.
데낄라 선라이즈를 백 잔째 마시는 중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
방에 놓여 있던 안내문을 읽어봅니다. 매일 저녁 방에 놓여있던 저 종이에는 다양한 정보가 적혀 있었습니다. (매일 날씨와 그 날의 행사 및 스파 정보, 식당과 바의 일정 등)
호텔 곳곳에 행사 시간표가 게시되어 있기도 합니다.
리조트에는 테니스 코트와 도서관, 피트니스 센터, 전시관, 골프 필드 등이 있고, 세일링, 윈드서핑, 카약, 스노클링, 스쿠버 다이빙 레슨 등이 무료로 제공됩니다. 그 외에도 자전거 투어, 발리볼 게임, 요가 등 매일 다른 행사가 있었지만 저와 햇님군은 그냥 먹고 뒹굴거리기만 했습니다.
지중해, 일본, 중국, 랍스터 및 시푸드, 스테이크 및 그릴, 디저트 등 종류가 다양해서 좋기도 했지만, 선택장애가 있는 저희에겐 끼니마다 어디로 갈 지가 고민이 되기도 했던 식당들입니다. 인기가 많은 식당의 디너는 예약이 필요했습니다.
그 날 날씨는 21도, 구름이 살짝 낀 날씨였나 봅니다.
마침 후크 선장의 해적선이 바다를 지나갔습니다. (관상용으로 계속 지나다니는 배입니다. 잘 보면 인형이 매달려 있는데 조금 소름끼칩니다.)
그렇게 유유자적 하루를 보내고 날이 저물었습니다. 저녁 식사 때 사진이 없는 관계로 그 날 밤에 먹은 룸서비스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랍스터 먹느라 사진 따위...)
발가락으로 찍은 듯 하지만 손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저녁 먹고 햇님군과 분위기 좀 잡겠다며 야외로 나갔습니다. 덥지 않은 선선한 날씨 속에서 다들 여유롭게 칸쿤의 밤을 즐깁니다.
많이 어두웠던 터라 흔들거리는 사진이지만 그 날 밤 흔들 흔들 출렁이던 제 기분같습니다. 이 여행은 결혼기념일과 제 서른번째 생일, 크리스마스 등등을 한 번에 기념하자는 핑계로 떠났지만 사실 제 마음 속 가장 큰 명분은 제 생일이었습니다. 당시 서른 살이 된다는 것에 굉장한 부담을 느끼던 저는 저의 서른번째 해를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화려하게 보내고 싶었거든요. 초라한 기분이 들 새가 없도록 말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고작 서른살 가지고?’ 싶은 마음입니다. :o
하지만 인생은 누구나 처음이기에 저는 서른살이 넘어가면 마지막 잎새의 나뭇잎이 뚝 하고 떨어지듯 큰 변화가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시의 내용과는 무관하게 최영미 시인의 “서른, 잔치는 끝났다.” 라는 시집 제목이 스물 아홉의 제게는 바꿀 수 없는 예언처럼 느껴졌습니다.
무려 크리스마스 시즌에 멕시코의 럭셔리한 호텔에서 색다른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었던 건 29살의 제가 부린 허영이었고, 자기 위안이었습니다. 다행인 것은 ’나쁜’ 여행이란 없다는 것입니다. 어찌 되었든 욕심과 불안감에 시작한 여행마저도 지금 저에겐 큰 추억과 경험이 되어 남았으니까요.
그리고 제가 그렇게 두려워했던 서른살로부터 멀어질수록 그 때의 내가 참 어렸고, 소중했구나 느끼게 됩니다. 앞으로 더 나이가 들면 지금의 저도 ‘한참 어릴 때다’ 라고 생각할 지 모릅니다. 그러니 지금 나는 나의 인생에서 가장 젊은 순간임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캐롤 대신 하바나 풍의 음악에 맞춰 크리스마스 이브로 넘어가는 밤. 저와 햇님군은 그날 밤 꽤 오랫동안 음악을 들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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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쿤이 이리 멋진곳이 군요~
해변 사진 정말 너무 좋네요~
사진만 봐도 힐링 되는거 같아요~^^
사진보고 힐링하고 갑니다 스트레스가 풀리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 저도 포스팅하며 힐링했어요-
칸쿤 여행은 쏭블리님이 스스로에게 준 선물이었군요^^
그 어느 여행보다도 소중한 여행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저도, 더 늦기전에 저에게 선물을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ㅋ
와... 사진을 잘 찍으시는건가요?
사진 색감들이 너무 조하요 !!
좋은 글들이 많아서 팔로워 하고 가요 !
괜찮으시면 맞팔 부탁드려요 ㅎ
행복한 저녁 되세요 :)
정말 평화로운 곳인 것 같아요.
바다도 참 예쁘고, 맛있는 음식들도 정말 많아요.
여행은 잠시 휴식도 줄 수 있고, 마음도 평온해지는 것 같아요.
멋진 여행기 잘 봤어요!^^
쏭블리님 이벤트 당첨되셨어요!!!!
잭스페로우가 타고잇을것같네요!
저는 이제 서른인데~ 기념하기 위해 무얼 해야할까요~? 그냥 스팀잇이나 열심히 하며 대리 여행을 떠나가야겠어요~ ㅋㅋㅋ 잘 봤습니다:)
헉 사진 대박이에요!! 어떻게 저렇게 파랑파랑하죠!! 우와~ 쏭블리님 사진보니깐 너무 가보고 싶어졌어요!! >,.<b
하늘과 구름이 정말 이쁘네요
👨 송블리님 여행기와 다른 글을 보면 칸쿤에서의 시간이 정말 뜻깊었네요.
소중한 추억 나눔 잘 받았습니다. ^^ 다음편도 기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