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nonfiction - 크맘마5.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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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맘마5.

엄마는 양손에 들고 있던 커다란 봉투를 내려놓고 달려와 우리를 껴안고
울었다. 이상하게 슬프지도 않은데 나도 눈물이 난다. 언니는 나보다 먼저
막 울고 있다. 언니도 슬프지 않은데 엄마가 우니까 우는 걸까? 처음엔
서서 울었는데 나중엔 엄마랑 언니가 앉으면서 나는 저절로 앉아서 울었다.
한참 울다 엄마가 휴지로 코를 풀고 언니랑 내 얼굴을 닦아주면서 엄마
많이 보고 싶었지? 하면서 또 울었다.

엄마는 커다란 봉지에서 꺼낸 것들을 냉장고에 넣고 과자는 한쪽에 두고
씽크대에서 물소리가 나더니 참외하고 포도를 가지고 왔다. 시원하고
맛있었다. 그리고 언니랑 나를 씻겨주고 머리도 예쁘게 해 주었다.
옷을 갈아입고 택시를 타고 백화점에 데리고 가서 옷도 사고 양말도 사고
맛있는 팥빙수도 먹고 집으로 왔다.

아직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엄마는 치킨을 시켜서 나는 한 조각만 먹고
배가 불러 많이 먹지 못하고 콜라를 먹었다. 엄마는 계속 더 먹으라고
했지만 나는 그만 먹고 만화영화를 보고 놀았다.

엄마는 또 뭘 하는지 계속 물소리가 나고 맛있는 냄새가 나고 놀고 있는
언니랑 나에게 뽀뽀도 하고 얼굴도 만지고 내 새끼들 하고 쓰다듬고 조금
있으면 또 와서 보고 몇 번이나 그랬다.

자고 있는데 아빠 목소리가 들린다. 아빠는 큰 소리로 뭐라고 하고 엄마는
계속 울면서 아빠에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 아빠가 화가 많이 난 것 같았다.
나는 화장실 가고 싶었지만 그냥 이불을 머리까지 쓰고 잤다.

엄마가 우리를 깨운다.
“우리 공주들, 빨리 씻고 밥 먹어야지.”
나는 일어나도 눈이 떠지지 않는다. 눈을 감고 화장실로 간다.
엄마가 세수를 시키고 언니도 이 닦고 씻으라고 한다. 거울 앞에서 어제
백화점에서 새로 산 옷을 대 보고 해바라기가 그려진 원피스를 입혀주고
머리도 핀을 많이 꽂아서 묶어준다. 내가 정말 공주가 된 걸까

언니랑 노란 버스를 타고 가면 엄마는 손을 흔들었다. 다른 엄마들 하고
똑같이 우리 엄마도 웃으며 손을 흔든다. 매일 매일 엄마는 우리에게 손을
흔들었고 어린이집 끝나고 집에 오면 엄마가 버스를 기다리고 엄마랑
손잡고 집으로 왔다. 집에 오면 엄마는 냉장고에서 아이스크림을 꺼내주었다.
이젠 우리 엄마도 좋은 엄마다.

아빠는 내가 잘 때마다 엄마랑 싸웠다. 아빠는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고
엄마는 울기만 했다. 엄마는 착한데 아빠는 왜 매일 화를 내는지 모르겠다.
나는 매일 이불을 쓰고 자면서 물이 먹고 싶어도 그냥 잤다.

엄마가 어린이 집으로 찾아왔다. 그리고 언니랑 나를 데리고 차를 타고
이모네 집으로 갔다. 이모는 우리를 보자 삼촌이랑 같이 나갔다. 이모네
집에서는 어린이 집이 멀어서 버스가 오지 않는다고 한다. 하루 종일 집에서
언니랑 놀았다. 심심하다. 어린이집 가고 싶다고 했더니 엄마는 훨씬
좋은 어린이집 보내준다고 조금만 기다리라고 한다.

