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 불교 논사들이 말한 '무위(無爲)/행위없는 행위'의 마음보기/아비담마 길라잡이의 한꼭지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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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 상좌부 불교의 교과서인 아비담마(Abhidhamma)라는 논서가 있다. 불교 명상 위빳사나(觀/Vipassana)의 이론서이다. 그냥 읽기에는 아주 드라이하다. 인간 마음의 지도에 대한 해설서이다. Peter라는한 인간이 대상과 접할때 한순간에 일어나는 심리작용(감정, 인식)을 모조리 색인화(Inedex)하였다. 이렇게까지하는 이유는 무얼까? 바로 인간이기에 겪어야하는 번뇌(탐욕, 성냄, 어리석음, 자만심, 사견)의 속박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제시해 주기때문이다. 방법을 알아야 그 번뇌에서 벗어나는 해탈을 이룰수 있다는 것이다. 해탈이라는 특정한 장소로 가는 것이 아니라 가 사는 그 자리가 해탈처가 되는 것이다. 내가 선 이자리가 바로 천국이고 열반이고 유토피아이다. [雜記] 열반, 해탈, 천국에 대한 단상 그리고 그 방법은 바로 라는 Peter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바로보는 것이 그 시작이다.


Peter라는 인간이 일상생활에서건 마약을 하여 뽕을 맞았건 깊은 명상 수행으로 깊은 상태체험을 했건 경험할수 있는 최대한의 마음의 종류는 총 89가지(좀더 넓게 세분화한다면 121가지; 성인의 경지에서 이룰수 있는 마음)이다. 욕계마음54가지(우리가 경험하는 지금의 세상), 색계/무색계/출세간마음(45가지 혹은 67가지)이다. 색계이상의 마음은 수행자들이 명상상태에서 경험하는 마음이니 우리같은 일반 나부랭이들의 생활속에서는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꿈에서라면 모를까?


성자들의 '무위(無爲)/행위없는 행위'의 마음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성자라고 표현하는 그분들 예를 들어 예수, 석가모니, 공자, 소크라테스 등은 지금 우리가 경험할수 없다. 단지 문자로 기록된 서적을 통해 추측할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들의 마음, 즉 무위(無爲)의 마음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우리가 사는 욕계세상의 마음 54가지중 8가지의 욕계 유익한 마음이 있다.

(1) 기쁨이 함께하고, 지혜가 있고, 자극 받지 않은 마음 하나
(2) 기쁨이 함께하고, 지혜가 있고, 자극 받은 마음 하나
(3) 기쁨이 함께하고, 지혜없고, 자극 받지 않은 마음 하나
(4) 기쁨이 함께하고, 지혜없고, 자극 받은 마음 하나
(5) 평온이 함께하고, 지혜가 있고, 자극 받지 않은 마음 하나
(6) 평온이 함께하고, 지혜가 있고, 자극 받은 마음 하나
(7) 평온이 함께하고, 지혜없고, 자극 받지 않은 마음 하나
(8) 평온이 함께하고, 지혜없고, 자극 받은 마음 하나

즉, 우리가 하는 선한(유익한) 행위의 의도 속에는 지혜, 기쁨, 자극의 이 세가지 요소가 있고/없음에 따라서 8가지 의도들이 숨어 있는 셈이다. 그러나, 성인들의 의도 속에는 이러한 8가지 마음이 작용만 하는 마음이다. 즉, 흔적이 없다는 것이다. 다시말해서 이렇게 8가지 종류의 마음이 의도가 없는 의도라는 것이다.

오, 다난자여. 집착 없이 행동하면 요가에 굳게 서고 성공과 실패에 마음 고요할지어다. 마음의 고요함이 요가이다. [바가바드 기타 제2장 48]

집착심이 있다는 것은 마음속에 뭔가 걸리는 것이 있는 것이다. 참고로 해로운 집착심때문에 번뇌가 있는 우리의 행동속에 숨어 있는 의도는 모두 12가지이다. 물론 선한 집착심도 있기는 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성자의 마음 즉 무위의 마음은 분명히 아닌 것 같다. 무언가 내가 이익을 얻으려고 하기 때문일 것이다. 성인에게는 무언가 얻으려고하는 흔적조차 없기때문에 작용만 하는 마음이다. 마치 기계와 같이,

  • 탐욕에 뿌리박은 마음 8가지(기쁨/사견/자극의 있고없음)
  • 성냄에 뿌리 박은 마음 2가지(불만족(분노)/자극의 있고 없음)
  • 어리석음에 뿌리박은 마음 2가지(의심, 들뜸의 있고 없음)

결론지어 말한다면 우리가 하는 모든 행위의 선하거나 불선한 의도에는 총 20가지(선한의도 8가지+ 해로운 의도12가지)가 있는 셈이다. 그리고 무위(無爲)의 행위에는 의도란 것 자체가 의미없다. 작용만 하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의도 속에 살아가면서 인위에서 무위로 가는 훈련을 하자는 것이다. 집착심이 없는 행위를 지향하다보면 언젠가는 무위가 이뤄질수도 있겠지.


아,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까 성인들은 나쁜 짓도 한다고 하는 이상한 놈들도 있다. 그런데 그 나쁜 짓이 의도가 없는 의도라면 괜찮다는 것이다. 즉 8가지가 아니라 20가지도 될수 있다는 것이다. 즉, 그들의 탐욕은 탐욕이 아닌 이름만 탐욕이고 화냄은 화냄이 아닌 이름만 화냄이라는 것이다.

이런 염병할 것들!

이렇게 곡학아세(曲學阿世)하면 안된다. 아비담마 논서에서는 이런일을 대비해서 유익한 마음8가지와 해로운 마음 12가지로 확실히 구분지었나보다.

