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시를 보내며...정녕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일까

in #kr7 years ago (edited)

2017년 1월22일 일요일 밤시간
금방이라도 렉시가 숨을 거둘것 같아서 저녁시간에는 온 집안 식구들이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다. 건강하게 뛰놀던 지난날의 렉시 생각을 하며 모두들 눈물을 훔쳤다. 저 세상 좋은 곳으로 가서 고통없이 건강하게 뛰어 다니면서 이 세상에서의 추억들을 기쁜 마음으로 기억하라고 여느때와 같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자 믿기지 않는 렉시의 반응이 있었다. 온몸이 차가워져 몸을 가누지 못하는데도 렉시는 있는 힘을 다해 꼬리를 조금씩 움직이면서 답례를 했다.
점점더 힘은 없어 보이지만 아직도 눈을 못 감고 있다. 눈을 감지 못하는 이유가 혹시 자기를 데리고 온 둘째딸이 보고 싶어서일까 해서 집을 나가 떨어져 살고있는 둘째 딸에게 화상으로 렉시와 대화를 나누게 해주었다. 표정이 조금 변하는 것 같기도 했지만 몸은 점점 더 차가워지고 있다. 오늘밤이 고비일 것 같다.

혹시 렉시가 자살을 택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며칠전 부터 들기시작했다. 더 이상 우리집 식구들에게 귀찮은 존재가 되고싶지 않아서 먹이를 거부하며 스스로 죽음을 택한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그렇게도 좋아하던 비프 통조림을 줘도 먹지 않을려고 고개를 돌려버리는 의미는 아예 안먹기로 작정을 한것이 틀림없다.
죽음이 가까이 오는 것을 알고는 스스로 먹이를 거부하며 자살을 하기로 작정을 했다면 그 결정을 할때까지 얼마나 깊은 고민에 빠져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또 한번 가슴이 아프다. 자살을 선택할 바엔 차라리 고통을 덜 느끼던 그때 안락사를 시켜줄것을 하는 생각에 후회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원망 스럽기도 하지만 렉시는 이런 내마음을 이해해 줄것 같다.
15살 나이니 사람으로 치면 80살 정도의 삶을 살은 셈이다. 지난 2년동안 꼼짝 못하고 누워있는 렉시를 힘겹게 돌봤지만 한편으론 행복했다는 생각이 든다. 생을 함께 한다는 것은 우주가 맺어준 소중한 인연이기에 더없이 귀하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2017년 1월23일 아침시간
밤잠을 설친 뒤 이른 새벽에 렉시를 다시 살펴보았다. 밤새 어렵게 생을 유지하면서 마지막 하직 인사를 할려고 있는 힘을 다하여 버틴 흔적이 확연히 눈에 들어온다. 내 앞에서 임종의 순간을 맞고 싶었나보다. 눈을 뜨고 있을 힘조차 없을 터인데도 하염없이 나만 쳐다보며 그동안의 고마음을 전할려는 듯 마지막 순간까지도 나를 향한 눈길을 떼어내지 못하는 렉시였지만 나 엮시 렉시가 있어서 그동안 행복했노라 전해주며 따뜻한 손으로 눈을 감겨주자 그제사 편히 눈을 감으며 숨을 거두었다.
2002년12월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태어나서 2017년 1월23일까지 14년1개월을 살면서 근 13년동안 우리 식구들과 같이 한 이세상 소풍놀이를 마감하고 2017년1월23일 월요일 아침 7시에 렉시는 그렇게 저 세상으로 떠나갔다.
렉시가 눈을 감는 순간에도 겨울 아침비는 슬픔의 눈물처럼 하염없이 내리고 있다.
깔끔하던 렉시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스스로를 깨끗이 정리하고 싶었나 보다. 마지막 4일 동안 물한모금 마시지 않고 몸속에 있던 모든 수분들을 소변으로 쏟아내었기에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상태였지만 비교적 깨끗한 모습으로 마지막 임종을 맞았다.
편안히 잠든 모습에 조금이라도 상처가 갈까해서 조심스럽게 몸 여기저기를 깨끗이 딱아주고나서 추울때 간혹 입곤 하던 예쁜 핑크색 옷을 입혀서 항상 누워 있던 그 자리에 눕혀놓았다. 평상시에 잠자던 모습과 다를바가 없다.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이 참 편해보인다.

오늘은 비가 오락가락 하기에 잠자리에 눕힌체로 리빙룸에서 하루 더 쉬게 할 생각이다. 바깥날씨에 익숙하지 않았던 렉시가 혹시라도 추위를 느낄까봐 따뜻한 햇살이 비칠 내일 오후 시간에 묻어 주려고 한다.
임종할 때는 꼭 옆에서 지켜주리라 했던 렉시와의 약속을 지켜주었지만 난 아직도 렉시가 더이상 우리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을려고 스스로 먹기를 거부하고 자살을 한것만 같다.

