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온라인 큐레이팅: 뉴욕 현대 미술관MoMA (Museum of Modern Art) 의 전시를 같이 감상해요😊

in #kr-travel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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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여름, 가족들과 함께한 미국 동부- 캐나다 여행에 대한 기억을 잊고 싶지 않아 지난 날의 일기를 바탕으로 포스팅을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꽤 오랜 날 머물렀기에 여행기 시리즈가 길어질지도 모르지만, 인내심을 갖고 써볼테니 재미있게, 그리고 유익하게 봐주셨으면 해요 😆

앞으로 나올 글들은 여행 중 적은 일기를 바탕으로 하는 여행기입니다. 까먹고 싶지 않아 끄적이는 것이니 퀄리티가 조금 떨어질 수 있어요, 이 기록들은 나중에 내가 또 갈 때를 위해! 그리고 앞으로 여행갈 스티미언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쓰도록 하겠습니다.


  • 2017년 8월 9일, 현대미술관MoMA의 전시를 같이 감상해요😊', 온라인 큐레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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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MoMA 바로 앞의 카페에서 마지막 커피 한 잔을 하고, 에어드랍으로 사진을 나눈 후 서울에서 만나기를 기약하고 헤어진다. 가족들과는 뉴욕현대미술관의 로비에서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종종걸음으로 걸어가 로비에 놓인 소파에서 졸고있는 엄마아빠를 발견! 여기까지 걸어오는 데에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아마도 여기서 졸고 있는 사람들은 전부 관광객들임이 분명하다.

미리 사둔 표로 입장을 한 후 각자 MOMA를 구경하기로 한다.

온라인으로 미리 방문날짜를 선택하여 결제하면 저렴한 금액으로 표를 살 수 있다. 뉴욕의 관광업체에서 빅5 입장권을 사서 입장하는 것도 하나의 팁이다.

