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3.13(수)

법륜스님 [법륜스님의 금강경 강의]

제7 무득무설분(얻을 것도 말할 것도 없는 진리) I

• "수보리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느냐? 여래가 설한 법이 있느냐?"
  수보리가 대답하였습니다.
  "제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뜻을 알기로는, 정한 법이 있음이 없음을 이름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 하며, 또한 정한 법이 있음이 없음을 여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무상정등각, 가장 완전한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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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중생을 다 열반에 들도록 제도하며, 상이 상이 아님을 안다.
부처님과 부처님이 설하신 정법 또한 고정된 상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그러면 헤아릴 수 없는 복덕을 이룬다고 한다.

사람의 말은 뉘앙스에 따라 너무나 다르게 이해되어 오히려 혼란을 야기한다.
정확히 소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각자 생각하는 바에 따라서 완전히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집에 도착해보니 아이가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다.
아이에게 오늘 할일은 다 했는지 물어보니 다 했단다.
컴퓨터 게임이 끝나고 공부한 것을 확인해보니, 아이는 내가 시킨 수학문제집을 풀지 않았다.
아이는 학교숙제를 다 했고, 그래서 할일을 다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내가 수학문제집도 너의 할일이라고 일러주니, 아이는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일상적으로 빈번히 발생하는 부모자식의 대치상태라고 생각된다.
내가 생각하는 할일은 '선생님과 부모가 정해준 일'을 의미했고, 아이는 '선생님이 정해준 일'를 의미했다.
이렇게 할일에 대한 개념 차이로 서로 오해가 생기고, 불만이 생기고, 결국 관계에 문제가 생긴다.
사소한 문제처럼 보이지만 이러한 언어적 불통은 전쟁과 같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금강경도 언어로 쓰여있기 때문에 혼란스러운 부분이 분명히 있다.

정한 법이 있음이 없음을 이름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 한다.

과연 이말은 무슨 말일까?
법이 있지만 없는 줄 아는 것이 깨달음이다.
법이라는 것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다.
나는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정법이라는 것은 없다... '법은 없다'로 생각했다
하지만 법륜스님은 이 책에서 "정해진 법이란 없다"는 뜻이라고 가르쳐주셨다.
그렇게 '정해진 법이 없다.'로 생각해보니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즉, 땟목을 타고 강을 건너든, 플라스틱병을 붙여서 강을 건너든, 수영을 해서 강을 건너든, 강을 건너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지, 무조껀 땟목을 타고 강을 건너야 한다는 법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법이 있고, 각자의 상황이나 조건에 따라 그때그때 법이 정해지는 것이다.
즉, 처음부터 하나의 정법은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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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예로 든 '아이의 할 일'을 보고 아이가 이렇게 주장할 수도 있겠다.
(언젠가는 이 주제로 적고 싶었는데 그날이 오늘이군...)

"아빠, 아빠가 말한 것처럼 내 할일은 아빠가 강제로 시킨거잖아! 나는 하기 싫어! 그건 내 일이 아니라구!"
아이말이 맞다.
논리적으로 전혀 틀린 말이 아니다.
아무리 금은보화를 잔뜩 주더라도 본인이 똥이라 느끼면 그건 똥이다.
아이의 주장은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아빠의 노파심으로 짧게 한마디만 덧붙이고 싶다.
아이가 내뱉은 저 말이 순간적인 감정의 동요에 의해 한 말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곰곰히 생각해보고 내린 결정이기를 바랄 뿐이다.
결국 현재의 모든 결정은 미래의 자신이 모두 감당해야 하는 것이니까.

그리고 아빠는 너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고 너의 모든 결정을 전적으로 응원한다.

제1 법회인유분(법회가 열리던 날)
제2 선현기청분(수보리, 법을 청하다)
제3 대승정종분(대승의 바른 가르침) I
제3 대승정종분(대승의 바른 가르침) II
제4 묘행무주분 (걸림 없이 베푸는 삶) I
제4 묘행무주분(걸림 없이 베푸는 삶) II
제5 여리실견분(여래를 보다)
제6 정신희유분(바른 믿음) I
제6 정신희유분(바른 믿음)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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