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6] 웹 인터페이스 회사들

in #kr-writing6 years ago



1999년 8월 새롬기술은 코스닥에 상장을 한다. 등록 첫날 2575원이었던 주식(액면가 500원)은 이후 4000~5000원 사이에서 등락을 하고 있었다. 새롬기술이 다이얼패드라는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에 주식가격은 급등하기 시작해서, 12월 14일 경에는 20만원이 넘어서면서 코드닥 황제주 자리에 오르게 된다. 무료 인터넷 전화서비스인 다이얼패드는 뚜렷한 사업모델이 없이, 2년간 890억이나 되는 자본금을 소진한 채 결국에는 Yahoo에 인수가 된다.

다이얼패드는 인터넷을 통해서 음성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의 진보도 이루었지만, 보다 근본적인 것은 전화를 하기 위해서는 꼭 전화기나 휴대폰이 인터페이스가 될 필요가 없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컴퓨터와 마이크, 스피커만 있으면, 웹을 통해서 누구와도 통화할 수 있는 새로운 인터페이스로서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다이얼패드는 전화기의 역사를 바꿀만큼 혁신적인 서비스로 각광을 받았지만, 웹투폰(Web-to-Phone) 기능 이용 시 발생하는 요금이 회사의 비용으로 발생하고 통화 품질이 일정치 않으면서 점점 외면받게 된다. 그러나 웹 인터페이스를 통해서 전화기 시장을 바꾸려고 노력한 시도는 지금의 인터넷 전화기의 시초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데이콤(현 LG U+)는 2000년 웹하드라는 이름으로 웹 상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이를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한다.웹하드라는 이름 자체는 웹에서 이용하는 하드디스크라는 의미로, 대용량 데이터를 웹을 통해서 저장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했다. 그래픽 파일이나 대용량 문서 등을 회사 외부에 전달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은 CD나 DVD, USB 등을 사용할 필요없이 웹하드에 파일을 올리기만 하면 상대편에서 쉽게 파일을 다운 받아서 쓸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기존에 쓰던 하드웨어 기반의 저장매체는 저장 및 전달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비되었지만 웹하드는 웹을 인터페이스로 사용하여 쉽고 빠르게 전달이 가능했다. 국내 인터넷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었기에 빠르게 활성화가 되었다. 최근에 IPO에 성공한 드랍박스의 개념도 이와 유사한 부분이 있다. 드랍박스는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로 주고 개인용으로 많이 사용이 되었으며, 싱크(Sync)라는 개념을 사용하여 실제 사용자의 PC나 노트북 파일과 웹에 있는 파일을 일치시켜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네이버 등 주요 기업들은 무료 또는 유료로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 제일 활발하게 사용한 웹 인터페이스가 세계적으로 성공하지 못하고 다른 해외기업이 유사한 개념으로 성공한 안타까운 예 중에 하나이다.



오라클의 임원이었던 마크 베니오프(Marc Benioff)는 1999년 세일즈포스닷컴을 창업한다. 이전까지 CRM과 같은 업무 어플리케이션은 오라클, SAP과 같은 대기업의 제품을 사용했으며, 별도의 대용량 서버와 전용 클라이언트 소프트웨어가 있어야만 사용이 가능했다. 세일즈포스닷컴은 이러한 업무용 어플리케이션을 웹을 이용하여,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인터페이스 혁신을 이루어 낸다. SaaS(Software as a Service) 방식의 클라우드 컴퓨팅을 최초로 제공한 기업으로 명성을 떨치게 된다. 세일즈포스닷컴은 전세계적으로 커다란 성공을 거두면서, 웹을 인터페이스로 이용하는 다양한 업무용 어플리케이션 서비스 개발붐을 만들어 낸다. 현재는 대부분의 업무용 어플리케이션은 설치형이든지 클라우드 방식이든지 웹을 통해서 인터페이스를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다. 세일즈포스는 도입비용을 받지 않는 대신에 사용료 기반으로 서비스함으로써 초기에 중소규모의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중소기업은 값비싼 업무 어플리케이션을 도입할 필요도 없으며, 웹을 통해서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세일즈포스의 성공에 웹이라는 인터페이스가 핵심 요인으로 동작한 것이다.