이모가 삼촌이랑 집에 오면 엄마는 우리를 데리고 놀이터로 갔다. 그리고
이모네 집이 아닌 다른 집에서 잤다. 배가 고프다. 아이스크림도 먹고 싶다.
엄마는 어떤 때는 짜장면을 사주고 햄버거를 사주면서 맥주를 먹었다.
집에 가고 싶다. 그냥 집에 가서 어린이집 가고 싶다. 훨씬 좋은 어린이집에
가고 싶지 않은데 엄마는 기다리라고 하면서 술만 먹다가 전화를 하면서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나간 엄마는 며칠을 두고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어떤 뚱뚱한
아줌마가 와서 엄마 어디 갔느냐고 하면서 빨리 엄마 불러서 집으로 가라고
했다. 늦게 들어온 엄마는 피자를 사왔다. 우리는 피자를 먹고 엄마는
술을 마시고 있었다. 어떤 아저씨가 와서 엄마를 불렀다.

사발면을 하나씩 먹고 있는데 아저씨가 빨리 나오라고 한다.
차를 타고 가는데 눈이 오고 있었다. 가면서 창밖으로 산도 보이고 바다처럼
보이는 곳을 지나갔다. 여름에 갔던 할머니 집 가는 길 같은데 생각이
나지 않았다. 차에서 내렸는데 눈은 오지 않고 바람이 많이 불고 추웠다.
커다란 식당으로 들어갔다. 엄마가 하얀 국물에 밥을 말아주면서 뜨거우니
호호 불면서 먹으라고 했다. 밥을 먹고 아저씨 차를 타고 또 간다.

엄마가 전화를 한다. 그리고 집이 많이 있는 곳에 내려서 언니랑 나에게
가방을 하나씩 메어주고 떡볶기 집으로 들어갔다. 추우니까 여기서 떡볶이랑
오뎅 먹고 기다리라고 했다. 엄마는 수퍼 가서 맛있는 거 사가지고 빨리
온다고 하며 커다란 가방도 두고 갔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https://steemit.com/kr/@jjy/steem-nonfiction-1

https://steemit.com/kr/@jjy/steem-nonfiction-2

https://steemit.com/kr/@jjy/steem-nonfiction-3

https://steemit.com/kr/@jjy/steem-nonfiction-4


대문을 그려 주신 @cheongpyeongyull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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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타게 기다립니다.

엄마를
아니면 다음 편을
둘 다 좋아요.

아... 어떻게 됐을까요... 다음편이 궁금합니다. 엄마는 돌아오셨겠지요??

이제 좋은 엄마가 됐는데
또 예전으로 돌아가는 건 너무 슬퍼요.

작가님이셨군요 잘읽었습니다
다음편이 기대됩니디ㅡ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곧 다음편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엄마 빨리와....ㅠㅠㅠㅠ

엄마가 보고 싶으면 노래를 불러요.
엄마가 오지 않는 날
언니랑 거울을 보고 춤을 추었어요.
엄마는 울지 않고 착한 어린이를 좋아하거든요.

엄마는 언제 오는건가요.ㅠ

떡볶이 다 먹고
오뎅도 다 먹고 조용히 앉아 있으면
엄마는 맛있는 거 많이 사온다고 했어요.

소설이네요. 멋지십니다.

감사합니다.
읽어주시고 댓글 남겨주셔서

엄마가 오지 않을까 속이 상하네요 😢😢

돌아 오겠지요.
좋은 엄마니까

제 예상이 빗나가길 바라봅니다...ㅜㅠ

엄마는 약속을 지킵니다.
맛있는거 많이 사오기로 했어요.

실제 누구의 스토리인지는 몰라도, 뭔가가 깊은 사연이~

제가 보이는 곳에서
제 마음을 아프게도 하고
눈물이 나올 만큼 기쁘게도 했습니다.

소설이군요~재미있네요^^
전편도 읽어봐야 겠네요~^^

감사합니다.
전편까지 천천히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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