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8] 스위치, 게임기에 대한 생각을 전환하다
저명한 시사 주간지 [타임]지는 매년 말 '부문별 10대 화제작'을 뽑아 발표를 한다. 2017년 타임지는 소형기기 부분에서 '닌텐도 스위치'를 1위로 선정했다. 애플의 아이폰 X도 경쟁작이었지만, "언제나 어디서나"라는 접근법이 이 기계를 대박(a true nockout)으로 만들었다고 묘사했다. 닌텐도 스위치는 2017년 3월에 출시된 하이브리드 게임기로, 거치형 가정용 게임기로 사용할 수 있으며 동시에 휴대용 게임기도 사용할 수가 있다. 스위치 독을 이용하면 고해상으로 TV나 대형 화면에 출력이 가능한 거치형 게임기로 사용가능하고, 스위치 콘솔은 이동 중에도 조이콘이라는 컨트롤러를 이용하여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휴대용 게임기가 된다. 기존의 게임기 시장은 가정용 게임기와 휴대용 게임기를 명확히 구분하고 있었다. 일부 TV 출력을 지원하는 휴대용 게임기가 존재하지만 가정용 게임기로 보기는 힘들고, 단순히 화면을 미러링해서 TV에 출력하는 부가 기능 정도라고 이해하면 된다. 닌텐도 스위치는 이런 개념이 아닌 휴대용 게임기와 가정용 게임기 두 영역을 모두 지원하는 본격적인 하이브리드 게임기이다.
닌텐도는 2017년말 1,486만대를 판매하며, 1개월만에 이전 가정용 게임기인 닌텐도 Wii U의 4년간 판매량 1,356만대를 가뿐히 넘어선다. 한 분기 매출이 6조 2천억원 가량 발생하면서 지난 해 같은 기간 보다 175.5%나 상승한다. 닌텐도 스위치는 닌텐도 Wii의 장점을 계승하면서 닌텐도 Wii U의 실패를 거울삼아 새로운 인터페이스 혁신을 이루었기에 가능했다. 스위치 개발의 초점은 가정용 고성능 게임기를 휴대하면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데 맞추어 졌다. Wii의 성공 요소인 모션 인식을 통한 체감형 게임기 요소와 Wii U 의 가정용 게임기와 모바일 게임기로의 융합 아이디어를 창의적으로 결합하는데 성공을 했다. 처음 닌텐도 스위치에 대해서 발표를 했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실패를 점치기도 했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4나 Xbox one 가정용 게임기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성능은 게이머에게 외면 될 것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또한 스마트폰의 성능이 좋아지고 스마트폰 게임이 주류로 떠오르는 시점에서 휴대용 게임기의 미래는 암울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또한 파격적인 분리형 컨트롤러와 다소 생소한 본체 결합형 시스템이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즉, 생소한 개념과 복잡한 인터페이스가 실패 요소로 동작할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다.
그러나 닌텐도 스위치는 다소 파격적이기는 하지만 사용자에게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함으로써 엄청난 성공을 거두게 된다. 모바일 CPU를 도입했기 때문에 다른 가정용 게임기에 비해서 성능이 뒤처질 것이라는 인식을 오히려 휴대용 게임기로써 가정용 게임기 수준의 성능을 제공하는 게임기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는 기존 휴대용 게임기들이 스마트폰의 급격한 발전에 따라서 스마트폰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어, 휴대용 게임기의 성능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라는 인식을 없애는 계기가 되어 스위치 구매력을 높여주게 된다. 또한 조이콘이라는 독특한 게임 컨트롤러 인터페이스를 통해서, 양 손에 들고 하거나 가정용 게임기 컨트롤러처럼 결합해서 사용할 수도 있으며, 스위치 콘솔에 결합하여 휴대용 게임기로 사용할 수 있다. 닌텐도 스위치는 앉아서도 또는 서서도 사용할 수 있고, 눕거나 지하철에서도 사용할 있게 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스마트폰 게임이 터치 인터페이스 기반으로 터치에 특화된 게임을 즐길 수는 있지만, 버튼 등이 화면 내에 위치해야 하므로 게임 자체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이에 비해서 닌텐도 스위치는 보다 넓은 화면과 조이콘 결합으로 방향 키와 다양한 버튼을 쉽게 조작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하여 스마트폰 게임에 비해서 보다 양질의 게임 경험을 제공해 준다. 스마트폰 게임이 화면의 제약으로 인해서 몇 개의 버튼만 이용해야 하는 반면에 스위치는 가정용 게임기처럼 많은 버튼을 사용할 수 있다. 닌텐도 스위치의 성공에는 게임기의 개념에 대한 재정립과 인터페이스 혁신 이외에도 닌텐도가 지닌 IP의 힘도 존재한다. 닌텐도가 보유하고 있는 슈퍼 마리오와 젤다의 전설 같은 게임이 스위치와 결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냈다.
