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 사랑, 집착, 욕구, 다시 집착을 때어낸 욕구 그리고 다시 사랑과 아름다움으로

in #dclick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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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해한 바로는 모든 종교에서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사람은 사랑하기 위해서 태어났다”라는 것이다. 다시말해서 사랑-받기 위함이 아니라 사랑-주기 위함이다. 그리고 사람 저마다의 사랑표현은 살아가는 동안 그에 대한 이해에 근거한 행위에 따라서 옷을 갈아입듯이 변해간다. 나이, 성별, 여건에 따라서 사랑에 대한 느낌의 색깔과 행위 표현은 천양지차일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도 많은 뜻을 가진 사랑에 대하여 양파껍질을 까고 또 까듯하여 최종적으로 남게 되는 의미의 본질은 무엇일까?

타자에 대한 이해가 아닐까? 분명히 적의는 아닐 것이다. 호의? 좋은 의도?

생각해 보건데, 사랑이라는 단어에 덧붙여진 저마다의 의미-딱지들을 때어 내다가 마지막으로 남는 공유되는 것이 있다면 아마도 그것은 동성이든 이성이든 타자의 마음을 진심을 다해서 알아주고 이해해 주는 것일 꺼다. 관용/너그러움이라고 표현해도 될까?


Cigarettes After Sex - Truly (Lyrics)


덧1. 요즈음 이 아티스트의 노래가 귀에 착착 감겨 즐겨듣는다. 그룹이름부터가 확 다가온다. 가사내용도 보이스도 촉촉하다못해 끈적거린다(집착).

Truly, know that you really don't need to be in love to make love to me


한창 젊고 빨간색을 상징하는 정열이 남아있을 때까지는, 다시 말해서 암컷과 수컷들의 신체적 호르몬 분비반응에 즐겁도록 충실한 도착적 몸과 마음의 복합 감성타기 놀음을 마음껏 즐겨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경험하지 못하면 미련이 남기 때문일터이다. 실컷 탐닉하다보면 ‘어느 순간에 내가 뭐하나?’ 하는 생각도 들기 마련이다. 아니면 더 강한 임팩트를 찾아 탐닉의 심화과정을 거치기도 할 것이다.

이것이 거쳐가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러한 순간의 단짠한 마음은 오래가지 못한다. 육체적 탐닉과 소유하려는 마음은 금세 식상해지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또 무엇인가 헛헛하여 또다시 갈구하기도 한다. 육체적 탐닉과 쾌락은 분명히 끊을 수 없는 담배나 술처럼 중독성이 있다. 그리고 보다 강력한 탐닉의 대상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또한 내꺼가 되고 나면 남의 떡을 찾기도 한다. (그러나 사람과의 관계는 영원히 내꺼가 될 수 없다. 착각일 뿐이다) ‘바로 행동하느냐? 아니면 억누르느냐?’의 문제이지 이런 마음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대상에 대한 갈망은 만족을 모르기 때문이다. 영원히 배가 고픈 아귀같이 말이다. 기억이 정확한지 모르겠지만, 윤회에서 업을 받아 다시 환생되는 과보로 아귀 혹은 축생이 된다는 것이 실제로 있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다양한 심리상태의 비유라고 표현하는 불교심리학자도 있다. 붓다의 심리학 - 명상의 정신치료적 적용


덧2. 불교에서는 이러한 아주 강한 성적탐닉의 에너지를 순화하여 번뇌(탐욕, 분노, 어리석음)의 소멸로 직접 인도하는 탄트라 수행체계가 확립되어 있다. 그러나 이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탐닉에 빠져들어 색마가 되곤 한다. 위험하지만 너무나 자극적인 그리고 너무나 호기심 불러일으키는.... 그이름 탄트라(Tan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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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inted by Alex Grey

육체적 사랑이라는 Sex 행위 혹은 소유욕에 근거한 사랑은 분명히 집착과 탐닉의 일종일 것이다. 그리고 그 마음은 쉽게 무너진다. 이것을 무상(無常)하다고 표현한다. 사실은 마음만 변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아직까지도 변화라는 법칙에서 벗어나는 것은 어느 하나도 찾아보지 못한 것 같다. 그러나 변한다는 사실 그 자체는 불변이긴 하다.

