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8] 마이스페이스의 추락

in #kr6 years ago

2005년 언론 재벌 루퍼스 머독의 뉴스코프는 마이스페이스(MySpace)를 5억8천만 달러에 인수한다. 마이스페이스는 2003년 사이트를 오픈한 이후 2005년 경에는 미국 전체 웹 사이트에서 3번째로 인기있는 사이트가 되었다. 2008년 기준으로 약 2억 7천만개의 계정이 등록되어 있으며, 매일 55만명씩 새로 가입하는 가장 인기있는 SNS였다. 하지만 뉴스코프에 인수된 후 지속적인 적자 누적으로 2011년 스퍼시픽미디어에 뉴스코프 인수가의 약 6% 수준 가격에 매각되고 만다. 마이스페이스는 왜 세계 최고의 SNS에서 몇 년 사이 경영학 실패사례로 언급되는 기업이 되고 만다. 페이스북보다 먼저 SNS의 강자로 여겨지던 마이스페이스에서는 어떠한 일이 벌어진 것일까?

마이스페이스는 친구를 초대하고 친구의 친구를 불러오면서 미국 최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성공하게 된다. 친구와 웹 상에서 보다 긴밀하게 교류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함으로써 네트워크 효과를 타고 급격하게 확산하는 데 성공한다. 마이스페이스는 특히나 인디 음악가들이 자신의 음악을 친구들과 쉽게 공유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가 인기를 얻으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하게 된다. 넵스터와 같은 P2P 서비스가 불법 MP3 파일 공유로 인해서 음반저작권자들의 반발을 불러온 것과는 반대로 마이스페이스에서는 음반저작자들이 자발적으로 음악과 뮤직 비디오를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인기를 얻게 된다. 음반저작권자들은 마이스페이스를 통해 팬을 확보하고 홍보한 목적으로 마이스페이스 가입자들이 저작권 문제 없이 친구들과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공유하는 인터페이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을 한다. 음악과 뮤직 비디오같은 미디어를 웹 상에 공유하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마이스페이스가 미디어재벌의 레이더에 발견된 것도 이상할 이유가 없다.

