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거주기 #8

in #kr-usa6 years ago (edited)

미국의 집은 크게 콘도, 타운 하우스 그리고 싱글 하우스로 나눌 수 있을 텐데요. 싱글 하우스는 마당이 딸린 단독 주택을 말하는 거구요. 콘도와 타운 하우스는 공동 주택이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보통 타운 하우스는 집 위, 아래에 유닛이 없어요. 그래서 공동 주택이지만 그 유닛이 위치한 땅에 대한 소유권까지 포함된다고 하더라구요. 콘도는 타운 하우스와 달리 보통 공동 주차장이 있고, 아래, 위층에 다른 유닛이 있는 스타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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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저희가 이사한 글렌데일 집은, 이렇게 여러 유닛이 있는 콘도에서 한 유닛을 집주인이 렌트를 준 집이었어요. 그래서, 저희 앞집이나 아래집은 자신이 유닛을 소유한 아르메니안 이웃이 살았고 저희 집은 한국인 집주인에게 집을 렌트한 저희가 살았지요. 이 집은 3beds, 2baths였습니다. 이제까지 저희가 살던 집 중에서 제일 넓었구요. 무엇보다 집안에 세탁기와 건조기를 설치할 수 있는 구조여서 드디어 미국 생활 9년만에 세탁기와 건조기를 구입해서 설치했습니다. 역시 사랑해요 L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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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은 위의 사진과 같이 생겼는데요, 왼쪽으로 거실 쪽을 향해 틔여 있어서 부엌이 좁아도 답답하지가 않았어요.

2층이어서 창문너머로 보이는 풍경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2층이었다는 점이 큰 문제를 불러 일으킬 줄은 생각도 못했었죠. 바로 층/간/소/음...

이 집은, 방도 3개나 되고 집안에서 빨래도 할 수 있고, 아이 학교와 제 직장이 가까워서 너무나 만족스러웠거든요. 월세는 조금 올랐지만 다행히 오른 월세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저희 사정도 좀 나아졌구요. 게다가 주인아저씨도 한국분이어서 추수감사절에 저희를 초대해 BBQ도 해주시고 무척 잘 지냈어요. 그래서 이 집에 오래 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래층에 살고 있던 아르메니안 아주머니가 저희가 시끄럽다면서 수시로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저희가 사과를 하고 아이에게 주의를 주고 저희도 조심하게 살려고 했어요. 크리스마스 때에는 직접 만든 쿠키를 선물하기도 하고, 그집 아이가 파는 걸스카웃 쿠키를 사주기도 하면서 잘 지내려고 노력했지요. 게다가 저희집 바닥은 마루도 아니고 카펫이었거든요. 그런데...

그 이후로도 수시로 찾아오는 겁니다. 그리고 무척 공격적인 말투로 "너희는 세를 살지만 나는 내 소유의 집이라 이사할 수도 없다"라며 마치 저희더러 이사나가라는 식으로 얘기를 하는 등, 저희를 너무 힘들게 했습니다. 나중에 아내는 아래층 아주머니가 찾아와 초인종을 누를까봐 노이로제에 걸리다시피 했어요.

그래서, 너무 힘들어서 주인 아저씨와 함께 변호사를 만나 상담을 하고, 더 이상 찾아오지 말라는 편지를 아래층에 보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집에 오래 살고 싶은 마음은 이미 사라져버렸죠. 그래도 2011년 9월에 이사 들어와서 2013년 7월에 나오기까지 2년 조금 못되게 살았네요. 아래 사진은 거실에서 보이던, 제가 참 좋아하던 풍경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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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주인 아저씨께서 집을 팔고 싶다고 조금 일찍 비워달라고 하셔서 급하게 이사를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당시 저희는 집을 사려고 알아보고 있었기 때문에, 다음 집은 1년 계약을 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같은 글렌데일에 1년이 아닌 짧은 기간도 렌트가 가능한 좀 큰 아파트 단지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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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도 층간소음때문에 이사갈려고 해요ㅠㅠ 저희가 가해자ㅠ 2층에 사는데.. 딸 둘인데 애들이 걸어다니질 않아서ㅠㅠ 그리고 집이 워낙 걸어다니기만 해도 울리는 오래된 아파트이기도 하구요. 아랫집 아저씨는 막 째려봐요 인사도 안하고ㅠㅠ 애들만 자꾸 잡고 애들도 2층 싫다고 울고불고 해서 빨리 이사갈 날만 기다리고 있어요

아이고 힘드시겠어요. 저희도 같은 입장이어서 이해해요...

