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20. 나의 투쟁 2 | 삶이야 말로 진정한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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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은 1권과 달리 결혼 후의 이야기입니다. 결혼하고 육아하고 글 쓴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1권에서 이미 충격을 받은 터라 2권은 좀 더 쉽게 읽혔습니다. 이게 소설인지 낙서인지 일기장인지 구분하기 힘들지만 그는 그만의 소설을 쓰고 있었습니다. 그냥 그날그날 아무거나 쓰면서 시간을 때웠고, 그렇게 쌓인 글자들을 책으로 낸 느낌은 1권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시간 순서도 아니고 일정한 주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 말 했다가 저 말 했다가, 한 가지 말에 깊이 들어갔다가 엉뚱하게 다른 말을 하는 등 그냥 아침에 일어나서 '나는 작가니까 글을 써야지. 그런데 뭘 쓰지? 책을 내야 먹고 살 수 있으니까 아무거나 쓰자.'라는 마음으로 쓴 글로 읽히는 것도 1권과 같습니다. 그래도 1권에서 생긴 내성 덕분에 엉뚱하게도 재밌게 읽혔으니, 저는 이미 작가의 의도에 넘어간 것 같습니다.

2권은 사랑과 육아 얘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니 2권과 3권은 육아 얘기라고 해야 맞겠군요. 노르웨이에선 2권으로 출간됐지만 한국에선 너무 두껍다는 이유로 2권과 3권으로 출간됐으니까요. 참고로 모두 여섯 권으로 출간된 노르웨이와 달리 한국에선 열 권으로 출간된다고 합니다. 책 들고 다니느라 손목 나갈 것을 우려한 출판사의 배려로 가볍게(?) 들고 다니며 읽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섯 살 세 살 아들의 아빠이기 때문에 더 재밌게 읽어서 손목이 덜 아팠던 것 같습니다. 참, 저도 소설가로 사는 삶이 꿈이기에 더 더 손목이 덜 아팠던 것일 수도요. 암튼 이제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고 글을 쓰는 그의 일상이 전개됩니다. 아니, 투쟁이 전개됩니다.

인정하기 싫지만 어느 정도는 공감할 수밖에 없는 크나우스고르의 투쟁 중 하나는 육아와 자신의 삶에 대한 투쟁입니다. 아이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글을 쓰지 못하고, 글을 쓰지 못해서 마감일을 맞추기 힘들어지는 일상을 보냅니다. 아이에게 집중하느라 글을 쓰지 못하는 소설가는 소설가이기 전에 아빠이고, 글을 쓰기 위해 아이와 떨어져 있어야 하는 아빠는 아빠이기 전에 소설가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그는 일과 육아 사이에서 투쟁을 합니다. 일하기 위해 투쟁하고 육아를 하기 위해 투쟁합니다. 사랑하는 아빠이기에 아이를 사랑하느라 글을 쓸 수 없어 투쟁합니다. 이런 투쟁을 솔직하게 글로 써 내려간 이 책, 아니 이 소설은 독자들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뭐 이런 일기장 같은 낙서 같은 글들이 소설이냐고 말할 수 있겠지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꼭 지어낸 이야기만 소설이란 법은 없다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이보다 더 소설 같은 삶도 없을 테니까요. 내면에서 나오는 목소리야말로 우리가 읽어야 할 소설일 테니까요.

저는 그렇게 소설이라는 장르를 다르게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엔, 창의력이 부족해서 지어낼 얘기가 없는 사람들이 자전적 소설을 쓴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소설이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제 글쓰기도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경험한 일들을 소설 형식으로 쓰기 시작한 것이죠. 그 글들은 소설도 경험도 아닌 하나의 예술로 태어날 것입니다. 나의 삶이, 아니 투쟁이 모여 하나의 글을 만들고 그 글들이 모여 하나의 소설을 만들 테니까요. 그래서 요즘은 뭔가 생각나는 추억이 있으면 소설 형식으로 써봅니다. 그렇게 열심히 쓰다 보면 저도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의 <나의 투쟁> 비스므리한 소설 하나는 낼 수 있지 않을까요? 흠,,, 뭐... 언젠가는요. 죽기 전엔.


♥♡♥♡♥♡ 보팅 댓글 리스팀은 사랑입니다 ♡♥♡♥♡♥

나의투쟁2.jpg

ISBN : 9788935669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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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 수고하세요

와우~~~ 오늘도 수고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