막강한 미디어 기업과 인기 SNS의 결합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던 마이스페이스는 예상과 다르게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몰락이 원인으로는 인수 후 거대 미디어기업인 뉴스코프의 관료적 문화와 거대 미디어기업 자체가 보유한 자원인 컨텐츠를 쉽게 사용할 수 게 되면서 서비스 혁신의 필요성이 하나의 요인이 되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합병 후, 인터페이스 실패와 안좋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뉴스코프는 거대 미디어기업으로 상장사이기 때문에, 주기적인 실적보고와 주가를 관리해야만 했다. 이에 2006년 마이스페이스는 구글과 초대형 계약을 맺음으로써 엄청난 매출을 기록하게 되지만, 결국 이는 마이스페이스에게 독이 되고 만다. 구글에게서 지속적으로 돈을 받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페이지뷰를 지속적으로 달성해야만 했다. 이를 위해서 마이스페이스는 사용자 경험을 무시한 채 광고로 도배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사이트가 되어 버린다. 팝업 광고가 음악을 듣기 위한 인터페이스를 가로막아서 강제로 광고를 클릭해야만 음악을 들을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서 페이지뷰와 광고의 클릭수를 높이도록 구성했다. 뉴스코프 입장에서는 마이스페이스의 트래픽을 이용하여 광고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지나친 광고로 인해서 사용자 경험을 해치는 최악의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사이트가 되어 버린다. 또한 지나치게 많은 기능을 추가하면서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점차로 복잡하게 변하고 만다. 결국 마이스페이스의 사용자들은 심플한 인터페이스를 가진 경쟁사 페이스북으로 이탈하고 만다. 2008년 마이스페이스는 한글화를 통해서 국내에도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싸이월드가 시장을 주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용자 확보에 실패하고 만다. 사실 마이스페이스는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나름 인터페이스에 신경을 쓰기는 했다. 해외 마이스페이스 서비스의 경우, 각종 이미지나 동영상, 배너 크기 등 자유롭게 설정해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지만, 정리가 덜 된 느낌을 넘어서 지나치게 지저분하고 산만하다는 느낌이 강했었다. 이에 비해 한국어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통일성을 줄 수 있도록 동영상, 이미지, 배너 크기 등을 일정하게 정리한 후에 한글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싸이월드나 네이버 블로그에 비해서는 자유도가 높은 편이었으며 사용자가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 마이스페이스의 인기 요소인 음악과 뮤직 비디오의 경우도 해외와는 다르게 컨텐츠 확보가 쉽지 않았다. 사용자들은 마이스페이스를 엔터테인먼트에 적합한 SNS로 인식하게 되었고 싸이월드나 네이버 블로그에서 옮겨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마이스페이스의 몰락의 원인 중에는 웹 2.0이라는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개방, 참여와 공유라는 트렌드가 등장하고 경쟁사인 페이스북은 페이스북 커넥트라는 이름으로 페이스북과 인터페이스를 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면서다른 사이트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하게 된다. 마이스페이스는 성공에 안주하여 폐쇄적인 정략을 고수한다. 뉴스코프라는 막강한 미디어회사의 그늘에서 웹 2.0 시대에 필요한 인터페이스 혁신에 동참하지 않았다. 페이스북이 개방과 공유라는 웹 2.0의 트렌드를 이용하여 외부와의 인터페이스 공개를 통해서 강력한 SNS 플랫폼으로 진화한 것과는 반대의 전략을 고수한 것이다. 이러한 전략적인 실수와 함께 마이스페이스의 복잡한 인터페이스는 결국 단순하면서도 편리한 사용자의 경험을 제공한 페이스북을 따라 잡지 못하고 몰락하고 만다.

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퍼시픽 미디어와 함께 마이스페이스 인수에 참여를 한다.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마이스페이스를 초기에 성공한 모델인 음악 중심 소셜 네트워크에 집중하면서 월 5천만 사용자를 확보하게 된다. 음악을 위한 편리한 인터페이스와 전체적으로 정돈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면서 음악에 관심있는 사용자를 모으는데 어느 정도 성공을 이룬다. 마이스페이스는 2016년에 타임지에 인수가 된다. 타임지가 가지고 있는 문화관련 컨텐츠를 결합하면서 하나의 마케팅 플랫폼으로 진화를 하고 있다. 이제 마이스페이스는 음악가가 웹 상에서 자신의 음악을 알릴 수 있는 많은 인터페이스 중의 하나로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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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상관없는 댓글 죄송합니다
shinss61님 제 이벤트 지원 대상에 선정되셨습니다
모르시고 계신 것 같아서 알려드립니다~
4월 20일부터 4월 27일까지 지원 계획이고 지원기간동안 매일 1일 1포스팅 하시면 지원 기간이 끝난 후 1SBD 추가로 송금해드립니다.

넵, 감사합니다. 좋은 이벤트네요 ^^*

오~ 프로젝트 매니져, 웹기획자, 프론트 앤드 개발자가 새겨 들어야할 글이군요 잘 보고 갑니다.

워낙 오래된 사례라서요. 지금의 관련 분야 종사자분들은 이미 UI/UX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페이스북보다 먼저 나왔지만 망한 것이 싸이월드만 있는 것이 아니군요.
잘 읽었습니다.

망한 SNS의 원조라고 볼 수 있죠~~~~~~

인터페이스 혁신 사례들에 각도 있는 인사이트가 더해지면 좋은 책이 될 수 있겠네요.

응원합니다!!

뒤에는 분야별로 혁신 사례들을 집필하고는 있습니다. 아직 초안 상태라서 수정하면서 내용을 업데이트해야 겠습니다.

초안이 그렇듯, 넣거나 수정해야 할 것들만 눈에 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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