1999년 엘론 머스크가 설립한 x.com은 맥스 레프친, 피터 틸, 루쿠 노셀, 켄 하우리가 세운 콘피니티라는 회사를 인수하면서 페이팔 서비스를 출시한다. 페이팔 서비스는 현재 많이 사용하는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와 같은 간편 결제 서비스로 보면 된다. 페이팔 서비스가 출시되었을 때,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는 시기였다. 결제를 위해서 신용카드의 번호를 입력해야 했으며,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았다. 사기를 목적으로 사이트를 개설하여 신용카드 정보를 빼돌리기도 하고 해킹 등의 피해를 입기도 했다. 페이팔은 이러한 온라인 거래에 있어서 사용자들과 거래 사이트를 연결해주는 편리하고 안전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함으로써 2018년 약 3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결제 수단으로 자리잡게 된다. 국내에서 급격하게 사용하기 시작한 간편결제의 개념을 페이팔은 서비스 시작부터 제공했다. 고객은 신용카드를 한 번만 페이팔에 등록하면, 페이팔 결제를 지원하는 많은 사이트에 정보를 제공할 필요없이 안전한 거래가 가능했다. 페이팔은 웹에서 일어나는 거래의 인터페이스로써, 뛰어난 사용자 경험을 제공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넷플릭스는 1997년 리드 해스팅스와 마크 랜돌프가 설립한 기업으로 1998년 세계 최초의 온라인 DVD 렌탈 서비스를 시작한 기업이다. 넷플릭스(NETFLIX) 기업명 자체도 인터넷(Net)과 영화(Flicks)를 합성한 이름이다. 창업 동기도 재미있다. 당시 미국에서 인기있던 비디오대여 체인점인 블록버스터에서 영화를 대여했다가 반납을 늦게하는 바람에 상당한 연체료를 내야했던 점에 화가 나서 넷플릭스를 창업하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에 비디오나 DVD를 대여하기 위해서는 대여점을 방문해서 원하는 영화를 고른 후에 비용을 지불하고 시청 후에 다시 해당 대여점을 방문해서 반납을 하는 절차를 거쳐야 했다. 넷플릭스는 이러한 절차를 모두 웹을 통해서 이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연체료를 요구하지 않았다. 이전에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던 일들을 웹이라는 인터페이를 통해서 이루어지도록 만든 것이다. 넷플릭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웹 인터페이스를 이용함으로써, 사용자가 대여한 영화에 대한 데이터를 쌓을 수 있었다. 1999년 넷플릭스는 이러한 사용자의 데이터를 이용해서 비슷한 취향의 영화를 추천해주는 추천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넷플릭스의 추천 서비스는 아마존의 추천 서비스와 더불어 사용자의 취향을 정확히 파악해서 높은 품질을 제공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인터넷 속도가 점점 빨라지기 시작하면 넷플릭스는 DVD나 블루레이라는 매체를 아예 없애고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다. 넷플릭스는 미국의 프라임 시간대에 전체 인터넷 트래픽의 1/3을 차지하고 있다고 2017년 CNN이 보도하기도 한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완전히 인터넷을 영화나 드라마 컨텐츠 시청을 위한 인터페이스로 이용한 것이다.



웹툰은 한국에서 시작해서 현재 전세계적으로 크게 성장하는 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전자책이 그랬던 것처럼 만화책도 디지털화를 통해서 웹에서 볼 수 있는 시스템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크게 붐을 이루었다. 이때는 웹툰이라기 보다는 웹코믹스라고 불리면 만화책이 전자책 버전 정도라고 보면 된다. 웹툰은 이런 전자만화와는 다르게 짧은 컷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무료/유료화를 통해서 유통되고 있다. 국내의 레진코믹스나 네이버 웹툰 같은 서비스는 스낵컬처 문화의 한 단면으로 많은 사람들이 만화를 소비하는 방식 자체에 변화를 가져왔다. 웹 자체가 이제 만화를 소비하는 주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 것이다. 앱스토어나 플레이스토어가 등장한 이후로, 카카오페이지와 같은 서비스가 생겨서 이제 웹과 더불어 앱이 만화를 소비하는 주요한 인터페이스가 된 것이다.

앞서 살펴본 사례들을 통해서 알 수 있는 점은 명확하다. 기존에 오프라인 또는 PC 기반에서 이용하던 것들이 웹을 인터페이스로 사용하여 인터넷을 통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된 것이다.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앱 생태계가 급속하게 구축됨에 따라서 앱 자체도 이런 역할을 하는 중요한 인터페이스로 자리잡게 된다. 인터페이스로써 웹과 앱은 많은 사용자가 인터넷만 연결되면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고 있다. 또한 웹과 앱은 상호배타적인 인터페이스로 동작하는 것이 아니라 웹이 가진 편리함과 앱이 가진 뛰어난 사용자 경험이 서로 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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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검색박스로 인터넷을 지배하는 구글
5장1.최초 인터넷 포털, Yahoo!
5장2.인터넷의 폭발적인 성장과 인터페이스
5장3.검색박스로 인터넷을 지배하는 기업
5장4.네이버 vs. 구글 - 문화와 인터페이스
5장5.구글은 웹 인터페이스 기업이다.


4장 닌텐도의 역사는 반복된다
4장1.게임기 전쟁
4장2.닌텐도, 닌텐도 DS로 날아오르다
4장3.Wii의 등장
4장4.게임기로 운동을 하다
4장5.체감형 게임과 기타 히어로
4장6.프로젝트 나탈
4장7.포켓몬 고- 포켓몬 스팟을 찾아라
4장8.스위치, 게임기에 대한 생각을 전환시키다


3장 아이팟은 정말 필요한 기기였을까?- 글모음


2장 급격하게 몰락한 기업이나 기술의 공통점은 ? : 인터페이스 혁신 불감증-글모음


1장. 컴퓨터와 인터페이스의 발달 - 글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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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오늘도 출동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봇이기는 하지만 제일 댓글 많이 달아주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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