인간의 육체가 영원하지 않고 성장기를 넘어 쇠퇴기의 나이에 접어들면 신체적 분해모드로 전환되기 때문에 붙잡으려는 속성은 더욱 강해지게 마련이다. 성장기때와 달리 재생의 속도보다 노화의 속도가 더욱 가속화된다. 고루한 고집이 되어버리곤 한다. 애정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집착심과 사랑이 혼돈되는 경우가 많다. 잘 살펴보아야 한다.

타자에 대한 이해가 사랑의 최소한의 본질이라면 그 마음이 집착심인지 사랑인지를 차분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간혹 사랑과 집착에 대한 분별을 정확하게 못하기 때문에 관계가 끝나버리곤 한다. 때로는 의무감으로 참고 견디기도 한다. 그런 사람은 아마도 무쟈게 힘들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집착심에 대한 포기도 빠르게 연습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그것이 어쩌면 종교에서 강조하는 관용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진정한 사랑-주기의 시작으로 접어드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


Keep On Loving You의 집착 & 탐닉버전



Keep On Loving You - Cigarettes After Sex

문득 이런 생각도 든다. 집착심은 사랑의 촉매이다. 촉매라는 것은 관계를 시작하게 하는 활성화(activation) 도구일 뿐이지 여기서 관계를 지속되게 하는 동력은 아니다. 붙들면 붙들수록 피곤해진다.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 본다면 살아있다는 증거인 생명은 분해됨의 반대이다. 무생물은 변화가 없다.

아니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우리가 느끼는 변화감보다 아주 느리기 때문에 무생물에게 있어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변화는 지각할 수 없다. 변화 즉, 무너짐은 모든 것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엔트로피 즉, 무질서도가 증가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자연스런 우주적 법칙이라면 생명은 이를 거스른다.

다시 말해서 생명, 살아있다고 하는 과정은 자연스러운 무질서, 분해의 방향성을 거슬러 무언가 질서를 잡아가는 것인데 그것은 다르게 표현하자면 응집력일테고 인간의 감정으로 표현하자면 집착심일 것이다. 집착심이 있기 때문에 질서도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다시 말하면 살아있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어찌 보면 집착심은 삶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꿀을 발라놓은 예리한 칼과 같다. 주의하면서 핥아야지 정신 줄을 놓치면 강하게 베인다. 달달함의 히로뽕에 도취되어 집착의 덫에 빠지면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기마련이다. 자기도 모르게...

그렇기때문에 집착심은 촉매이지 지속하는 동인은 되지 못한다. 여기서 잠깐 집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집착도 본질이라면 더 분해되어 들어갈 수 있는 감정의 요소는 무엇일까?

아마도 의도라고 표현되는 욕구일 것이다. 욕구의 이기적 측면을 집착심이라고 표현해도 될 것 같다. 남방 상좌불교의 팔리어에는 의욕/욕구/의지를 chanda라고 표현하는데 탐욕을 chanda-raga라고 하여 여기에 raga라는 별개의 단어를 덧붙였다. 이를 갈애(tanha)라고도 표현한다. 심하게 갈구하는 것이다. 이렇게 의욕/의도(chanda)에 raga라는 군더더기를 덧붙여서 집착심이라는 단어가 생겨난 것이다.

그렇다면 집착심은 본질적인 요소가 아니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chanda와 raga의 합성어이기 때문이다. 불교에서는 우리가 고통을 느끼는 근본적인 원인이 집착심에 있다고 보는데 이 집착심조차도 근본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을 떼어버리는 훈련을 위해서 다양한 수행방법들이 발전되어왔다. 실재로 이를 떼어낸 분들을 성자라고 부른다.

