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5] 아이팟의 동영상 기능과 커버플로우

in #kr6 years ago

아이팟 터치 발표 이전, 아이팟 클랙식이나 아이팟 미니 등에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재생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지 못한다. 또한 이외에도 캘린더, 연락처 기능도 추가되었으며, 클릭 휠 인터페이스 기반의 게임도 실행할 수 있었다는 사실도 마찬가지다. 애플은 아이팟을 개발하면서 다른 MP3플레이어 개발사들이 지속적으로 추가하던 기능을 과감히 축소시키고 음악 감상에 필요한 기능과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성공했다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동영상 재생이나 캘린더, 연락처, 게임과 같은 기능을 추가한 것에 대해서 조금은 의아한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스크린 가격이 점차 하락하고 기술의 발전으로 아이팟에 컬러 스크린을 도입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하드웨어의 진보이다. 애플은 2005년 아이팟 5세대를 출시하면서 2.5인치의 컬러 스크린을 내장(이전에는 2인치 흑백 스크린을 내장하고 있었다)하고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하는 제품을 출시한다. 2인치 컬러 디스플레이가 내장된 아이팟 나노는 2007년에 출시가 된다. 애플이 아이팟에서 사진을 보는 기능이나 동영상 기능을 추가한 이유는 무엇일까? 애플은 아이팟을 단순히 음악만 감상할 수 있는 기기가 아닌 멀티미디어를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키우고자 시장을 테스트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에 무게가 실린다. 또한 당시에 유행하던 PMP (Personal Muntimedia Player)를 견제하고자 하는 의미도 있었을 것이다. 애플은 2005년부터 아이튠즈를 통해 영화 렌탈 서비스와 TV 프로그램 구매기능을 추가하면서 이를 아이팟에서 이용하기를 원했을 것이다. 비록 당시에는 아이팟에서 재생하는 것보다는 PC의 아이튠즈에서 보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일부 사용자들은 이동 중에도 볼 수 있다는 장점으로 구매한 동영상을 아이팟을 이용하여 재생한다. 또한 보유하고 있는 동영상을 스스로 아이팟에서 재생이 가능한 동영상 포맷으로 인코딩하여 아이팟에 넣어서 감상하기도 했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아이팟에는 캘린더와 연락처 같은 일부 PDA 기능이 제공하던 기능도 내장되어 있었다. 또한 아이팟 4세대부터 사진을 동기화하여 아이팟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능까지 추가되었다. 클릭휠 인터페이스를 이용하여 간단히 즐길 수 있는 게임도 아이튠즈를 통해서 제공하고 있었다. 클릭휠 인터페이스에서 즐기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최적화시킨다. 외부 개발자나 개발사에서 직접 개발하여 판매할 수 있는 길은 없었지만, 앱스토어라는 거대한 앱 인터페이스가 출현하기 전까지 시장을 테스트 역할을 담당했으리라 추측된다. 2007년 1월 애플은 스마트폰 역사를 바꾸어 놓을 아이폰을 출시한다. 그해 말경 아이폰과 맥OS, 아이튠즈에 사용되던 커버플로우(Cover Flow)를 아이팟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를 한다.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처럼 멀티 터치가 본격적으로 사용된 스마트기기 이외에도 커버플로우는 아이팟의 클릭휠과 만나면서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하는 가장 조화로운 인터페이스가 된다.

아이팟의 스크린이 컬러로 바뀌고 사진 감상 및 동영상 재생 기능이 추가되고, 사용자는 MP3 파일의 앨범 커버와 같이 그림을 통해서 노래와 가수를 구분하는 인터페이스를 많이 사용하게 된다. 이때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 발표 시에 공개한 부드러운 움직임과 가속 기능이 내장된 3차원 인터페이스인 커버플로우가 아이팟에도 적용된 것이다. 현재는 커버플로우가 아이튠즈나 맥OS에서 사라져서 그 혁신성과 심미성에 대해서 잊혀져 가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열풍이 불 정도였다. 앱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UI이 형식이었으며, 많은 인터넷 사이트가 커버플로우 형식의 이미지 배너들로 장식되어 있었다. 사실 커버플로우는 마우스와 잘 맞는 인터페이스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미지를 3차원 형식으로 보여주고, 가속도를 이용하여 빠르게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터치가 내장된 트랙패드나 마우스, 또는 터치 인터페이스를 기본으로 하는 스마트폰 등에 적합한 UI이다. 그러나 커버플로우가 가져다 주는 아름다운 인터렉션 애니메이션과 작은 공간에 많은 것을 배치할 수 있는 편리성 때문에 웹과 앱에서 널리 사용하게 된 것이다. 아이팟의 클릭휠은 휠을 움직이는 속도나 양에 따라서 보다 빠르게 커버플로우의 이미지(당시는 주로 앨범 커버나 동영상 이미지)를 이동하여 원하는 노래나 동영상을 빠르게 찾을 수 있는 뛰어난 인터페이스 였다.