  • 기억해야할 것, 우리가 하는 선한의도 속에는 불선한 의도가 숨어있을수 있다는 것, 즉 집착심에 근거한 번뇌가 무의식속에 또아리를 틀고 있다는 것을 알고나 가자. 그래서 전통 남방상좌부의 불교 교재 이름이 청정도론(淸淨道論/번뇌를 없애 깨끗한 청정심으로 가는 길을 논하다)인가 보다.

아비담마 길라집이1
아비담마 길라집이2
체계적으로 배우는 붓다아비담마


스팀잇때문에 맛이 나갔나보다. 본래 블로그를 만들려고 계획하던 차에 지인에게서 스팀잇얘기를 들어 가입한지 두달가량이 되었다. 블로그를 시작하고자 했던 목적은 사실 소통이라기보다는 그간 공부하고 있는 내용들을 정리해서 남겨두자는 것이었는데 본말이 전도되어버렸다. 블로그를 결심한 계기는 그놈의 랜섬웨어때문에 그간 정리하였던 자료들이 깡그리 날라가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터넷상에 저장해두면 안전하지 않겠는가? 라는 생각으로 나만의 블로그를 계획하고 있었다. 그런데 스팀잇을 시작하고 그놈의 보팅과 소통이라는 미끼때문에 스팀에 돈까지 투자하고 나름 내가 좋아하는 공부는 커녕 스팀잇 죽돌이가 되어가고 있는 내가 보인다. 솔직히 말하자면 소통과 보팅은 미끼이고 10년동안 독수공방콕 홀로 공부하던차에 숨켜두었던 외로움이 뿜어져 나왔나 보다. 홀로 즐기는 유자(遊者)적 삶을 동경하였고 그렇게 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남이 날 알아주기를 위한 몸부림이 되어가는 내가 보여진다. 가식적인 사람을 제일 경멸하였지만 사실 나도 도낀개낀 가식적이긴 하다. 이세상에 독존이란 없는 법, 관계를 떠난 는 존재하지 않지. 그러니까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이자.

그리고 한편으로는 내심 기대해본다.

子曰 學而時習之면 不亦說乎아有朋이 自遠方來면 不亦樂乎아 人不知而不溫이면 不亦君子乎아
공자께서 말씀 하셨다. 배우고 꾸준히 익히면 이또한 기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같은 관심을 갖은 도반들이 있어 멀리서도 와서 함께 참여하면 또한 기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왜이리 몰라줄까?' 화내지 않으면 이게 바로 군자가 아니겠습니까? -논어 학이편(論語 學而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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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가 소스코드를 읽는 건 반칙입니다. 검이 손에 들렸으니 저는 마법사 캐릭에 충실할 뿐입니다. 윤회의 수레바퀴가 고달프다 한들 놀이동산에 왔으면 롤러코스터 타고 놀아야지 폐장시간만 기다리고 있어야 되겠습니까. ㅎㅎ 정반석님 댓글에 답글 달려고 들어갔더니 지워져 있어서 여기다 남깁니다. 괜찮습니다. ㅎㅎ

히히. 그러게요. 길게 글을 올려놓고 자기전에 다시 보았는데 술도 안마셨는데 뻘짓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즈음 제가 여러모로 도거(掉擧)상태에 있나봅니다. 제 사주상에 좌하가 진토(辰土)인데 올해가 무술(戊戌)년이라서 그런지 辰戌 土沖이 일어나서 마구 충동질하나 봅니다.(명리학적인 용어를 이용했습니다.) 마법사님께서는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보실거라고 믿고요. 아무튼 스팀잇때문에 여러모로 재밌기도 하지만 자꾸 집착의 심연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아직 내성이 부족한가 봅니다. 마법사님 혹시 저에게 마법이라도 휘리릭~!

ps. 지나왔던 댓글들을 제가 살펴보니까 낯뜨겁고 점점 가벼워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반성도 되고 다시 도로 진중모드로 접근하려고 합니다. 놀아도 저답게 놀아야지 뱁새가 황새쫓다가 가랑이는 찢지 말아야죠.ㅎㅎ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글 중에 나에게 해당하는 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비밀로 하겠습니다 ㅎㅎ
더 많은 수행이 필요 합니다.
감사합니다^^

길냥이 돌보시는 것도 큰 수행이지요. ^^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요즘 들어 다시 느끼고 있습니다. 아비담마.. 해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더군다나 최근 다시 불교의 가르침에 관심이 깊이 가고 무엇보다 운명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깊은 생각의 계기가 마련되어 운명 공부에 발을 디디고 있습니다. 베드로님의 글이 참 도움이 많이 됩니다.

제가 한달전에 썼던 포스트인데요. 오렌지코치님께 혹시 참고가 되시길.... 저는 운명을 벗어나는 길이 어렵지만 우리가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이 바뀌었지요. 카르마에 창조성을 덧붙이는 게임이지요.

[카르마와 창조성] 들어가며 (부제: 운명학에 대한 견해/운명은 宿命일뿐인가? 改運인가?)

네 이 포스팅도 읽었습니다! 운명에 대한 앞으로의 베드로님의 해석이 궁금해졌습니다!!

공부는 커녕 스팀잇 죽돌이가 되어가고 있는 내가 보인다 덕분에 저는 공부 많이 되고 있습니다.^^

아이고... 제가 개털도사님보다 수행근기는 낮아요. 저는 잔대가리만 굴러가는 겁니다.

저도 원래 책을 많이 읽으면서 스팀에 글을 써서 시아를 넓히자는 생각으로 살았는데 요즘 주객전도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동지여~~

그대의 가즈아 깨알놀이 재밋삼

연애담 족쇄놀이도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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