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용 장군의 국경선에 봄이 오다) 37 싸우는 자와 비겁한 자steemCreated with Sketch.

in #leedaeyong6 years ago (edited)

1952년 1월 1일이 되었다. 이대용은 금성 남방 553 고지에서 새해를 맞이 했다. 묵은해가 가고 1952년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중대장들과 참모들을 모아 놓고 신년의 축배를 올렸다. 고지주변의 풍경을 보면서 18개월동안 피비린내나고 살벌한 전쟁터에서 신경질적으로 피폐해진 자신의 모습과 대자연의 위대함을 비교하면서 부끄러워졌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중에 제12 중대장 신덕균 대위가 후방의 정치인들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소위 정치지도자니, 거물급이니 하는 사람들이 이곳에 올라와 저 태산들을 바라보면서 자신을 뒤돌아 보고, 일선에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장면을 한 번이라도 보게 하면 좋겠습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중대장들과 참모들이 나서서 한 마디씩 했다. 문제는 여당이고 야당이고 모두 정치인들이 썩었다는 것이다. 유력하다는 정치인들이 이런 저런 빽을 동원해 자기 자식들은 군대에 입대시키지 않고 외국유학을 보내고 있으니 어찌 정신상태가 썩었다고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하는 이야기들이었다.

1월 10일이었다. 소규모 전투와 포격이 계속되던 이대용의 대대에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신익희 국회의장과 국회의원들이 일선을 방문하여 국정감사겸 위문을 한다는 것이었다.
연대급 이상 부대에서는 귀빈을 맞이하여 잘 보이려고 분주했다. 그러나 이대용과 대대원들은 그러는 것을 보고 웃으며 귀빈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신익희 국회의장은 해외에서 조국의 광복을 위해 평생을 보내신 애국자이시니, 그분을 만나 일선 장병들이 마음속에 들어 있는 것을 털어 놓으면, 그분이 후방에 돌아가 부정부패를 제거하는데 앞장 설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대장병 모두 이들이 방문을 기뻐했던 것이다.

높은 분들이 일선에 온다고 하면 베니어 판에 뺑끼칠이나 하고 상황판을 요란스럽게 만들고 소위 VIP 고지라는 것을 만들었다. 그곳에 있는 병사들에게는 작업복도 깨끗한 것으로 입히고 내복도 새것으로 주었다. 그리고 장비들도 새것으로 채워 이 부대의 연대장이나 사단장이 부하복지를 위해 지대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래서 그런 부대들을 ‘쑈’ 사단, ‘쑈’ 연대 라고 했다.

일선에소 오랫동안 소대장, 중대장을 하며 죽을 고비를 수없이 넘기고 전우들이 시체로 차갑게 굳어가는 것을 수없이 보아온 야전 지휘관들은 ‘쑈’를 가장 경멸했다. 뺑끼나 요란스러운 베니어 상황판으로 적을 막아 낼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적을 막아낼 수 있는 것은 성실한 지휘관의 지휘아래 굳게 뭉친 장병들의 건전한 정신과 전투기술 뿐이었다.

이대용은 신익희 국회의장이 오면 이런 ‘쑈’를 없애 달라고 하고 싶었다. 상급부대에서는 국정 감사단에게 전공을 나타내기 위해 중공군을 생포해 오라고 성화를 부리고 있었다. 이대용의 대대도 금강산으로 가는 관광철도를 넘어 거의 매일같이 중공군 진지에 수색대를 보냈다.

그런데 중공군도 똑 같은 짓을 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대규모 공방전은 없었으나 전선은 언제나 투덕거리며 소란스러웠고 인원소모만 늘어나고 있었다.

국회의장 일행이 사단에 방문하는 날이 가까워오자 점점 더 소란스러워졌다. 국회의장 일행이 사단 지휘소에 도착했다. 사단지휘소는 금성 553고지로부터 약 20킬로미터 후방에 위치해 있었다. 이대용과 대대원들은 이제나 저네나 언제오나 하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국회의장 일행은 대대 지휘소인 553 고지 후방 6키로미터 후방 월봉리에 포진하고 있던 105미리 야포진지에 와서 포병들이 장전해 놓은 105 미리 야포 방아쇠줄을 당겨 보고 돌아갔다는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장병들은 모두 실망했다.

국회의장 일행이 포탄 한발을 쏘아 보고 웃으며 떠난 바로 그날, 금성 남쪽 424 고지를 지키고 있던 미 제40사단 경계진지에 중공군이 치열한 공격을 가해왔다. 밤새 격전을 치뤘다.

그 후 며칠이 지나, 이대용의 제32연대 제3대대는 553 고지에서 동쪽으로 이동하여 전날의 격전지 424 고지를 포함한 방어진지를 점령하게 되었다.

전선은 교착상태를 유지하며 중대 또는 소대 정도 규모의 전투가 계속되었다.

국경선에 밤이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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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고갑니당.

intresting article sir.
a very useful work @wisdomandjustice

끊임없는 긴장감이었겠어요

하... 진짜 예나 지금이나.... 그들은 왜 자기네들이 오면 병사들만 뺑이친다는 걸 모르는 걸까요.ㅜㅜ

기댜림은 실없게 되고, 적은
공격해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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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분에게 이야기해서 바꿔보겠다고 하는 건 허황된 꿈이나 마찬가지죠... 윗분들은 그저 포 한 번 쏘고가는 쑈가 필요했던 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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