사진을 찍기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작품 사진이 많지는 않지만,
같이 MoMA의 소장품을 감상해요.
온라인 큐레이팅 시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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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의 The Starry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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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다는 이 작품을 먼저 보기 위해 다른 작품들을 뒤로 하고 찾아갔다. 역시나 예상대로 사람이 많아 딱 그림만 나오는 사진을 건지지는 못했지만, 고흐가 자신의 작은 방 창문을 통해 아침 해가 뜨기 전의 밤 하늘의 느낌은 충분히 전달받을 수 있다. 반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쓴 편지에서 이 그림에 그린 별을 'morning star'라고 언급하며 그 별들의 진동이 크게 다가온다고 말한다. 별을 보며 미래와 꿈을 생각했던 고흐는 이 그림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도 꿈에 대한 용기와 희망을 전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고흐의 삶에 대해 알 수록 자살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도 들고.. 별에 다가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자살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고.. 어쨌든 이 그림 하나로도 MoMA에 방문할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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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es Ensor Tribulations of Saint Anth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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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의 그림은 인간의 욕망을 여과없이 드러내기 때문에 조금 무서운 작품들이 많다. 이 그림은 조금 덜(?) 한 편에 속하는데, 작품 오른쪽에 아주 연하게 그려진 여인이 유혹에 해당한다. 내가 다른 작품들이 아닌 요 작품을 맘에 들어서 사진으로 찍어온 이유는 바로 이 그림의 배경이 '지옥'이기 때문이다. 누가봐도 아름답고 섬세한 붓터치의 배경이 어떻게 지옥일 수가 있지? 생각을 하면서 유혹과 탐욕을 드러내려면 지옥은 아름다워야겠다는 아이러니함을 생각한다. 어쩌면 불긋불긋한 비경이 적조류는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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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딘스키의 Picture with an Ar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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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치워크처럼 그려진 칸딘스키의 이 그림을 처음 봤을 때는 어디서부터 봐야하고, 어떤 방향으로 봐야하는지 전혀 감이 안잡힌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궁수가 오른쪽아래편에 있지만 대체 뭘 쏘려는지는 모르겠지만 역동적인것만 알 수 있다. 칸딘스키는 소재가 되는 모든 것들의 형태를 분해하고 재 구성해서 강렬하게 표현하는데, 이러한 '분해'가 마음속에 어떤 울림을 가져온다고 믿었다. 실제로 그림을 볼때 색과 형태가 너무 역동적이라 내 마음에 어떤 울림을 가져와서 사진을 찍었다. 어렸을때 만들었던 글라스데코같다고 생각한 건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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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nry Matisse La D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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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마티스의 유명한 그림! 이 작품도 The Starry Night에 못지않게 인기가 많았다. 음악을 사랑한 화가인 마티스는 매일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재즈를 들으며 그림을 그리는 데에 어떤 영감을 받았던 것 같은데, 그래서 그런지 작품들이 모두 하늘하늘~ 춤을 추는 것처럼 보인다. 마티스와 마티스의 가족들이 각기 다른 악기를 연주하며 합을 맞추고 시간을 보내는 그 생활이 아마도 그림에서 곡선의 형태로 나타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생각했던것보다 작품의 규모가 훨씬 커서 부끄러움만 없다면 저기에 같이 껴서 강강술래하는 모습으로 사진을 찍으면 멋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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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ude Monet Japanese Footb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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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베르니의 정원에 놓은 다리를 일본풍으로 그린 그림이다. 모네는 한때 일본 우에요키 화풍의 영향을 참 많이 받았는데, 이 다리를 그리면서도 '한 번 일본풍으로 그려볼까?' 하고 생각했나보다. 개인적으로 푸릇푸릇한 다리 그림을 참 좋아하지만, 넘 인상과 기억에 의존해 그린 티가 나는 (?) 이 작품은 모네가 후에 잭슨 폴록에게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지 엿볼 수 있기 때문에 찍어왔다. 꼬불꼬불하고 기분나쁘게 붉은 색으로 묘사한 이 다리 그림은 위에서 소개한 제임스의 지옥도보다 더 지옥같아 보인다. 불타는 지옥의 다리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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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ude Monet Water Lili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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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수련 연작은 위 그림과는 정반대다. 위 다리 그림이 지옥같았으면 이 연못의 수련들은 잔잔한 천국의 모습을 보여준다. 불란서 오랑쥬리에 있는 모네의 수련연작의 크기가 어마어마한 것 처럼 이것도 꽤 크고 미술관에서 아예 방 하나를 내어주었다. 수련연작을 통해 모네는 관객들이 현실과 그림을 구분하지 못하게 하려고 했다는데, 다음 움짤에서 한번 그런 기분이 드는지 확인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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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 Kahlo Fulang-Chang and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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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의 왼쪽 작품에서 Fulang-Chang은 반려동물인 원숭이의 이름이다. 아이를 가질 수 없었던 프리다는 자신의 아이와도 같은 원숭이를 데리고 있는 초상화를 그렸다. 그럼 초상화 옆에 거울을 붙여둔 이유는 뭘까? 작품이 처음 전시되었을 때에는 옆에 거울이 없었다고 한다. 프리다는 나중에 친구에게 이 그림을 선물하면서 친구와 자신이 영원히 함께하자는 으미로 거울을 붙여주고, 그 거울을 통해 얼굴을 봄으로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는 거라 생각했을지 모른다. 엄청 도전적이고 현대적인 작품을 만드는 프리다다운 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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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 Rothko No.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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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별거 아닌 마크 로스코의 색칠공부같은 그림은 보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이끌어내고 왜 그렇게 비싼 값에 팔릴까? (이 작품은 8천 7백만불) '왜 하필 이 색을 선택하였는지', '왜 이런 배열을 골랐는지'를 생각하는 건 왜 이 그림이 감동을 자아내는지 이해하는데에 도움이 안된다. 단순해보이지만 작품을 감상하는 데에 방해받지 않도록 쓸데없는 장애물을 배제하고 어떤 관념과 관객을 마주하게 도와주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을 표현하려했다는 마크 로스코처럼 괜히 작품앞에 서면 비밀이 없는듯, 발가벗겨진듯하게 느껴지면서 부끄러워진다. 다른 사람도 그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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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cent Van Gogh Portrait of Joseph Rou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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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왔다! 내가 반고흐의 그림 중 가자앙 가장 좋아하는 우체부 아저씨의 얼굴그림! 이 그림으로 오늘 MoMA 온라인 큐레이팅을 마치려고 한다. 몇 없는 반 고흐의 친구 중 반 고흐를 심적으로 많이 도와준 이 우체부 아저씨, 룰랑에 대한 애정을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항상 어둡거나, 소용돌이치는 어느 격한 감정을 표현한 그림과는 달리 룰랑에 대한 반 고흐의 마음은 밝은 초록 배경, 땡땡이, 꽃으로 나타난다. 반 고흐가 습작으로 그린 룰랑의 얼굴을 보면 이렇게 화사하고 인상이 좋지는 않다. 구냥 할아버지다. 아를에서 실패만 거듭하던 반 고흐에게 하나의 빛과 같았던 이 룰랑아저씨와의 우정의 증거로 그림을 그려줬을텐데, 그 우정이 정말 부럽다. 나를 아름답게 표현해줄 수 있는 우정이 내게도 찾아오기를 바라고, 누군가에게 손길을 내미는 자신이 되도록 다시 한 번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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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A 에서 찍어온 몇 안되는 그림들을 스티미언 여러분에게 소개할 수 있게 되어 참 영광이다.
내가 왜 이 그림들이 마음에 들었고, 그 속의 내용들을 설명하게 되면서 내가 어떤 작품들을 좋아하는지 혹시 어떤 규칙성이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았다. 딱히 있진 않고 걍 느낌인듯ㅋㅋㅋ 그때 그때 다르지만 보통은 추상, 인상파를 좋아한다!

