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헛소리15

in #kr6 years ago (edited)

image.png
왠지 영원히 이 대문에서 못 벗어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

덥다.
더워.
ㅅㅂ수박.

더우니까 불쾌지수가 높아져서 그런지
사장님(어머니)께서 화를 내는 일이 부쩍 늘었다.

원래는 진상 손님이 와도 뒷담화를 많이는안 하는데, 요즘따라 부쩍 뒷담화를 하는 일도 늘어났다.

그러던 중...

슈퍼 초 울트라급 진상 손님 한 명이 다녀가는 일이 발생했다.

진상의 종류는 꽤 다양한데, 이 손님의 경우에는 1시간 정도 옷을 입었다 벗었다
입었다, 벗었다.
또 입었다, 벗었다.
를 반복하더니

한 번 더 입었다, 벗었다.
를 시전하는데

계속 꼬투리를 잡는 거다.
이 옷은 이래서 마음에 안 들고
이 옷은 저래서 마음에 안 들고

그런 다음
입었다, 벗었다.
그런 다음
이래서, 저래서.
무한반복(무슨 북치기 박치기도 아니고)

그리고 나서 마침내 옷을 딱 하나 고른 다음 하는 말이

"이거 다른 지점에서 산 옷인데, 이거랑 교환해 주세요"

기야아악...!!!!!

암튼 그래서 가뜩이나 날도 더운데 가게의 모든 직원들이 열받은 상태였다.
그런데 사장님이 화가 폭발했는지, 갑자기 욕쟁이 새댁 뺨치는 그루브에 탁탁 찍어가는 플로우와 칼같은 라임을 겸비한 랩스킬로 프리스타일 욕지거리를 내뱉기 시작했다.

욕입니다 "저런 xxxx할 년, ㅇㅇㅇ같은 년, MEAB도 못 알아볼 년, 2018년..."

암튼 그렇게 욕을 막 하고 있는데
"가다 죽을 년" 이라며 정체불명의 욕을 하는 거다.

가다 죽을 년이라니... 나가죽을 년은 들어봤는데 가다 죽을 년은 첨 들어본다.
아니 이건 너무 독창적인 욕인것 같은데ㅋㅋㅋㅋㅋ DIY 욕인가? 라고 생각해서

"아니ㅋㅋㅋㅋㅋㅋ 가다 죽을 년은 뭔 뜻이야ㅋㅋㅋㅋㅋㅋ 객사 하라는 거야? 비명횡사? 아니 왜 멀쩡히 가던 길 가는 사람을 죽여ㅋㅋㅋㅋ"

라고 묻자 사장님은

"몰라 이노무 새끼야! 너도 같이 가다 죽기 싫으면 가만 있어!"

라고 대답하시고는 화를 가라앉히기 위해 치자 차를 마시러 가셨다...
치자 차가 화를 가라앉히는데 좋다네요. 끝.

그 손님은 아무쪼록 무사히 귀가하셨기 바랍니다.


불금 뮤직의 부재를 틈 타...는 아니고

위에서 친 드립 중 하나가 들어있는 노래입니다.
오피셜 뮤비가 없길래 EBS계정을 이용...


#헤어 나올 수밖에 없는 헛소리

더위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아무리 생각해 내보려 해봐도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나 참 재미없는 인생을 살았구나...

그래서 그냥 여름에 있었던 털 관련 에피소드를 풀어 보려고 한다.

때는 대학교 2학년 여름.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락페스티벌이라는 걸 가게 되었다.
사실 당시에는 락페스티벌이라는 문화 자체가 막 생겨났을 시절이었으니 나 말고도 안 가본 사람은 많았을 것이다.

암튼 나는 잔뜩 기대를 했고

락페스티벌에서 만난 미모의 여인과 잊지 못할 첫날밤을 가지고, 결국 결혼까지 골인...
등등의 상상을 하며, 락페스티벌을 가지 며칠 전부터 팩도 하고 머리도 깎는 등 꽃단장 그루밍을 했는데, 물론 제모도 잊지 않았다. 내 꽃미남 얼굴과 덮수룩한 팔털은 어울리지 않았으니까 더워서 깎는건 아니다. 딱히 깎아도 안 시원함

사실 고등학교 수학여행 갈 때 왁싱이라는 걸 처음 해보고, 아 이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이번에는 면도기를 이용해 제모를 하기로 결정했다(아빠 미안... 아빠 걸로 했어)

그리고 대망의 락페 첫 날.

친구와 나는 비명을 지르며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뻘밭공연장을 뛰어다녔다. 맥주도 마시고, 칵테일도 마시고, 음료수병에 소주도 담아와서 소주도 마시고...

그리고 락페스티벌의 좋은 점이 모두가 스탠딩으로 관람하기 때문에
예쁜 여자가 보이면 그 근처로 가서 점프도 뛰고 춤도 추고... 그러다 보면 가벼운 신체 접촉이 있을 수 있다. 어깨끼리 부딪힌다든지, 팔이 스친다든지...
사실 아무것도 아닌 건데, 모솔이던 당시에는 예쁜 여자랑 팔이 스치는 것이나마 접촉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신나는 일이었다.

암튼 반 쯤 미쳐서 막 돌아댕기고 있었는데

맥주를 마시고 있던 내 눈에 어떤 예쁜 여자가 혼자 있는 광경이 포착되었다.

dfb4.jpg
카... 카와이

나는 그 카와이한 여성 옆으로 춤을 추며 다가갔고, 다른 사람한테 밀린 척 하고 그녀와 팔을 부딪혔다. 그런데

"갸악! 따가워!"