2018년 1월 18일 닌텐도는 유튜브를 통해 닌텐도 스위치 확장 프로젝트 닌텐도 라보를 공개한다. 닌텐도라보는 영상 공개와 동시에 전세계 닌텐도 팬, 가정용 게임기 매니아, 학부로들이 손꼽아 기다리게 만든다. 닌텐도 스위치는 게임 진행이 되는 스크린(TV 출력용 독 또는 스위치 콘솔)과 조이콘을 통해 컨트롤러 인터페이스를 분리하여 사용이 가능하다. 라보는 이를 더욱 확장한 개념으로, 도면이 그려져 있는 골판지를 조립하여 피아노·낚싯대·오토바이 핸들 등을 닌텐도 스위치에 연결한다. 건반을 치면 소리가 나고, 낚싯대를 던지면 화면에 물고기가 보인다. 이 컨트롤러는 닌텐도 라보용 게임과 소프트웨어와 호환되면 사용자의 실제 동작을 게임 상의 동작과 일치 시킴으로써 실제와 가상을 연결하여 유사한 체험을 제공해주는 인터페이스이다. 낚시 게임을 예로 들면, 화면에 잡힌 물고기의 움직임이 낚시대에 내장된 조이콘의 진동을 통해서 낚시줄에 실제로 전달되면서 가상의 게임과 실제 골판지 라보를 인터페이스해준다. 이는 이제까지 없었던 새로운 게임을 시도하는 것이다. (특정 하나의 게임을 위한 전용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것들은 존재한다. 레이싱이라는가 전용 슈핑용 게임 등)
닌텐도 라보가 골판지라는 값싼 재료를 이용하여 가성비가 다른 회사에서 시도한 것에 비해 굉장히 높다. 소니나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정용 게임기에서 슈팅 게임을 하기 위해서 별도의 컨트롤러를 구매하면, 본체 비용의 20~30%에 이르는 추가 비용이 필요했다. 또한 자동차 레이싱을 위해서도 별도의 비용이 추가가 된다. 이렇게 구매한 컨트롤러도 하나의 장르에만 사용이 가능했다. 이에 비해서 닌텐도 라보는, 골판지를 인터페이스로 쓸 수 있는 상상력과 적합한 구성,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게임성만 있으면 된다. 닌텐도는 항상 써드파티가 부족하여 초기 성공을 지속적으로 이어가지 못하는 악순환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닌텐도 라보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데 성공을 했다. 닌텐도 라보는 게임뿐만 아니라 교육,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복되는 운동 치료를 지루해하는 사람이나 재활 치료 등에 게임성을 부여해서 재미라는 경험을 동시에 제공해 줄 수도 있고, 어린이용 스포츠나 음악 교육 등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골판지라는 재료가 생각보다 약한 재료라고 인식할 수도 있다. 실제로는 그리 약한 재료로 보기는 힘들지만 물에 약하기도 해서 내구성이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닌텐도 라보가 꼭 골판지만 사용해야 한다는 제약은 없다. 3D 프린터의 등장으로 이를 대체할 기술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닌텐도 라보가 성공할지 실패할 지 현재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닌텐도 뿐만 아니라 많은 서드 파티나 게임 이외에 참여자도 있어야 지속적인 성공이 가능하다. 닌텐도의 새로운 도전인 라보가 주장하는 모토인 '만들자! 즐기자! 발견하자!'를 넘어서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게임과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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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닌텐도의 역사는 반복된다
4장1.게임기 전쟁
4장2.닌텐도, 닌텐도 DS로 날아오르다
4장3.Wii의 등장
4장4.게임기로 운동을 하다
4장5.체감형 게임과 기타 히어로
4장6.프로젝트 나탈
4장7.포켓몬 고- 포켓몬 스팟을 찾아라
3장 아이팟은 정말 필요한 기기였을까?
3장1.아이리버의 성공과 실패
3장2.클릭 휠 – 돌리고 돌려라, 아니면 셔플
3장3.아이튠즈와 아이팟의 상관관계
3장4.나이키의 선택
3장5.아이팟의 동영상 기능과 커버플로우
3장6.아이팟 터치와 앱스토어
3장7.앱스토어 vs. 플레이스토어
2장 급격하게 몰락한 기업이나 기술의 공통점은 ? : 인터페이스 혁신 불감증-글모음
꾸욱 들렸다가요
@kookmin 님,
방문해주고 보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주 들려주세요^^*
shinss님 연재대회 참여하신다고 들었어요 ^^
화이팅하세요. ^^ 리스팀하고 갈게요. ^^
감사합니다. #kr-series 태그는 계속 사용하던 거라 이참에 참여했죠.
열심히 하겠습니다 ^^
닌텐도라보가 요새 일본에서 베스트셀러가 됐다던데, 한국에서 어떻게 될지 기대됩니다 ㅎㅎ. 교육용으로도 좋을 것 같은데요 ^^
예정대로 4월 20일에 발매했군요. 스위치 판매량은 하락했다고 하니 조금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겠네요.
5월 다시 파이팅해요!
호출에 감사드립니다!
보팅 감사드립니다. 또 뵙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