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독일신 04 - 당당한 어리석음은 부끄러움을 모른다

in #kr6 years ago (edited)

저는 스카이캐슬에서 정말 불편했던 장면이 한서진(염정아역)의 부친이 선지 팔던 술주정뱅이란 사실이 알려진 뒤 이웃 주민들이 낄낄대며 고소해하던 모습이었습니다.

선지를 파는 가게, 다시 말해 정육점을 운영하는 이들에 대한 엄청난 모욕이라고 여겨졌고, 그 뿐만이 아니라 몇몇 특정 직업을 제외하면 그들이 저리 깔보고 우습게 봐도 되는건가라는 황당함을 느꼈습니다. 아니, 어떻게 배웠다는 의사, 변호사가 자영업을 하는 사람을 저렇게 인식하다니. 무슨 신분제 사회도 아니고..

그 드라마의 도입부에 나오는 차민혁이란 로스쿨 교수가 진행하는 독서모임에서 리차드 도킨슨의 '이기적 유전자'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부분도 황당하긴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극적 효과를 위해 일부러 바보 같은 감상평을 말하는 것이겠지만.. 어쩌면 배웠다는 사람들의 인식수준이 저 정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최근 서울대 도서관장이란 사회학과 교수가 쓴 칼럼을 보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죠. 또 저는 똑똑하다는 양반들이 저지르는 어리석음도 많이 목도하는 직업이기도 했습니다.

역사에 남을 칼럼(조선일보) - 도서관 난방 중단… 응급실 폐쇄와 무엇이 다른가(서이종 서울대 중앙도서관장,사회학과 교수)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도 듭니다. 배웠다는 인간들이 보이는 어리석음이 때론 이유가 있다는 그런 생각요. 왜냐면 그런 어리석음이 지지를 받기 때문입니다. 저런 칼럼이 버젓이 영향력 있는 매체에 실리고, 트럼프나 극우 정치인들이 보이는 당당한 혐오가 정치적 자산이 되는 상황을 보면요.

이런 여러 복잡한 생각을 하던 중에 이성적으로도 감성적으로도 제 마음에 와 닿는 텍스트를 발견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스스로도 되돌아보고, 또 위로도 받았습니다.

[세상 읽기] 당당한 어리석음은 부끄러움을 모른다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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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였습니다.

글 잘 봤습니다. 저자인 이상헌씨는 글 정말 잘 쓰시네요!

네 이전부터 눈여겨 본 필자입니다. '우린 조금 불편해져야 한다'는 책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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