그 여성분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팔을 감싸쥐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
나는 팔털이 수염처럼 무지막지하게 두꺼웠기 때문에, 그걸 면도기로 깎아 놓으니 마치 턱수염에 부딪힌 것처럼 따가웠던 것이다.

젠장... 이놈의 털 때문에 내 미래의 배우자를 떠나보내야 하다니...ㅠㅠ
결국 나는 죄송하다는 말도 못하고 자리를 떴고

다음해 락페스티벌에서는 아대를 착용했다.

사실 그 팔 덕분에 편한 점도 있었다. 락페스티벌에서 보통 슬램이라는 걸 하는데


대충 이런 느낌

이게 보통 펑크나 메탈 쪽, 그러니까 좀 센 음악을 하는 장르에서 많이들 하는 춤사위? 몸짓?인데
락페스티벌에서는 언니네이발관이나 넬 같은 조용한 음악을 하는 뮤지션이 아니면 거의 다 하는 듯하다;; 그냥 다 뚜까 패자도 아니고... 암튼 그냥 무조건 부딪히고 보는 애들이 많다. 요즘은 안가서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발을 헛디뎌 이런 개미지옥슬램판에 들어가게 되면, 내 수염 팔털을 무기로 사용하면 좀 몸싸움에서 유리했던 기억이 있다. 마치 펑크족들이 많이들 착용하는 징박힌 팔찌처럼
image.png
이런거...
이런 징박힌 팔찌처럼 팔을 한 번 휘두르면 그 사람은 나한테 다시 잘 안왔었음.
이것이 털 박힌 팔이다 이노무 시키들아


사실 요즘 이사를 해서 그 관련 썰을 풀고 싶었는데 그건 좀 분량이 많을 것 같아서 다음 기회를 노려본다 벌써 이사한 지 열흘이 넘었다 이놈아
오늘은 좀 재미 없었던 것 같지만 어제도 포스팅 한다고 새벽 3시에 잤기 땜에 오늘은 그냥 대충 마무리... 이러다 김꽃순 씨 처럼 연중하고 그러는 건 아닐까 두렵다...ㅠㅠ


지난 회차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Sort:  

팔때문에 미래의 배우자를 놓치셨군요 ㅋㅋㅋㅋㅋㅋ

네... 그러게나 말입니다(진지)

사랑했다...

dd9814a4eff92ab588d7a45bdba985db.png

아. 오널도 뻥뻥 터졌다 ㅋㅋㅋ

항상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ㅎㅎㅎ^^

최고예용. 털수염님 ㅋ

^^ 한참 웃었네요 .. ㅋㅋㅋㅋ

중간에 BGM을 DJ.DOC - L.I.E로 하셨으면....

어머님의 분노와 잘어울렸을 거 같다는.... ㅋㅋㅋㅋㅋㅋ

혹 못들어 보셨으면 한번 들어보세요 ^^

이 노래 친구들이랑 가면 가끔 불러요ㅋㅋㅋ

ㅋㅋㅋㅋ 속이다 시원해 져서 저도 가끔..... 몸에서 화를 내 보낼때 부릅니다. ㅋㅋ

역시 토 장인께서 새벽에 헛소리 한 자 한 자 잘 새겨 놓으셨군뇨ㅋㅋㅋㅋㅋㅋ 아침에 일어나서 비몽사몽에 읽기 너무 좋아요 ㅋㅅㅋ 수염팔털 너무 인상적이당.... 많이 자라면 더 따갑진 않죠??!

토 장인이면 약간 이런 느낌...?
mug_obj_201506201618169500.jpg

자라면 물론 안 따갑습니다ㅋㅋㅋ 굵기도 굵은데 길이도 보통보다 좀 길어서요. 평균 2cm 정도 되는듯... 지금은 레이저 제모를 해서 이것도 다 추억이죠. 후후

ㅋㅋㅋㅋ 인재야 인재.... ㅋㅋㅋㅋ

그런 칭찬따위 하나도 기쁘지 않다니깐!
dssccc.jpg

치자차가 좋군요^^:

사실 몸에 좋은 건 많죠ㅋㅋ 부모님 세대는 테레비에 나오면 하나씩 사셔서 집에 그런게 많네요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하~ 인간 고슴도치= @torax 로 기억하면 될까요? ㅎㅎ 재밌게 잘 봤습니다.

아니요... 고슴도치는 스스로의 의지로 털을 세우지 않을 수 있으니 저보다 우월하지요ㅠ.ㅠㅋㅋ

캬~~~~~~~!

MEAB에서 이어지는 EBS 스페이스 공감~! ㅋㅋㅋㅋㅋㅋㅋㅋ

bluengel_i_g.jpg Created by : mipha thanks :)항상 행복한 하루 보내셔용^^ 감사합니다 ^^
'스파'시바(Спасибо스빠씨-바)~!

(jjangjjangman 태그 사용시 댓글을 남깁니다.)
[제 0회 짱짱맨배 42일장]5주차 보상글추천, 1,2,3,4주차 보상지급을 발표합니다.(계속 리스팅 할 예정)
https://steemit.com/kr/@virus707/0-42-5-1-2-3-4

5주차에 도전하세요

그리고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Coin Marketplace

STEEM 0.31
TRX 0.12
JST 0.033
BTC 64485.37
ETH 3156.53
USDT 1.00
SBD 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