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3] 아이튠즈와 아이팟의 상관관계

in #kr6 years ago (edited)

2001년 1월 애플은 아이튠즈라는 맥킨토시용 음악 관리 프로그램을 출시한다. 맥킨토시에서 있기 있던 SoundJam MP를 인수하여 CD 음악을 MP3로 변환하고, MP3를 감상하고, MP3를 CD 레코더를 통해서 CD로 변환하는 전형적인 음악관리 프로그램이었다. 초기의 아이튠즈는 맥킨토시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였다. 그해 10월 아이팟이 출시되면서 아이튠즈는 아이팟과 MP3 파일을 연결해 주는 중요한 소트프웨어 인터페이스가 된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CD를 아이튠즈를 통해서 쉽게 아이팟에 전송하여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아이팟 자체의 빠른 반응의 넓은 화면과 클릭 휠과 같은 하드웨어 인터페이스도 아이팟 성공에 큰 기여를 했지만 아이튠즈는 아이팟의 성공 뿐만 아니라 애플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중요한 인터페이스이다.

아이팟이 처음발표되었을 때는 그다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 아이튠즈라는 편리한 소프트웨어를 제공했지만, 맥킨토시에서만 실행이 가능했다. 이러한 제약사항으로 인해 윈도우에 비해서 시장 점유율이 낮은 맥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아이팟은 생각보다 빠르게 시장을 지배하지 못했다. 애플은 2003년 10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를 지원하는 아이튠즈를 내놓는다. (표에서 처럼) 이때부터 아이팟의 판매량은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한다. 윈도우용 아이튠즈가 발표된 이후 아이팟은 하드디스크형 MP3플레이어 시장의 90% 점유하고 전체 MP3 플레이어 시장에서는 70%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결국 아이튠즈라는 인터페이스가 PC 사용자가 대부분이 사용하는 윈도우와 만나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아이팟과 아이튠즈처럼 아무리 뛰어난 하드웨어 또는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라도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접점과 만나지 못하면 쉽게 성공하기는 힘들다. 아이튠즈가 CD를 컴퓨터에 넣고 버튼 하나로 바로 아이팟으로 전송할 수 있는 편리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아이팟 뿐만 아니라 아이튠즈도 크게 성공하지 못한다. 인터페이스라는 것이 각 문화마다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는 당시의 주변 상황까지 고려해야 하는데, 한국의 문화와 상황과는 맞지 않은 면이 있었다. 현재도 음악 감상을 위해서 아이폰에 음악을 넣는 일이 안드로이드폰에 비해서 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2003년 윈도우용 아이튠즈가 발표되었을 때 한국 상황을 되돌아 보자. 국내에서 1997년부터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되어 2003년 당시 인터넷 사용자수가 2천8백만명이 넘는 상태였다. 이미 인터넷 속도는 세계 1위였다. 지금은 저작권법 등 저작물에 대한 인식이 자리를 잡았지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국내에서는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많이 낮았다. 넵스터와 같은 P2P 서비스를 통해서 쉽게 MP3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었으며, CD를 바로 아이팟에 전송해주는 아이튠즈와 같은 편리한 기능이 그리 필요하지 않았다. 국내 사용자는 아이튠즈와 같은 방식으로 기기에 전송하는 것보다는 윈도우에서 파일을 복사하듯이 쉽게 전송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또한 폴더와 같이 계층적인 구조를 선호하면 폴더를 통채로 옮기는 것을 보다 편리하게 느낀다. 현재도 안드로이드에서 음악이나 동영상을 바로 윈도우의 하드 드라이브처럼 옮기는 것을 선호하지 아이튠즈를 통해서 동기화하는 것을 선호하지는 않는다. 초고속 인터넷의 빠른 보급으로 소장한 CD에서 MP3를 추출할 필요성이 별로 없었고, 아이튠즈라는 인터페이스를 통해서 MP3를 전송하는데 불편함을 느낀 국내에서는 세계적으로 성공한 아이팟이 상당히 고전을 한 편이다. 현재도 아이폰 사용자들이 가장 불편하다고 느끼는 점 중에 하나가 아이튠즈를 통해서 음악과 동영상을 동기화하는 기능이다. 문화와 인터페이스간의 관계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발생하는데, 웹 인터페이스에서 보다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겠다.

애플은 음악 산업을 근본적을 바꿀 뮤직 스토어를 2003년에 아이튠즈에 통합을 한다. 사용자는 이제 CD를 구매하고 이를 MP3로 변환할 필요가 사라지고 원하는 곡을 낱개로 쉽게 싸게 구매하여 바로 아이튠즈와 아이팟에서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애플은 아이튠즈에 구매라는 인터페이스를 통합한 것이다. 아이튠즈라는 인터페이스에 뮤직 스토어를 추가함으로써 음악 유통 플랫폼이자 아이팟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진화한 것이다. 아이튠즈의 뮤직 스토어는 출시 후 디지털 음원 시장의 70~80%를 점유하고 있으며, 2010년에는 총 100억개의 노래가 판매된다. 이듬해에는 총 150억개가 판매가 되어 급속한 성장을 이룬다. 아이팟과 아이튠즈의 결합은 잘 설계된 하드웨어적인 인터페이스와 서비스적인 인터페이스가 결합하여 얼마나 시장에 파괴력을 보여 줄 수 있는지를 설명해 줄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아이튠즈는 차후 앱과 동영상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진화를 하게 된다. 아이튠즈는 애플의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인터페이스며, 애플의 하드웨어 제품들과 연결하는 가장 핵심적인 인터페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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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2.클릭 휠 – 돌리고 돌려라, 아니면 셔플


2장 급격하게 몰락한 기업이나 기술의 공통점은 ? : 인터페이스 혁신 불감증

2장1.디지털 카메라의 등장과 코닥의 몰락
2장2.침몰하는 소니 왕국
2장3.모토로라, 휴대폰의 리더에서 추락하다
2장4.노키아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2장5.노키아의 전철을 밟은 블랙베리
2장6.CD와 DVD는 왜 사라지고 있는가?
2장7.어도비 플래시의 착각
2장8.마이스페이스의 추락


1장. 컴퓨터와 인터페이스의 발달 - 글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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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차 입니다. [3/7] 오늘은 제가 밖이라 나중에 읽어보겠습니다. ^^

3일차 완료했네요 ^^* 보팅 감사드립니다.

와 추억의 아이튠즈 :) 여담이지만 MP3 기술은 한국이 최초였는데 결국 해외 기업들만 크게 이득봤다고 어디선가 본것 같네요

노래를 많이 듣지 않아서 아이튠즈를 많이 사용하지는 않았네요.

MP3 플레이어를 세계 최초로 개발을 했는데, 시장을 지키지 못했죠.... 라이센스도 해외 기업이 가지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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