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마무리하며_예년과 다르게 하기

nabinabi (53)in #growthplate • 6 years ago (edited)

올 초는 그 동안의 삶과 다른 변화에 대한 갈망이 컸다.

일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짐에 따라 삶에 대한 만족도도 떨어져 가고 있는 요 몇 년이었다. 학위라도 따면 좀 나을까 했는데, 그것이 내 삶의 만족도를 향상시켜주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올 초 일에 있어서 급격한 변화가 있었고, 나 또한 어떤 식으로 든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되었다.

무릇 변화를 꿈꾼다면, 만나는 사람을 바꾸고, 읽는 책을 바꾸고, 돈과 시간을 쓰는 곳을 바꾸라고 하지 않던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그래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엘 찾아다녔다. 평소,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던 스타일이 아닌지라, 일단 교류의 폭을 넓히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오랫동안 벼르고 있었지만, 시간이 맞지 않았거나, 돈이 너무 비싸서 엄두를 내지 못했던 교육 프로그램을 들었다. 하나는 삶의 만족도 향상을 위해서 선택한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내가 사랑하는 일에 대한 애정을 되살리기 위한 것이었다. 둘 다 연간 프로그램으로 이제까지 만나지 못했던 혹은 10년 전에 만나고 오랫동안 연락하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첫번째 프로그램을 통해, 나 자신과 내 인생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졌다. 나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진만큼 삶을 바라보는 태도에 여유가 생겼다. 일찍이 만난 적 없던 사랑이 가득한 진짜 어른들을 만났다. 또, 성숙한 관점과 고민을 공유할 수 있는 도반들을 만났다.
또, 매 단계의 프로그램을 경험할 때마다 내 안의 많은 '나'를 통합하면서 안정감과 평화로움을 찾았다.

두번째 프로그램은 일과 관련한 것이다. 다시 초심자의 마음으로 돌아가 마치 처음 이 일을 배울 때처럼 기초부터 다시 배웠다. 실수해도 괜찮은, 틀려도 괜찮은 초심자 신분이 주는 안전함은 내 일에 대한 애정과 활력을 찾는데 도움이 되었다. 또, 오랜만에 만나는 옛 동료들을 통해 예전에 열정을 공유함으로써 과거의 나로부터 자극을 받기도 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으로는 새로운 독서모임에 참가했다. 책을 좋아하거나, 책을 읽고 싶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이제까지 만나기 어려운 배경의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입을 통해 새로운 관점을 배웠다.

읽는 책을 바꾸기

사실, 읽는 책을 완전히 바꿨다고 할 수는 없다. 내가 읽어온 책은 일을 위한 책들도 많았다. 그 책들은 읽을 수 밖에 없지 않은가.

대신에 새로 만난 사람들이 권해주는 책들을 조금 더 읽었다. 대체로 나의 취향에 맞는 책들이었지만, 그 중에는 평소의 나라면 선택하지 않았을 법한 책들도 제법 있었다. 또 그들이 아니었다면, 결코 몰랐을, 그러나 알고 보면 보물과 같은 책들도 있었다.

다 읽지 못해도 사두는 게 미덕이라며 산 책들과 선물 받거나 상으로 받은 책들을 모두 합하면 올해 나를 찾아온 책은 대략 200여권. 다 읽지는 못했지만, 읽은 것 마냥 뿌듯하다.

돈과 시간을 다르게 쓰기

나의 돈은 주로 먹고 마시는 것에 쓴다. 올 한해도 이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 같다. 다른 게 있다면, 예년에 비하면 옷에 많은 돈을 쓰지 않았다는 것과 대신에 책에 조금 더 돈을 썼다는 것.

시간은 나를 챙기는 데 더 많이 할애하려고 했다.
예년보다 더 꾸준히 명상을 했다. 요가는 다소 꾸준하지 못한 면이 있지만, 몸에 대한 조금은 더 깊은 이해를 하는 시간들이었다.
팟캐스트나 유튜브에 여전히 시간을 많이 썼지만, 내용이 다소 달라졌다. 이전에는 책 소개, 좋은 강연, 정치 뉴스 위주로 들었다면, 올해는 줄기차게 영성에 대한 내용을 음미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혼자 있는 시간 또한 어느 때 보다 많이 즐겼다는 것 또한 달라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