커버플로우는 역사를 간단히 살펴보자. 커버플로우 UI도 애플이 개발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이 개발한 기술을 구매하여 애플 제품에 포함시킨 UI이다. 커버플로우는 앤드류 코울터 엔라이트라는 사람이 최초로 구상했다. 인라이트는 나중에 커버플로우와 구분하기 위해서 플립틱(Fliptych)으로 이름을 바꾼다. 2006년 애플은 커버플로우 기술을 인수하고, 같은 해 아이튠즈 7.0 버전에 핵심 UI로 포함시킨다. 커버플로우는 2007년 아이폰 발표 시 적용이 되고, 그 해에 아이팟 제품군에 적용이 된다. 이후 맥OS, 사파리 등으로 적용 영역이 넓혀 나간다. 2008년에는 미러스월드사에서 애플 커버플로우가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소송을 제기한다. 2010년에 6억달의 손해배상을 하라는 판결이 나오지만, 그 이듬해에는 무효로 다시 판결이 뒤집힌다. 2010년 애플은 특허청에 의해서 커버플로우에 대한 특허를 획득한다. 애플의 커버플로우는 많은 앱과 웹에 널리 사용된다. 그리고 2013년 부터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튠즈에서 커버플로우 UI를 삭제하고 다른 UI로 대체가 되면서 애플 제품에서 커버플로우가 사라지게 된다.

커버플로우 UI의 사례를 보면, 사용자의 인터렉션을 보다 효과적이고 직관적으로 만들어주는 인터페이스의 중요성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가 있다. 또한 거기에 더해서 화려하지만 직관적으로 의미를 전달해 줄 수 있는 애니메이션은 사용자와 인터렉션하는데 최고의 경험을 제공해 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커버플로우가 단순히 애니메이션 효과만 화려한 인터페이스였다면 오랜시간 동안 사랑받는 인터페이스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커버플로우를 통해서 보다 빠르게 원하는 컨텐츠를 탐색하고 이동할 수 있는 편리함과 뛰어난 사용자 경험을 제공했기에 널리 적용된 것이다. 아이팟이나 아이폰과 같이 작은 화면에서 많은 정보를 빠르게 탐색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인터페이스는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하는데 효과적이며, 커버플로우와 아이폰 UI에 적용되었던 관성 스크롤 기능은 애플 스마트 기기 UI의 핵심으로 아직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인터페이스 혁신 이전글

3장 아이팟은 정말 필요한 기기였을까?
3장1.아이리버의 성공과 실패
3장2.클릭 휠 – 돌리고 돌려라, 아니면 셔플
3장3.아이튠즈와 아이팟의 상관관계
3장4.나이키의 선택


2장 급격하게 몰락한 기업이나 기술의 공통점은 ? : 인터페이스 혁신 불감증

2장1.디지털 카메라의 등장과 코닥의 몰락
2장2.침몰하는 소니 왕국
2장3.모토로라, 휴대폰의 리더에서 추락하다
2장4.노키아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2장5.노키아의 전철을 밟은 블랙베리
2장6.CD와 DVD는 왜 사라지고 있는가?
2장7.어도비 플래시의 착각
2장8.마이스페이스의 추락


1장. 컴퓨터와 인터페이스의 발달 - 글모음

Sort:  

5/7입니다 매일 꾸준하게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
좋은 이벤트 감사드립니다.

포스팅은 계속할 예정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shinss님 글이 좋아서 이벤트 끝나도 스파 임대 끝나기 전까지는 계속 보팅을 하겠습니다 책이 매우 기대되는군요 ㅎㅎ

감사드립니다. 아마 책은 내용이 많이 보강되고 아티클도 추가될 것 같습니다.
지금은 내용을 정리하는 단계라서 (문맥도 안맞는 것들도 많구요;;),
생각나는 대로 쓰고 있습니다.

수정하는 작업 시에 많은 변경이 있지 않을까하는 예감이 드네요~~~

아이팟의 기능과 역사에 대해 새롭게 보게 되었네요 ㅎㅎ
다른 글들도 잼있습니다.
보팅완료 ^^

넵 감사합니다.
저도 @kangsukin님 블로그 들려서 좋은 글 많이 읽고 있습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15
TRX 0.12
JST 0.025
BTC 54733.25
ETH 2475.50
USDT 1.00
SBD 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