층간 소음 분쟁이 참 많은 거 같아요.
아이도 있는데 참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 미국에 놀러 갔을 때 친구네 집은 아래층에서 계속 올라와 항의해서 거실에다 방석들을 겹겹이 쌓아놓고 살고 있더군요.

집이 참 예쁘고 좋은 것 같아요.

이사하고 처음 아내가 아래층 아주머니를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는데, 반갑게 hi 했더니 첫마디가, "너 아들 둘이냐?" 였대요. 그래서 "아니 딸 하나인데" 했더니 "근데 왜이렇게 시끄럽냐"... 이게 첫 만남 TT

헐~인심 야박하네요.

(><)나쁜사람들이네요. 전 커피를 좋아해서 빈을 볶아먹었는데 위층사람은 가만히 있는데 3층에 흑인애들이 탄냄새 난다고 내려왔었어요... ㅎ 괜히 무섭더라고요...

와 커피 냄새가지고 뭐라고 하다니요!

ㅎㅎ 저도 오래전 처음왔을때인데 생 콩을 볶으면 연기와 냄새가 좀 나는데 싫었나봐요. 그다음부턴 항상 마당에서 로스팅을 했었습니다... ㅎ

미국도 층간소음이라는게 있군요. 저희 한국만의 특이한 면인줄 알았네요

설마 한국만 그러겠어요 ^^; 저 아는 집은 아래층에서 빗자루로 천장을 두드렸다고도... 시끄럽다구요 ㅋㅋ

크 미국에서도 층간소음....
고생하셨습니다. 이제 저흰 방에서 난리를 펴도 모르는 지라~

살면서 층간소음으로 스트레스 받은게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에요 ^^;

진짜 마지막이길 빕니다. :)
저도 이젠 진짜 마지막이어야. ㅋㅋㅋ

아.. 노히로제 걸린만해요.. 정말 신경쓰였겠어요. 카펫이면 크게 소리도 많이 안날텐데.. 집을 빨리 구할수있으셔서 다행이네요..

집은 진짜 마음에 들었거든요. TT

층간소음인데 밑에서 노이로제가 걸릴만큼 찾아오다니;;;집이 맘에 드셨는데 참 안타깝네요;-;

네, 이런 경험은 진짜 처음이었어요...

일교차가 큰 날씨에요 감기조심하세요^^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부네요^^

감사합니다!

아르메니안... 밉네요 그죠? 여기 필리핀은 그게 참 좋아여 ㅋㅋ 밤새 파뤼를 해도 애들이 밤에 피아노를 치고 줄넘기를 해도.:: 그러려니... 해요 ㅋㅋ 한국 갈 때마다 우리 언니들, 그러니까 이모들이 기겁을 하는게 우리애들 집에서 뛰는거 ㅋㅋ 가만 생각해보면 왜이리 한국을 안들어가고 여기서 살고 있는지 답이 나옵니다. 사실은 이곳에서의 삶을 즐기고 있는듯 합니다 ㅎㅎ

왠지 필리핀 분들도 흥이 많으실 듯 ^^

흥 작렬이죠. 너무 많아 탈입니다ㅜ

필리핀 출신 동료랑 노래방 갔는데 노래 잘 하더라고요. ㅎㅎ

어휴..... 글로만 들어도 노이로제 걸릴거 같아요. 아르메니안이라니... 자신들의 받았던 차별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 하는 걸까요?! 정말 나빴네요.

같이 화내주셔서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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