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2] 인터넷의 폭발적인 성장과 인터페이스

shinss61 (53)in #kr-writing • 6 years ago (edited)

199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인터넷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다. 정보의 바다라는 웹은 다양한 정보를 넘어서는 새로운 가능성을 시험하는 시기이기도 한다. 클라이언트/서버에서 처리하던 일들이 웹을 통해서 진행되기도 하고,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하던 일들이 웹을 통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웹 자체가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하던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바꾸어주는 새롭운 인터페이스로써 동작하기 시작한 것이다.

1994년 처음으로 문을 연 Yahoo를 포함하여, 대부분이 사이트는 정보를 제공해주는 웹 페이지 중심이었다. 이때 피자헛은 최초로 페퍼로니 피자를 인터넷을 통해서 주문할 수 있는 페이지를 개설한다. 또한 같은 해 최초로 AT&T는 배너 광고를 웹사이트에 게시한다.(배너 광고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 배너 자체에 설명을 해주고 있다) 제프 베조스는 1995년 온라인으로 책을 파는 아마존 사이트를 개설한다. 오프라인 서점에서 판매를 하던 도서를 웹이라는 인터페이스를 통해 온라인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옥션 사이트인 이베이도 아마존과 같은 시기에 서비스를 시작하며, 최초로 팔린 아이템은 고장난 레이저 포인트로 14.83 달러에 판매가 된다. 주로 벼룩시장 등에서 거래가 이루어지던 중고품이나 구하기 힘든 부품같은 물품들이 웹을 통해서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한 것이다. 온라인을 통한 전자 상거래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웹을 새로운 인터페이스로 하는 수많은 서비스가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필요하게 된다. 당시에는 전화나 우편물 등을 주로 사용되고 있었고 이메일도 일부 사용이 가능했다. 이메일은 일부 회사나 학교, 연구기관 등 자체 이메일 서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이었다. 자체적인 도메인을 가지고 있어야 했으며, 노벨의 그룹와이즈나 로터스 노츠, 마이크로소프트 익스체인지 서버 같은 이메일 서버와 이메일을 볼 수 있는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이 있어야만 사용이 가능했다. 1996년 잭 스미스(Jack Smith)와 사비어 바티아(Sabeer Batia)는 최초의 온라인 무료 이메일서비스인 핫메일 사이트를 오픈한다. 1997년이 되자 핫메일 이용자수는 급격하게 증가하여 9백만명에 도달한다. 마이크로스프트 빌 게이츠는 MSN 관리자인 마르코 드멜로(Marco DeMello)를 호출하여, 전세계의 사용자에게 무료 웹 메일을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거나 찾으라는 미션을 부여한다. 이에 드멜로는 자체적으로 제시간에 무료 이메일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기존에 존재하는 무료 이메일 서비스를 인수하는 것만이 실제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고 보고한다. 1997년 12월 빌 게이츠는 핫메일을 인수하기 위해서 4억 달러 계약에 사인을 하게 된다. 핫메일은 인수 후에 MSN 서비스의 하나로 통합이 된다. 당시 Yahoo도 광고 기반의 무료 웹메일 서비스 사용자가 증가하는 것을 인식하고, Yahoo 포털 서비스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이에 Yahoo는 핫메일의 경쟁서비스였던 로켓메일을 인수하여 Yahoo 메일 서비스를 시작한다.

비슷한 시기에 국내에서도 메일은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었으며, 후에 인터넷 포털의 핵심 서비스 중 하나라 자리매김한다. 1997년 일부 사람들은 핫메일과 로켓메일에 가입하여 웹 메일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다. 이 때 등장한 것인 한메일(hanmail.net) 서비스이다. 2000년대 초반에는 점유율 70%에 육박할 정도로 대표적인 웹메일 서비스로 자리잡는다. 이는 인터넷 포털 '다음'으로 성장하는 가장 중요한 동력이 된다. 한메일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해외에서 개발된 메일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영문을 중심으로 메뉴 뿐만 아니라 UI가 구성되어 있었기에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많았다. 기본 기능은 해외 웹메일 서비스와 유사했지만 순수하게 한글로 메뉴와 설명이 구성되어 있고 보다 한국적인 UI를 제공해주면서 대다수의 인터넷 사용자들은 한메일 계정을 1개 이상씩 가지고 있었다. 1999년 다음 카페 서비스가 시작하면서 이제 웹을 통해서 커뮤니티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기존에 PC 통신을 통해 커뮤니티 서비스가 있었지만 모뎀과 텍스트라는 커다란 제약을 가지고 있었다) 웹이라는 인터페이스가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통해서 우리의 생활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되집어 볼 필요가 있다. 지금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은 오래 전에는 혁신적인 서비스였을 수도 있다.

인터넷 뱅킹도 웹 인터페이스를 통해서 우리의 생활을 얼마나 편하게 바꾸었는지 살펴보자. 초기 은행은 통장을 가지고 지점을 방문해야만 은행 업무를 볼 수 있었다. 이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여기에 새로운 인터페이스들이 하나씩 추가 되기 시작한다. ATM 기기가 등장하면서 이제 돈을 인출하는 것은 보다 쉬워졌다. 또한 폰 뱅킹이 추가되면서 전화를 통해서 이체를 하거나 조회를 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1996년 커몬웰쓰뱅크는 최초로 인터넷 뱅킹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신의 계좌를 조회하고 이체를 할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한 것이다. 인터넷 뱅킹의 등장은 직접 은행을 찾아가서 직원을 대면하고 처리하던 일의 많은 부분들 없애준 획기적인 서비스이다. 이제 인터넷 뱅킹은 모바일 뱅킹으로 발전하여,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인터넷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기에 웹이라는 인터페이스를 통해서 생각보다 많은 서비스들이 시도가 되었다. 메일 뿐만 아니라 후에는 인터넷 메신저가 등장하여 웹 메일과는 다른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인터페이스가 등장했으 뿐만 아니라 Paypal과 같이 결제를 쉽게 도와주는 서비스도 등장한다. 뉴스와 같이 종이신문을 매개체로 오프라인 기반에서 1990년대 말이 되자 온라인에서 뉴스를 제공하기 시작한다. 웹이야 말로 우리 생활 전반의 많은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변화시킨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인터페이스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