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거주기 #4

in #kr-usa6 years ago

미국은 개인 신용점수가 숫자로 나오거든요. 이 점수로 집을 렌트할 때나, 자동차를 구매할 때 할부 이자율 혹은 집을 구매할 때의 모기지 이자율 등이 결정이 됩니다. 그런데, 미국에 갓 들어온 저같은 경우는 이 점수가 0이지요. 마치 초기화되어 레벨 1부터 다시 시작하는 게임처럼요. 그래서 다른 사람이 보증(?)을 서주는 등의 도움이 없이 집을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희 경우는, 다행히 지인이 살던 아파트인데 귀국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서 그 렌트 계약을 이어받는 조건으로 아파트를 구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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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스트릿뷰로 찾아본 글렌데일 아파트 사진입니다. 한인 타운의 아파트들처럼 대규모 단지가 아닌 전형적인 미국 아파트입니다. 수영장도 Gym도 없었구요. 2층짜리 건물 4동으로 이루어져있고 각각 1bed나 2bed 유닛들이 있었어요. 유닛 안에 세탁기, 건조기는 없이 공동 세탁장이었는데 한인 타운 아파트처럼 카드식이 아니라 동전을 사용하는 형식이어서 늘 빨래를 위해 동전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가구수에 비해 세탁기, 건조기 수가 부족해서 무척 불편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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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우연히 저희가 살던 유닛의 사진을 찾을 수가 있었는데요, 저희가 살 때는 카펫이었는데 마루(처럼 보이는) 바닥으로 바꾸었나 봐요. 이렇게 거실과 부엌이 연결되어 있고 안쪽에 방 1개와 화장실 1개가 있는 1bed, 1bath 아파트였습니다. 그때는 저 거실이 그렇게 넓게만 느껴졌는데 (아마 바로 직전 아파트가 좀 작은 스튜디오여서 더 그랬나봐요) 지금 보니 왜이리 좁게 보이나 모르겠어요 ^^ 이때 아파트 렌트가 월 $780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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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방 계약을 위해 매니저와 인터뷰를 했는데, 콧수염을 멋지게 기른 아르메니아인 아저씨였어요. 글렌데일은 아르메니아인들이 많이 사는 도시거든요. 이 아파트 이웃들도 대부분 아르메니아인이었어요. 아르메니아는 터키와 이란, 조지아와 아제르바이잔으로 둘러싸인 작은 나라입니다. 이전에는 조지아, 아제르바이잔과 함께 구 소련에 속해 있었죠. 소련에 병합되기 전에는 터키로부터 인종학살도 경험했던 그런 작은 나라입니다. 그래서 미국으로 망명온 아르메니안들이 많았는데요 글렌데일에 제일 많이 살게 되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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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의 위협을 받으며 낯선 땅에 정착한 사람들이라 그런지 조금 거친 편입니다. 약간 러시아 사람 같기도 하고 중동사람 같기도 하고 그런 느낌이에요. 가까워지면 또 한없이 친절한데, 처음 보면 조금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해요. 재밌는게, 아르메니아 국교는 기독교인데요, 가톨릭이나 개신교 같은 우리에게 익숙한 기독교가 아닌, 아르메니안 사도교회라고 러시아 정교회나 그리스 정교회와 조금 비슷한 기독교입니다. 심지어 아르메니안 교회에서는 크리스마스가 12월이 아니고 1월이에요.

이 아파트에서 2003년 3월부터 2004년 8월까지 살았어요. 그리고 옆 동네 버뱅크로 이사했습니다. 버뱅크 아파트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이어갈게요.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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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하나, 방 하나면 우리나라에는 정말 잘 없는 특이한 구조인것 같아요. :) 글렌데일 풍경이 이국적으로 느껴지네요.

계도님 저희 이번에 업로드된 방송(12화)에서 계도님 댓글 소개 나갑니다~!
댓글 소개한다면서 계도님 소개를... 0.0;; 괜찮은지 한번 들어봐 주세요.^^ 4분 28초경 부터 나와요.:)

와 영광입니다!!!

오?! 한인들이 그래도 많이 산다는 글렌데일인가요?! 역시 쾌적하고 좋네요! 오렌지카운티도 많이 산다고 하던데.. 저는 차가 없고 직장이 다운타운이라 교통때문에 한인 타운살았었어요..

그런데 렌트비가 780이면 괜찮은 조건아니었나요?!
저는 하숙했었는데 베드룸 하나 사용하는데 월 650불 내고 살았어요..ㅠㅠ

무지 좋은 조건이었죠. 그런데 한인들은 이제 글렌데일 많이 떠났어요. ^^

아르메니아 처음 접해보네요^^크리스마스도 1월이라니! 다른나라 문화 이렇게나마 접해보고갑니다

네 저도 1월 어느날 왜이리 이웃사람들이 시끄럽나 찾아보다가 알게됐어요 ㅎㅎ

(╹◡╹)거칠어 보이는 사람이 오히려 더 친절하더라고요... ㅎ 계속된 이사생활이네요... 짐싸는게 귀찮아서라도 이사 못가겠더라고요.

제가 그동안 미국와서 이사를 10번인가 했더라고요 ㅎㅎ

(^。^) 이상하게도 이사를 할때마다 짐도 계속 늘어가고요 ㅎㅎ... gyedo님은 댓글이 바로바로 와서 가끔씩 깜짝놀랩니다... 알람인가 그것 때문이죠? ㅎ

네 ㅎㅎ 텔레그램 봇이요

ㅎㅎㅎ 네... 감사합니다.

저도 사진 보면서 서부쪽 집들이면 거의 카펫일텐데 이상하다고 여기고 있었어요. 역시나 바뀐거였군요. ^^ 12년전쯤 1년반 정도 오렌지 카운티에서 살았었습니다.

아, 이쪽에 계셨었군요!

지인들과 친척분들도 계셔서 가끔 가기도 합니다 ^^

^^ 다음번에 오시면 번개? ㅎㅎ

ㅎㅎ 좋죠~!!

글렌데일이라는 지명은 익히 들어본 적이 없어서 읽을 때마다 새롭네요. 아파트의 한 건물당 4가구가 있고 공동 세탁실이 있다니 그거에 비해 엄청 비싸군요. 물론 필리핀도 경제규모에 비해 비싸긴 하지만요.

건물당 4가구가 아니구요, 건물이 4동이었는데 한 건물에 몇가구였는지 기억이 안나요 ㅋㅋ 근데 공동 세탁실에 세탁기, 건조기가 2개씩 뿐이었어요 ㅎㅎ

아ㅜ 수포자의 숫자개념에서 나온 오해입니다ㅜ 친절한 답변 감사요

^^ 네 근데 저 가격은 당시에 진짜 싼거였어요.

아르메니안 교회는 크리스마스가 1월이라니 신기하네요! 월 780불이면 괜찮네요!!대신 불편했겠죠;;

네 결국 그래서 이사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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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0이면 정말 꽤 저렴하네요. 글렌데일이 아르메니아인이 많이 사는 곳이였군요. 몰랐네요. 종교도 그렇고... 아르메니아 뭔가 명품 브랜드같다는...ㅋㅋ 버뱅크 이야기도 기대하겠습니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헉, 780 이요?! 원래 그 지역이 그렇게 싼가요??? 집 컨디션도 괜찮아보이는데 ㅠㅠ 제 렌트비가 생각나면서 쓰라립니다...

2003년이었구요, 집 컨디션은 저 사진은 최근에 고친 사진이긴 해요. 그래도 다른 데보다 싸서 저희가 얼른 들어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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