몸을 가진 인간의 물리적 신체는 나이가 들면서 무질서도의 증가(분해)로 향해 가는데 마음은 그것을 인정하기 싫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집착심이 더욱 증가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무질서가 증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방향인데 정작 자연스러운 경관을 본다면 아주 아름답다. 좀 이상하지 않은가? 자연이 자연스런 무질서의 방향과 역행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자연스러움에 다른 무언가가 있다. 무질서 속의 질서, 이를 아름다운 패턴이라고 표현한다면 어떨까?

이것이 집착과 사랑의 차이점인 듯싶다. 집착은 인위적이다. 그리고 이기적이다. 만들어진 질서이다. 그런데 자연 경관 그리고 생명체는 아름답다. 그런데 질서도 잡혀있다.

의도된 아름다운 질서



그렇다면 사랑은 집착과 비슷한 듯 다른 무언가일 것이다. 집착심을 때어낸 의욕/욕구라고 표현해도 될 것 같다. 이것은 이기적이지 않고 오히려 타자로 향하는 이타적 욕구/의욕이라고 표현해도 될 것 같다. 그것이 바로 사랑이 아닐까?

아름다움은 사랑의 또 다른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노자는 무위자연이라고 표현했고 석가모니는 번뇌라고 표현되는 탐욕, 성냄, 어리석음의 근본 원인은 집착심에 있으니 그것을 우선적으로 버리라고 했다. 영성적 종교에서는 실천적 지침으로 자비심이라는 이타적 의도로 ‘나의 욕구를 안으로 붙잡아 나감’이 아니고 놓아버리면서 밖으로 향하라고 가르친다.

그렇다면 결론이 내려졌다. 이기적이지 않은 것에 집착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어라? 집착심을 버리려고 하는 마음에 집착심을 가지는 것이 집착심이 아닌가?

아니다. 이기적인 욕구를 때어낸 의도이다. 앞에서 표현한 chanda-raga에서 raga를 분리해 냈다. 그렇다면 무엇인가? 방향은 나로 향하지 않고 밖으로 향한다. 이때 표현하는 것은 아마도 집착심이 아니라 ‘바른 의도’일 것이다. 그리고 적극적이고 이타적인 바른 의도를 사랑이라고 정의하자. 따라서 집착심 수준의 사랑에서 숭고한 사랑으로 의미의 버전-업이 되었다. 그래서 종교에서는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다고 하나보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나는 사랑하고 싶다.


Keep On Loving You의 Original Version



Keep on Loving You · REO Speedwagon


잡기[雜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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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참 묘한 그 무엇입니다.

디클릭은 사랑입니다. ㅎㅎ

이해와 관용 ...사랑의 또다른 이름임에 틀림없나봐요.ㅎㅎ
종교인들이 말하는 신이 사랑이라면
이 존재계에는 사랑으로 가득찼을 거예요~^^
요즘 다시 느끼지만
모든 고통은 관념의 산물인거 같다는...ㅠ

동의합니다. 집착은 초반의 촉매제로 활용되어야 하고 중반부 부터는 서로에대한 신용이 절대적으로 중요한것 같습니다.

요즘같은 날씨에 어울리는 글과 음악..
둘다 너무 좋습니다ㅎ
디클릭 가즈아!

사랑받는 것도 사랑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네요.
사랑이라는 것이 상호관계가 중요해서 그런 듯합니다.

캬!!! REO Speedwagon 의 Keep on Loving You!!!
진짜 오랫만에 듣네요! 명곡이죠 ㅎㅎ.
미국 라디오에서 당시에 엄청 틀어줬었죠. 추억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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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감과 리의 합이 되어야 한다고 보는, 음양쌍수파 흐름도 있더군요~~

첫번째 노래 정말 끈적끈적 달라붙네요.^^ 매력적인 보이스입니다.

사랑하는 마음은 어떤것보다 따뜻한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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