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독일신 21 - 바보야! 문제는 불평등이야.

in #kr5 years ago (edited)

일독일신(日讀日新)은 하루에 하나씩 좋은 텍스트를 읽으며 자신을 갱신하다는 뜻입니다. 그냥 제가 만든 단어입니다. 스팀잇 kr 커뮤니티에 제 나름대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만든 코너입니다. 교양이 될만한 글, 삶에 울림이 있는 글, 깨달음이 있는 글을 소개합니다.

정말 오랫동안 회자되는 구호죠.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는 1992년 클린턴이 첫 선거에 나설 때 썼던 선거 슬로건이었습니다. 아주 효과적인 슬로건이었죠. 하지만 이젠 선거구호를 바꿀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바보야! 문제는 불평등이야!(It's the inequality! stupid)라고 말이죠.

우리 사회에서 성장과 분배는 오랫동안 양자택일의 문제였습니다. '아직은 분배보다 성장에 힘써야 한다', '파이를 더 키워야 나눠 먹을 것도 많아진다'는 논리가 산업화 시대를 지배했고, 그 여운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 논리의 기저엔 '분배는 성장에 방해가 된다'는 시각이 담겨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하지만 불평등 문제에 오래 천착한 이강국 리쓰메이칸 경제학부 교수는 그동안 축적된 연구들에서 근거들을 제시하며 이미 경제학계에선 '불평등이 성장을 방해한다'는 논리가 상식이 되었다고 주장합니다. 그가 직접 분석한 실증데이터로도 소득불평등, 세대간 소득탄력성(부모의 소득이 자녀의 소득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을 측정하는 지표로 기회의 불평등 수준을 보여줌)이 큰 사회는 특허나 생산성 수준으로 측정되는 혁신의 수준이 낮았습니다. 쉽게 말해 불평등이 혁신과 성장에 방해가 된다는 의미죠.

이강국 교수는 현실의 문제를 진단하며 국가가 '재분배'에 강하게 나서는 것이 불평등 개선 뿐 아니라 경제성장에도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전보다 강한 수준의 '적극적 재분배'를 정부의 새로운 역할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칼럼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IDEA2050 - 경제성장을 원한다면 불평등부터 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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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일독일신
01 - 지역연구의 좋은 본보기인 시사인의 '대림' 르포
02 - 스카이캐슬을 다룬 텍스트 중 단연 으뜸
03 - 5.18 망언을 준엄하게 꾸짖는 조선일보 칼럼
04 - 당당한 어리석음은 부끄러움을 모른다
05 - 묘하게 위로가 되는 글, 정희진의 '오늘 부는 바람'
06 - 우리 사회가 지향할 만한 새로운 시민의 상 : 자유와 안정, 영향력
07 - 자동차 산업을 꿰뚫는 압축적인 글
08 - 엘리트가 아닌 중산층 모델이 붕괴했다. 그 다음은?
09 - 디지털 격차와 플랫폼 노동
10 - 21세기 석유도 소수가 독점하게 놔둘 것인가
11 - 주진형의 '멘토는 없다'와 선우정의 '칼퇴근 판사'
12 - 류현진이 잘 던지는 비결
13 - 세상을 바꾼다는 엘리트들의 속임수
14 - 대학생이 고금리 학자금 대출을 받았던 이유
15 - 생각한대로 사는 모습을 보여준 칼럼
16 - 국회의 예산심의 관행을 바꾸자
17 - 그 디테일이 괜찮냐며 모멸의 미학화를 비판하다
18 - 새로운 콘텐츠 트렌드, 신데렐라는 없다
19 - 방송작가, 배달노동자는 왜 보호받지 못하는가
20 - 철학 없이 빌바오를 베끼려는 지자체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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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판을 벌이다? 라도 맨션

벌일 라(羅), 칼 도(刀) 칼판을 벌이다? 안녕하세요. @june0620 입니다. 며칠전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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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훑어봤는데, 좋은 글인 것 같습니다. 나중에 정독해봐야겠습니다. 하지망 이런 기사는 자기 의견에 맞는 연구결과만 정리해 놓아서 비판적으로 볼 필요도 있는 것 같습니다.
낙수효과가 허구였고 결국 빈부격차를 벌린, 가진 자들을 위한 것이었음이 밝혀졌음에도 아직 파이를 키우고 나중에 분배하면 된다는 생각을 많이들 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복지에 대해서는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공짜만 바란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직 변화는 요원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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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지적입니다. 그간 성장과 분배에 있어선, 근거보단 목소리의 크기만 우세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낙수효과는 실증연구조차 없었는데도 그저 "대기업이 많이 벌면 그 돈이 중소기업과 자영업까지 흐릅니다"는 약점이 많은 주장으로 국가 정책이 되었었죠. 저는 재분배가 꼭 '성장정책'이 아니어도 의미있다고 보는 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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