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1]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과 코닥의 몰락

in #kr6 years ago

2장 급격하게 몰락한 기업이나 기술의 공통점은 ? : 인터페이스 혁신 불감증

2장에서는 인터페이스 혁신에 무신경한 기업들이 어떻게 몰락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살펴볼 예정입니다.
실패의 원인을 인터페이스의 문제만으로 볼 수는 없지만,
인터페이스 혁신에 의해서 무너진 기업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1881년 조지 이스트만에 의해서 설립된 코닥사는 1990년대 미국 필름 카메라 시장에서 90%이상의 점유율을 가진 성공한 기업이었다. 그러나 디지털 카메라가 등장하면서 급격하게 쇠퇴하기 시작해서 2012년에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하게된다. 코닥에서는 어떤 일이 발생한 것일까? 1980년대의 코닥은 최고의 기업으로 코닥 연구소는 현재의 구글과 같이 최첨단의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로 유명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입사하고 싶어하는 기업 중에 하나였다. 코닥 연구소를 통해서 혁신적인 기술을 많이 개발했으며, 수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다. 디지털 기술도 그 중에 하나였지만, 코닥은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고 만다. 필름 카메라 시장과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근본적으로 접근법을 달리해야 하는 시장이다. 코닥은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의 저서 [혁신 기업의 딜레마]에서 지적한 '파괴적 기술'에 대응하지 못해서 몰락하게된 대표적인 기업 중에 하나이다.

코닥이 필름 카메라 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시기에 막강한 자금과 뛰어난 인력으로 1975년에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했으며, 현재에도 쓰이는 디지털이미지 처리 특허를 약 1100개 정도 보유하고 있었다.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한 코닥이 디지털 카메라의 급격한 보급으로 무너졌다는 점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필름 카메라는 사진을 찍고 기록하는 매개체가 필름이며 이를 인화소에서 인화를 해야만 사진으로 확인이 가능했다. 이에 반해서 디지털카메라는 저장 매체가 메모리였으며 인화를 하기 위해서는 메모리를 읽고 사진으로 인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가 있는 인화소를 찾아야만 했다. 사진을 인쇄(또는 인화)하기 위해서는 필름이라는 인터페이스가 필요했으며 인쇄된 결과물을 봐야만 어떤 사진이 어떻게 나왔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들겠지만, 당시에 사진은 결과물이 나오기 전까지는 초점이 맞지 않거나 잘못나와도 결국은 비용을 지불해야만 했다. 완전히 잘못 찍힌 사진에 대해서는 사진관 등에서 일차적으로 인화 여부를 확인하기는 했지만, 사진이라는 결과물 이외에는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없었다. 그리고 사용자도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디지털 카메라가 사진이라는 결과물을 얻기위해서 혁신한 것은 저장장치(저장 인터페이스로서)와 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추가한 것이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초기의 디지털 카메라는 인쇄를 위해서는 디지털 카메라의 메모리를 읽고 출력할 수 있는 기기를 지원해야 했으며 사실 그 당시에는 이러한 디지털 카메라를 쉽게 인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코닥이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하고 관련 기술을 확보했지만 경영진에서는 이미 필름 자체로 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에서 디지컬 카메라가 시장에 미칠 영향력, 그리고 디지털로 인터페이스가 변함에 따라서 사용자가 사진에 대한 경험과 인식이 바뀔 것이라는 점을 미쳐 깨닫지 못한 것이다.

코닥의 실패원인은 급격한 인터페이스 혁식에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대한 오판과 디지털 인터페이스의 도입에 따른 사용자 경험과 인식이 변화를 미처 알아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코닥이 필름 카메라 시장에서 성공한 요인은 카메라를 들고오면 코닥 현상소에서 인화까지 책임져주는 원스탑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되기 시작하고,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가능성을 인식한 후지필름과 같은 기업은 재빠르게 디지털 카메라를 출시한다. 디지털 카메라가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하자, 코닥은 Easy Share라는 브랜드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게 된다. 코닥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코닥 프린터로 코닥 현상소에서 인쇄를 해주는 전략을 취하게 된다. 기존의 원스탑 서비스로 이룬 성공을 디지털에도 비슷하게 적용한 전략이다. 전략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올바른 방향으로 보인다. 기존의 코닥 현상소의 인프라를 이용하면서 원스탑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기 때문에 충분히 시도해볼만한 전략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도 결국 코닥의 몰락을 막지는 못했다. 코닥이 간과한 점이 있다. 디지털 카메라로 저장매체와 사용 인터페이스가 바뀌면서 사진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급격하게 변화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경험의 최종 목적이 사진으로 인화 또는 인쇄하기 위한 것에서 변화한 것이다. 디지털로 사진을 보고 즐기고 공유하는 데서 즐거움을 찾게 된다. 물론 가장 잘 나온 사진이나 필요에 의해서 인화소에서 인화를 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더 이상 예전처럼 인화를 목적으로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다. 싸이월드를 생각해보면 그 답이 있다.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살펴보고 그 중에서 잘 나온 사진을 싸이월드에 올리고 지인과 공유하는 것과 같은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게 된다.

핸드폰에 카메라가 내장되고 성능이 좋아지면서 이러한 현상을 점차로 가속화된다.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이를 친구나 가족에게 전송하기도 한다.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인화소에서 인화하기보다는 PC의 모니터에서 확인하고 감상하는 용도로 많이 사용하게 된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폭발적으로 성장함에 따라서 사진은 인터넷을 통해서 친구와 또는 가족과 또는 인터넷 사용자와 공유하는데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현재 주변을 둘러보자. 사진관에서 무엇을 많이 하는가? 주로 증명사진을 찍거나 급하게 사진을 인화할 때 찾는 곳으로 변화된 지 오래다. 사진에 대한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거나 정해진 규격에 맞게 증명사진 등이 필요할 때 찾는 곳으로 인식하고 있다. 인화는 인터넷을 통해서 사진을 업로드하면 싸고 쉽게 인화할 수 있게 되었다. 필름카메라에 비해서 디지털 카메라는 즉석에서 사진을 확인하고 삭제할 수 있고 다양한 설정(필터 효과 등)을 즉석에서 적용할 수도 있다. 필름 카메라가 촬영-인화를 통해서만 가능하던 것이 즉석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변화하면서 사용자의 인식은 사진을 찍고 인화한 후에 확인하고 감상하는 것에서 즉석에서 사진을 확인하고 PC 나 인터넷 등을 통해서 공유하는 것으로 변화되었다. 코닥은 이런 인터페이스의 변화(필름 > 메모리, 인화소>디지털 화면)에 대해서 미처 정확히 인식하지 못했으며 잘못된 방향의 전략을 수립함으로써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현재의 인스타그램처럼 사진 기반의 SNS를 생각해보면 코닥이 근본적인 인터페이스 변화에 대해서 둔감하고 과거의 성공을 답습하다 무녀졌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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