세상에서 제일 착했던 우리 렉시에게 이글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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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게 영원히 잠든 렉시 (2017년1월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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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 만들어 준 렉시 무덤. 나중에 시간나면 좀 더 예쁘게 만들어 줘야 겠다.
(2017년1월24일 오후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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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에 추웠을것 같은 생각에 오늘 렉시 무덤을 다시 손보았다. (2017년1월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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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올린 오늘 찾아본 렉시 무덤이다.
비에 젖을까봐 플라스틱으로 무덤을 덮은 다음 추위와 더위를 피하라고 한두개씩 쌓은 돌이 모여서 돌 무덤이 되었다. 단단한 묘의 모습을 렉시도 좋아 할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2018년4월22일 일요일)


1. 렉시 이야기...세상에서 제일 착했던 우리 렉시
2. 렉시 이야기...렉시가 처음 아팟던 것은 3살때 였다.
3. 렉시 이야기...개는 주인이 올때까지 죽지 않고 기다린다.
4. 렉시 이야기...정녕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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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마음아프네요....
좋은 곳 가기를 바라면서...
애도를 표합니다..

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착한 우리 렉시는 분명 저세상 좋은 곳에서 건강하게 뛰어 놀것이라 믿고있습니다.

저도 기도 하겠습니다
더 좋은곳에서 뛰어 놀 수 있게..

고맙습니다.

예전에 무지개 다리를 건넌 강아지 한 녀석이 생각나네요. 강아지들이 신기한 게, 자신이 갈 때쯤 되면 그 끝을 아는 것 같더라고요. 좋은 곳에 갔을 거라 믿고, 언젠가 먼 훗날에는 다시 만날 것이라 믿습니다.

같은 집에 함께 살고있는 나무 한 그루 마져도 인연이라 생각합니다.
분명 먼 훗날 렉시와 다시 만나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렉시를 생각하시는 @donkimusa님 마음을 렉시도 잘 알고 있을 것 같아요. 렉시가 고통 없는 곳에서 즐겁게 뛰놀고 있다고 믿습니다.

렉시 이야기를 이곳에 을리는 것을 망설였습니다만 렉시를 오래도록 잊지 않을려고 용기를 내어서 그동안 스팀잇에 네번에 걸쳐서 글을 올렸습니다. 렉시도 저의 이런 마음을 이해하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음이 아픕니다ㅠㅠ....
저도 고양이를 한마리 키우는데, 아직 중년이지만 언젠간 제 곁을 떠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먹먹하네요.
좋은곳으로 가서 신나게 뛰어놀길 바랍니다.

따뜻한 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별을 미리 생각할 필요야 없겠지만 마음 한켠으로 조금씩 준비를 한다면 아마 더욱 잘 챙겨주게 될것이기에 후회하는 일들은 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우리 인간들의 이별이라고 별반 다를게 없다고 봅니다. 만나면 헤어져야하는 게 섭리가 아니겠습니까마는 .....
렉시와의 헤어짐은 아직도 참 아련 합니다.

2살이 안되 입양된 저희 Andrew도 14년을 넘게 살다가
재작년 11월에 떠났지요.
렉시는 아주 행복한 삶을 살았었군요.
일전에 렉시이야기를 올려주십사고 부탁드렸었는데
소중한 인연 소개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골프님이 앤드류 와 콩이를 잊지못하시는 마음과 제가 렉시를 잊지못하는 마음이 통했나 봅니다.
골프님 말씀에 용기를 내어서 이곳에 글을 올리게 됨을 골프님께 감사히 생각합니다.
전 앞으로도 이 글들을 보면서 렉시를 잊지 않고 더욱 생각하게 될것 같습니다. 골프님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

마음 아픕니다, 그래도 분명 더 좋은 곳으로 가서 더 즐겁게 뛰어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많이 그리우신가봐요. 정말 참 소중한 인연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 바램 엮시 더 좋은 곳으로 가서 아픈 고통없이 편히 뛰어 놀기를 바랄뿐입니다.
렉시 무덤이 우리집 옆쪽 사잇문가에 있기에 항상 볼 수 있다는 점이 그래도 좋습니다.

아 사진에서 보기에도 많이 야위었네요
같이 살았던 가족인데 없어진다는건 상상하기도 힘드네요

누구나 그러하듯이 아픈 이별을 겪으면서 많이 느끼며 배우고 있습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호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저도 재작년에 17살된 순심이를 보냈습니다. 원래 아내가 키우던 아이라 저랑은 9년 정도 같이 지냈었죠. 다행히 마지막 2주정도 빼고는 건강했었어요. 그때 싸우디에 있을때라 홍해 바닷가에 묻어줬어요. ㅠㅠ

그러셨군요. 가끔씩 홍해 바닷가가 생각이 나시겠습니다. 다행히 건강하게 생을 마감하였으니 미안한 감은 덜 하시겠습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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