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nonfiction - 크맘마 2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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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맘마 2 @jjy

언니는 아침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언니처럼 예쁜 선생님 손을 잡고
친구들이 타고 있는 노란 버스를 타고 갔다. 처음엔 언니하고 떨어지기
싫기도 하고 무서워 무조건 울고 떼를 썼지만 동화책을 피면
카셋트 테이프에서 나오는 재미있는 그림동화를 듣기도 하고
텔레비전에서 뽀뽀뽀나 만화영화를 보고 놀기도 하고 그래도
심심하면 할머니랑 학교 운동장에서 그네를 타고 있으면 조금
있다가 노란 버스가 보이기 시작하고 집에 와서 기다리면
언니가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나도 언니처럼 어린이집에 가고 싶었지만 좀 더 있다 언니처럼
크면 가고 집에서 할머니랑 놀면 맛있는 거 많이 해 준다고 해서
할 수 없이 대답은 했지만 나도 언니하고 같이 어린이집이
가고 싶었다. 그렇지만 말 안 들으면 할머니가 밥도 안 주고
멀리 갔다 버린다고 하던 엄마 말이 생각나서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옛날에 우리 집에 살 때는 언니는 나하고만 놀고 수퍼에
과자나 아이스크림 사먹으러 갈 때도 나하고 같이 갔는데
할머니 집에 와서부터 친구들 하고만 놀고 나는 할머니하고만 놀라고
한다. 할머니는 인형 머리도 못 해주고 미미의 옷장 같은 것도 할 줄
몰라서 재미가 하나도 없다.

언니는 아침에 일어나면 세수하고 머리도 예쁘게 리본이나 방울로
묶어주고 예쁜 핀도 많이 달고 예쁜 옷에 새로 산 구두도 신고
미키마우스 가방도 메고 공주처럼 예쁘게 하고 매일매일 혼자만
어린이집에 가는 언니가 점점 싫어진다.

할머니가 집에서 먼 개울에 물고기 잡아 준다고 하셔서 따라 갔다가
물고기는 너무 빨리 다녀서 한 마리도 못 잡고 넘어져서 무릎에서
피도 나고 너무 아파 울면서 집으로 와서 잠이 들었다.

집에는 아무도 없고 언니도 안 보이는데 화장대 앞에 언니 가방이
앉아있었다. 얼른 가방을 메고 거울을 보니 언니 보다 내가 훨씬 더
예쁘다. 이제 노란 버스가 오면 얼른 타고 가야지하고 배가 고파서
할머니를 찾는데 할머니가 언니를 데리고 들어오신다. 할머니가
울고 있는 언니에게 뭐라고 하시는 것 같은데 언니는 다리에 병원에서
하얗게 붙여준 자리를 만지며 계속 울었다.

밥을 먹으면서도 나는 가방을 내려놓지 않았다. 언니가 달라고 해도
안주고할머니가 내일 언니 어린이집 다녀오면 메고 놀게 해 준다고
말 했지만 나는 잠 잘 때까지 메고 잤다.

아침에 언니에게 세수하라고 할머니가 부르시는 소리가 들린다.
조금 있으면 언니는 또 어린이집에 가려고 가방을 달라고 하겠지.
양말도 안 신고 할머니랑 언니가 안 볼 때 얼른 가방을 메고
몰래 밖으로 나갔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대문을 그려 주신 @cheongpyeongyull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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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ts great thank you for the valuable post .. you earned a follower..

Good nice post

언니보다 내가 훨씬 더 예쁘다..
에서 저도 모르게 웃음이..^-^
동생 귀여워라..ㅎㅎ
다음편 기대돼요
과연 동생은 노란버스를 탈 수 있었을지...^^

공주병 초기증상은 아니겠지요?
꼬맹이에게

공주병 초기증상은 아니겠지요?
꼬맹이에게

다음 편에서 언니에게 쥐어박히고 가방 빼앗기는 게 아니었을까 싶네요.

언니는 동생을 이기겠어요?
부모도 자식을 못 이기는 판에

1편 보고 오니까 다음편이 보고싶어지네요
nonfiction이면 수필?
누구의 이야기 인가요

논픽션은 허구가 아닌 사실에 바탕을 둔 기록문학입니다.
수필하고는 조금 다르지요.

가출..? ㅠㅠ

그렇게 되면 최연소 가출 소녀로
기네스북에 오르지 않을까요?

밖을 나가게된 당사자는 과연 어떠한 모험을 하게 될지...
궁금하기보다는 그저 걱정이 앞서기만 하네요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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