 

그림 뽕에 취해버린 나처럼 미술관을 방문한 후에는
느낌을 '그림으로' 끄적여 보기를 추천한다.
물론 그 그림을 간직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 순간 예술게이지가 100%에 달할때 한번 표출해보는 것도 좋은 감상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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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여러 미술관, 박물관중 MoMA는 정말 살면서 한 번 가는 것도 부족한 공간이다.
뉴욕 여행에서 이 곳을 놓치지 마시길!

ps. 같은 그림에 대해 다른 느낌을 가질 여러분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


저희 미술관 큐레이팅 시리즈 링크를 첨부합니다.
보스턴 미술관
캐나다 국립미술관
워싱턴의 국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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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부 아저씨! 저도 좋아하는 그림이예요. ^^
동글동글 아저씨 수염, 파란색 우체부옷과 모자, 뒷배경까지♡
수련연작은 실제로 보면 닭살돋을것 같아요. 완전 제 취향 ㅎㅎ
덕분에 좋은그림 잘 보고 갑니다.

잘 보고 가셨다니 저도 기분이 좋네요 :>
정말 보기만 해도 감동받는 그림이 많았어요.

미술관 MoMA를 직접 다녀온 기분이드네요. 늘 피기펫님의 포스팅을 읽으면서 하는 말이죠? 그런데 오늘은 더욱 미술관에 갔다 온 기분이 들어요. 미술관을 포스팅에 옮겨 놓은 신 것 같아요.
최근에 <러빙 빈센트>라는 영화를 봐서 그런지 더 관심이 가네요. 고맙습니다.

아 맞아요! 저도 러빙 빈센트 라는영화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감동적이고, 과연 반 고흐가 자살한게 맞을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댓글 감사합니다 :)

칸딘스키의 Picture with an Archer 가 가장 눈에 띄네요! ㅎㅎ
수련은 프랑스에 갔을 때 볼 기회가 있었는데 또 보고 싶어지네요..ㅜㅜ
대리관람 감사합니다 ㅋㅋㅋ

그림이.. 진짜 가운데에 무슨 바다생물있는거처럼 보이지 않나요? ㅋㅋㅋ 대리 관람을 위해 제가 열심히 썼습니다✌️

좋은 작품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독거님 !! 독거님 마음에 조금의 감성이라도 불러일으켜져기를....

반 고흐의 The Starry Night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라서 실제로 보고 싶어요!ㅠㅠ

보면 한손님도 감동의 눈물 찔끔 하실듯 ㅠㅠ....... 그 작품과한공간에 놓여있는 것도 감동이에요.

미술평은.. 못해서 도망치겠습니다. ㅌㅌㅌㅌㅌㅌ

ㅋㅋㅋㅋㅋ(지옥도잘 봤습니다...) 지옥도를 개발하신분...

스태리나잇~ 이건 제가 좋아하는 그림인데
여기서 보니 반갑네요..

뉴욕 가고 싶네요 ^^

다글 이 그림을 많이 좋아하시는군요! 저도 뉴욕 가고 싶네요. 막상 가면 강남같지만 (?)

The starry night이 저곳에 있군요. 저는 미술에는 전혀 문외한이라 딱히 무슨무슨 화풍을 좋아한다곤 말은 못하지만 몇 안되는 좋아하는 작품들 중 하나에요. 각 작품을 해석하시고 본인의 취향에 따라 애정하시는 모습에서 미술에 대한 진지한 태도가 엿보입니다 ㅎㅎ

저도 미술을 막 배운 건 아니지만 괜히 미술관가서 구경하는게 좋더라구요! 자주 보니까 눈길이 가는게 정해졌어요. 스태리나잇도 그중 하나👀 미술관을 놀이터처럼 다니고 싶네요 ㅋㅋㅋ

In New York~
Concrete jungle where dreams are made of
There's nothin' you can't do
Now you're in New York~

역시 유학파... 노래도 많이 알고.....
노래부르면서 손모양 같이 해주시눈거 알죠????ㅋㅋㅋㅋ

손모양ㅋㅋㅋ
많이 다녀보셨군요..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짱짱맨! 수동이라는 걸 알고 더 고마워진 쨩짱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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