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4] 나이키의 선택

in #kr6 years ago

세계 1위 스포츠용품 업체인 나이키는 2000년대 초까지 5년 연속 3배 이상 성장하는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한다. 그러나 점차로 경쟁이 심해지면서 서서히 성장은 둔화하고 있었다. 2위 업체인 아디다스는 리복을 인수하면서 매출 규모를 키우는데 집중한다. 나이키는 시장조사를 통해서 성장이 둔화된 원인을 분석한다. 나이키 조사의 결과는 예상과는 많이 다르게 나타난다. 나이키의 주요 고객측인 청소년들이 멋진 스포츠 스타에 열광하면서도 용돈의 60%이상을 신발과 스포츠용품에 사용하던 소비 행태에서 벗어나서, 소니나 닌텐도 같은 기업의 게임이나 게임기를 구매하거나 IT 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변화한 것이다. 나이키는 이러한 소비행태 변화를 연구하기 시작한다. 나이키의 직원들은 조깅을 하는 사람들이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서 음악을 들으면서 조깅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리고 아이팟 사용자의 50%가 음악을 들으면서 조깅을 한다는 점을 조사를 통해서 확인을 했다.

2006년 5월 23일 나이키 CEO 마크 파커와 애플 CEO 스티브 잡스는 Nike+iPod 제품을 뉴욕 이벤트에서 발표한다. 스티브 잡스는 음악과 스포츠를 새로운 경지로 이끌기 위해서 나이키와 협업을 했으며, 애플과 나이키의 제품을 사용하면 운동에 동기를 부여해주는 개인 코치나 트레이너를 가진 것과 같은 결과를 이끌어 낸다고 말한다. 지금은 건강관련 앱이 일반화되어 있어 큰 감흥을 주기 힘들지만, 당시 발표한 제품은 조깅과 음악을 연결해주는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술적으로는 그리 뛰어난 혁신을 이루어 냈다고 보기는 힘들다. 쉽게 얘기하면 디지털 만보기가 신발 밑창에 달려있는 형태이다. 이 센서는 사람이 움직임을 인식하고 이를 아이팟으로 전송해준다. 전송된 데이터는 아이튠즈와 연동되어 조깅 시간, 거리, 소비 칼로리 등으 자동으로 계산해준다. 이 제품을 출시하고 나이키는 전체 러닝화 시장에서 13%의 성장세라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낸다.

이후 나이키는 아이팟이외에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 와치 등, 연결할 수 있는 기기를 확장했으며, 2012년에는 퓨얼밴드를 출시한다. 나이키는 나이키플러스 전용 앱을 통해서 자신의 운동량을 측정할 뿐만 아니라 친구나 지인에게 공유하고 게임하듯이 경쟁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2013년에 이미 천8백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했으며, 그 후 지속적으로 성장했을 것으로 예측이 된다. 나이키는 스포츠용품 회사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서 애플과 Nike+iPod이라는 제품을 시작으로 다양한 주변 기기로 확장을 하면서 모바일과 인터페이스 제공하는 회사라는 선도적인 기업이미지를 구축하게 된다.

나이키는 애플의 아이팟이라는 제품과 스포츠 분야를 연결해주는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제공함으로써 시장을 재정의한 것이다. 단순한 스포츠 용품 회사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서 스포츠와 IT를 연결해주는 최신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구축함으로써, 나이키가 추구하는 것이 이윤뿐만 아니라 나이키 사용자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 IT 기술을 연구하고 사용자 경험을 새롭게 정의내리기 위해 연구하는 브랜드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 나이키 플러스라는 브랜드 플랫폼을 구축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함으로써, 나이키 소비자에게 운동이 주는 즐거움을 타인과 공유하고 경쟁할 수 있는 재미를 함께 제공해 주는 기업으로 생각하게 만들어 주었다. 나이키에는 최고 디지털 책임자(CDO)라는 직책이 존재하며 현재 아담 수스만 부사장이 재임 중이다. 2018년 3월 나이키는 데이터 분석 기업 조디악을 인수하면서, "조디악 인수를 통해 나이키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하고 소비자 데이터 분석 기능을 고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는 소비자와 일대일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세계 최고의 데이터 과학 인재와 도구를 추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나이키는 이제 스포츠와 IT 결합을 통해서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제공해주는 기업을 넘어서, 개인의 스포츠와 디지털 접점 전반에 대한 분석을 통해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 나이키와 결합된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는 개인에게 보다 정교하고 개인화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주는 회사로 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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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아이팟은 정말 필요한 기기였을까?
3장1.아이리버의 성공과 실패
3장2.클릭 휠 – 돌리고 돌려라, 아니면 셔플
3장3.아이튠즈와 아이팟의 상관관계


2장 급격하게 몰락한 기업이나 기술의 공통점은 ? : 인터페이스 혁신 불감증

2장1.디지털 카메라의 등장과 코닥의 몰락
2장2.침몰하는 소니 왕국
2장3.모토로라, 휴대폰의 리더에서 추락하다
2장4.노키아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2장5.노키아의 전철을 밟은 블랙베리
2장6.CD와 DVD는 왜 사라지고 있는가?
2장7.어도비 플래시의 착각
2장8.마이스페이스의 추락


1장. 컴퓨터와 인터페이스의 발달 - 글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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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입니다 오늘도 보팅하고 갑니다
나이키와 애플이 2006년도에 저런걸 만들었을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2006년에.... 물론 기술적으로는 엄청난건 아니라고 하셨지만 저런 생각자체가 대단해요

초창기에는 세련된 디지털 만보기 수준이었겠지만, 신발과 연결한다는 아이디어 자체가 혁신적이었죠.

저는 아직 사용해 본 적은 없는데,
나름 운동하는 사람들에게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는 소셜 기능이 추가되어서, 목표 달성도 하고 경쟁도 하고....다이어트 하는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도 될 것 같습니다.

보팅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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