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nonfiction - 크맘마7.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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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맘마7. @jjy

아빠는 차를 세울 곳이 없다고 신경질을 내면서 똑같은 길을
왔다 갔다 하면서 빙글빙글 돌았다. 눈사람이 둘이 있는 집을
아까도 보고 또 보았다. 깜깜한 곳에서 내렸다. 아빠는 가방을 들고
앞에서 걸어가고 언니랑 나는 손을 잡고 걸어갔다. 걸어갈 때마다
신발 속으로 눈이 들어와서 점점 발이 시리다. 그것도 모르고 언니는
빨리 빨리 가자고 손을 잡아당기고 억지로 걸어가다 미끄러워서
언니 손을 놓치고 넘어졌다. 언니가 막 화를 낸다. 나는 발 시리고
아픈데 언니는 울면서 화를 낸다.

아빠를 따라 들어 간 집에는 개가 큰 소리로 짖으며 쫓아와서 너무
무서운데 아빠는 괜찮다고 하면서 들어오라고 한다. 무섭다고 하니까
어떤 할머니가 개를 부른다.

모르는 집에는 모르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큰 상에 음식이 가득했고 어른들이 앉아 있었고 아이들도 있었다.
사람들은 언니랑 나를 쳐다보면서 뭐라고 한다. 아빠가 불러서
갔더니 이모라고 하면서 인사하라고 했다. 우리는 처음 보는 집
이모한테 인사를 했다. 처음 보는 이모는
“춥지? 배고프겠다. 얼른 앉아서 밥 먹어라.” 한다.
아빠랑 언니랑 나랑 셋이서 밥을 먹었다. 처음 보는 이모가 김치를
잘라 주고 생선도 떼어 준다.

내가 자꾸 발을 만지니까 처음 보는 이모가 보시고 젖은 양말을
벗기고 가방에 양말이 없다면서 쯧쯧 하는 소리를 내면서 커다란
양말을 신겨준다. 아빠한테 내일 시내 나가서 아이들 필요한
물건부터 사야겠다고 한다. 밥을 먹고 아빠가 언니한테 세수하라고
하고 나는 아빠가 씻겨주고 이불이 펴 있는 방에 데리고 갔다.
언니랑 있으니까 참 좋다. 언니랑 이불속에서 쌀보리 하면서
놀아도 화 안내서 좋다.

아빠가 깨운다. 아빠는 언니랑 내 손을 잡고 말했다.
이제부터 여기 살고 이모 말씀 잘 듣고 둘이 싸우지 않고 있으면
아빠가 두 밤 자고 오고 또 세 밤 자고 온다고 약속하고 차타고
가면서 손 흔들고 갔다.

어제는 어른들이 많았는데 오늘은 처음 보는 이모 혼자다.
언니랑 나랑 목욕탕 가자고 해서 같이 갔다. 비누칠도 하고
샴푸도 하고 따뜻한 물속에서 한 참 놀라고 하면서 바나나 우유도
하나씩 준다. 언니 얼굴이 빨개진다. 거울을 보니까 내 얼굴도
언니처럼 빨갛다. 이모가 언니 먼저 때를 닦아주고 나도 닦으면서
“아이구, 쯧쯧쯧” 자꾸만 한다.

이모는 언니한테 책 읽을 줄 아느냐고 하자 언니가 글씨 모른다고
하자 무슨 책을 가져오고 네모난 것을 집어넣고 누르자 그 속에서
소리가 났다. 언니랑 나는 따라서 했다.
“딸기, 바나나, 사과, 포도, 파인애플...”

이모는 카셋트라고 라고 했다. 네모난 건 테이프라고 하면서
다른 책을 주면서 잘 듣고 따라하고 놀라고 한다. 매일 매일
그림책을 보면서 따라했다.
“소방차, 택시, 버스, 경찰차, 구급차...”
그날 저녁 정말 아빠가 왔다. 언니랑 내 부츠도 사고 똑같은
모자하고 장갑도 사왔다. 우리는 아빠랑 놀면서 그림책에서 본
얘기를 했다. 언니는 글씨도 쓰면서 자랑했다. 아침에 아빠는
두 밤 자고 온다고 하면서 손을 흔들며 웃었다.

언니랑 그림책 보고 있는데 이모가 부른다.
맛있는 냄새가 난다. 김치 부침개라고 하면서 손으로 주면서
호호 불어 먹으라고 한다. 이모는 맛있는 것도 참 잘한다.
엄마보다 훨씬 더 좋다. 김치부침개도 맛있는데 언니한테
냉장고에서 콜라 꺼내오라고 한다. 시원한 콜라랑 먹으니까
뜨겁지도 않고 정말 맛있다.

이모는 매일 같이 그림책을 보면서 글씨 배우라고 한다.
글씨 배우면 봄에 유치원 보내준다고 하면서 글씨 모르면
친구들이 놀리고 창피하다고 한다. 언니는 글씨 연습을 많이
하는데 나는 그림책 보는 건 좋은데 글씨 연습은 재미가
하나도 없다. 노래하면서 춤추는 게 더 재미있다.

이모가 밖에 나가시면서 문 닫고 방에 있고 방에서만 놀라
고 한다. 언니랑 나는 만화영화를 보면서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춘다. 언니는 글씨도 잘 쓰지만 노래도 참 잘 부른다.
엄마 놀이도 엄마 보다 더 잘 하는 우리언니가 제일 좋다.
한참 춤추고 노래하면서 놀았더니 콜라가 먹고 싶다. 언니가
냉장고를 열고 보니 콜라는 조금밖에 없고 주스가 있다.
주스병은 잘 열리지 않아서 언니가 입술을 옆으로 이상하게
하면서 억지로 열었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https://steemit.com/kr/@jjy/steem-nonfiction-1

https://steemit.com/kr/@jjy/steem-nonfictio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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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teemit.com/kr/@jjy/steem-nonfiction-6


대문을 그려 주신 @cheongpyeongyull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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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으면서 왜 이리 가슴이 시려오는 것인지,

어린 아이가 겪어야 하는 현실이
이토록 매서울 수도 있을까요?

뒷이야기 궁금해 지는군요.
감사합니다.

어린 아이들에게 몰아닥치는 눈보라
이 아이들이 온전하게 자라기만 바랍니다.

아이들에게는 항상 많은 짐들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아이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이먹힌 사람들탓에
여러가지 안타까운 일들이 많습니다.

열고 나서 무슨 일이...

눈을 감고 싶은 순간도 있었습니다.
모르는 사람이기를 바란적도 있었고

그 다음은 어찌 되었을까요???

이렇게까지는 아니었습니다.
그 어린 아이들에게 가해지는 고통

아이는 신나서 방긋방긋 웃으면서
놀고 있는데...

조금만 시점을 벋어나면......

글을 읽으면서 왜 이리 가슴이 시려오는 것인지22

모든 어린이들은 행복하게 자랄 권리가 있습니다.
성장해서 사회에서 겪어야하는 어려움도
유아기에 받은 사랑이 토대가 되어
그 힘으로견디고 사는 것인데 암담했습니다.

그래도 지영이에게 언니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아직 어린데 언니라고 너무 큰 짐을 지는거 같아 마음이 아프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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