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헛소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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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막 시작했을 때였다.
중국어라고는 빠바 마마 예예 나이나이 요정도만 알고 갔었는데(아빠 엄마 할아버지 할머니)
언어감각이 있어서 다른 왕초보 애들보다는 습득이 빠른 편이었다(자랑 아님. 암튼 자랑 아님.)
그날은 과일에 대해 배우는 날이였다.
선생님이 여러가지 과일 종류를 말해주고 있었는데 차오메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옆에 있던 왕초보 동생이 나를 툭툭 치더니
"형 저게 뭐에요?"
라고 물었다. 나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참외야"
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동생이 나를 엄청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보는 거다.
"와 대박. 사과나 포도 같은 거도 아니고 참외를 언제 배웠어요?"
후후... 나는 좀 우쭐해졌다.
"형이 수능 언어영역1등급도 맞고 그래서 언어감각이 좀 있거든. 중국이랑 우리나라는 고대로부터 문화교류가 활발했고 지리적으로 인접하며... 쏼라쏼라... 그래서 중국어 발음이랑 비슷한 우리나라 단어를 찾아보면 차오메이=참외가 되는 거지."
"크아... 형 이런 사람이였어? 사람이 달라보이네요"
녀석의 '크아...'는 내장 깊숙한 곳에서 부터 우러나오는 진심어린 감탄사였다.
후후... 짜아식... 그래 내가 이런 사람이다...
녀석은 그래도 잘 모르겠는지 전자사전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으이구... 그걸 뭘 찾아보냐. 그냥 딱 하면 딱! 마마는 엄마! 빠빠는 아빠! 차오메이는 참외! 딱딱! 쉽구만...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녀석이 다시 나를 툭툭 쳤다.
"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중국어로 차오메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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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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갸아악............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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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도 식은땀 나는게 뭐냐면
중국어는 성조라고 해서 음의 높낮이가 있는데(경상도 말투처럼)
내가 걔한테 설명하면서
차오↘메이↗ = 참외
ㅇㅋ?ㅇㅋ?
이러면서 막 아는척 했던 게 지금 생각해도 상당히 수치스럽다... 끄아악...ㅠㅠㅋㅋㅋㅋㅋ
특히 마지막으로 했던 녀석의 한 마디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크아... 형 이런 사람 맞네 맞아ㅋㅋㅋㅋㅋ"
네 제가 이런 사람입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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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에피소드를 쓴 이유는
오늘 있었던 헛소리감(...? 헛소리감이라는 말 자체가 헛소리같네;;;)을 쓰다보니 갑자기 생각이 나서였다.
근데 쓰다보니 1번이 훨씬 길어졌네...ㅠㅠ
2번은 별 얘기는 아니고(항상 별 얘기 없지만...)
오늘 가게에서 간식타임에 참외를 먹게 되었는데(1번 얘기 쓴게 아까워서 이제부터 차오메이라고 부르겠음)
어쩌다보니 내가 차오메이를 깎게 되었다.
갸아아악...!!! 귀찮아아앗...!!!
이라고 중얼거리며 차오메이를 깎는데 이자식이 아직 덜익어서 칼이 잘 안 먹는거다.
하... 망할 차오메이ㅅㄲ... 라고 하는 순간 내 눈에 그것이 똭! 하고 들어왔다.
헉...
유...
유레카...!!!
평소 감자칼이라면
진짜 감자 껍질 깎거나
아니면 가끔 무 껍질 깎거나
할 때 밖에 쓰지 않았고
감히 과일 껍질 깎을때 사용하는 것은 상상조차 못했던 나에게
감자칼과 차오메이의 조합은 정말 충격적이였다.
두근두근하며
차오메이에 감자칼을 대는 순간
갸아악!!
넘 매끈하게 잘 깎여!!
여러분도 사용해 보세요 따따봉입니다 ^0^bb
차오메이에는 감자칼^0^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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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계획된 글이 아니라
짱짱맨 태그를 달다가 갑자기 생각났는데
맨 처음 가입인사 글 올릴때
태그로 짱짱맨을 달아야 하는데
장짱맨을 달았었음...jangjjangman
제가 이런 사람입니다...냐하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많이 웃었네요. 이런 분일줄은 ㅋㅋㅋㅋ
네 제가 이런 사람입니다ㅋㅋㅋ
ㅋㅋㅋ 대만 유학생활을 하셨군요! 자랑아니라고 하시지만 왠지 자랑같습니다 :)
그렇게 보셨다면 뭐라 할 말이 없
을 정도로 제대로 보신 겁니다 :)
한번씩 이럴때가 있어요 ㅋㅋㅋ
이제 짱짱맨 태그 달때는 맞게 썼는지 한 번 더 확인하게돼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