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3] 아이패드의 연이은 성공

in #kr-writing6 years ago



스티브 잡스는 2010년 2월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애플 스페셜 이벤트에서 태블릿 아이패드(iPad)를 발표한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사이에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이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하면서 브라우징, 이메일, 사진, 비디오, 음악, 게임, 전자책에 최적화된 태블릿인 아이패드가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최적의 디바이스임을 얘기한다. 당시 유행하던 저렴한 넷북은 가격을 빼고는 제대된 역할을 수행할 수 없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단점을 지적한다. 아이패드는 9.7인치의 스크린과 대용량의 배터리, 그리고 멀티 터치를 지원하는 터치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면 얇고 가벼운 스마트 기기이다. 아이패드가 발표되었을 때, 휴대용 게임기 시장에 있어서 강력한 경쟁상대로 부상한 닌텐도는 아이패드를 '좀더 커진 아이팟에 불과하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 내가 아이폰을 봤을 때 MS가 더 높은 목표를 잡았어야 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면 아이패드는 그렇지 않았다'라는 말로 기술적인 혁신이 결여된 제품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을 받기도 했다. 키보드와 같은 하드웨어 인터페이스가 결여되어 있고, iOS를 사용해서 데스크탑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수 없다는 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윈도우를 지원하는 태블릿 PC가 출시되면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비해서, 블로거나 언론 매체들은 아이패드에 대한 분석기사를 실으면서 성공 가능성에 대한 찬반의 의견을 쏟아낸다. 성공에 대한 예측은 엇갈리기는 했지만 대체적으로 IT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미칠 것이라는데에는 동의를 한다. 휴대성과 편리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높은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의견과 키보드의 부재, 불가능한 멀티 태스킹, USB 미지원 등이 이유로 성공이 어렵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아이패드는 출시 첫날 30만대가 판매가 되었으며, 아이폰이 백만대 판매되기까지 걸린 시간의 반 정도에 백만대를 판매하게 된다. 또한 아이패드2가 발매되기 전까지 약 천5백만 대가 판매되며, 2010년말 모든 태블릿 PC 시장에서 75%의 점유율을 기록할 정도로 커다란 성공을 이루어 낸다.

아이패드가 아이폰에 이어서 커다란 성공을 하게 된 요인은 복합적이라고 볼 수 있다. 애플 특유의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이 소비자에게 크게 어필했다는 점을 제외하고, 시각 인터페이스 장치로써 새로운 역할을 제공해 준 점이 성공에 크게 기여를 했다. 시각 인터페이스 장치는 TV의 화면, 모니터, 스크린 등 우리 시각이 인식할 수 있도록 각종 정보나 컨텐츠를 보여주는 장치로 가장 오래되고 많이 사용되는 인터페이스이다. 오래 전에 비디오 테이프가 발명되었을 때, 영화 관계자들은 이제 영화를 보기 위해서 극장을 찾는 사람들이 사라질 것이라는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한다. 비싼 돈을 주고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대신에 비디오 대여점에 싼 가격에 대여를 해서 TV와 연결된 비디오 플레이어로 감상할 것이라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은 극장을 방문하는 사람은 줄어들지 않았다. TV의 수십 배가 되는 스크린에서 감상하는 영화와 TV의 작은 화면이 주는 사용자 경험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비디오라는 것이 영화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로 여겨진 것이다.

아이패드의 스크린은 PC 모니터, TV 화면, 스마트폰의 터치 스크린에 이어서 제 4의 스크린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PC와 TV의 전통적인 역할을 일부 대체하면서도 휴대성에 최적화된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에서 경험할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준다. 가정에서 인터넷 브라우징을 위해서, PC나 노트북을 키는 대신에 아이패드를 이용해서 보다 넓은 화면에서 편하게 인터넷과 메일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스마트폰으로도 물론 가능하지만, 작은 화면의 제약으로 인해서 아이패드에 비해서 사용자 경험의 차이는 클 수 밖에 없었다. 아이패드의 9.7인치 크기는 강력한 CPU를 내장하고, 보다 넓은 공간에 배터리를 배치할 수 있기에 10시간 정도의 플레이 타임을 지원했다. 이러한 장점은 게임이나 동영상과 같은 컨텐트 소비에 있어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주었다. 아이패드의 시각 인터페이스 장치로서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을 창조하였기 때문에 성공에 이룰 수 있었다는 점은 현재 태블릿 시장을 봐도 명확하다. 아이패드 이외에도 안드로이드를 지원하는 다양한 태블릿이 출시되어 가격/품질면에서 경쟁이 심화된 것을 보면 새로운 카테고리가 생겨나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패드 성공에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애플이 아이폰을 통해서 구축해 놓은 강력한 앱 생태계와 아이튠즈의 컨텐츠 플랫폼이다. 앱스토어와 아이튠즈는 아이패드를 활용하는데 있어서 가장 강력한 성공 요인 중 하나이다. 초기 아이패드의 앱은 지원하는 앱이 적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아이폰의 앱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했다. 개발자 입장에서도 아이패드용 앱을 만드는 것이 그리 부담이 되는 작업은 아니었다. 보다 커진 아이패드 화면에 최적화된 UI를 만드는 것이 작업의 대부분이었으며, 코드 자체에 많은 수정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또한 애플은 Xcode에서 다양한 크기의 iOS 화면을 대상으로 보다 편하게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아이패드의 실패를 예상한 전문가들이 가장 크게 지적한 부분은 스마트폰의 OS를 사용하기 때문에 노트북의 대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애매한 기기라는 점이었다. 결국에는 아이패드의 비싼 가격과 제한된 활용성으로 인해서 저가의 넷북같은 기기와의 경쟁에서 실패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애플은 이러한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이패드를 출시하면서 데스크탑용으로 개발된 애플 아이웍스의 페이지, 넘버스, 키노트를 포팅하여 앱스토어에서 판매를 한다. (나중에 무료로 전환된다) 오피스 앱을 제공하므로써 기업 사용자들이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제공한 것이다. 이러한 애플의 노력에 의해서 다양한 기업에서 아이패드를 활용하기 시작한다. 특히나 의료, 교육 쪽에서 많이 활용이 되었으며 일반 기업에서도 도입하여 사용하게 된다. 스마트폰 OS인 iOS가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은 오히려 앱스토어의 통제된 환경과 iOS의 뛰어난 보안성이 장점으로 작용하게 된다. 교육쪽에서 학교에서 수업용 보조재로 사용되면서 관련 앱과 함께 도입하여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가 많아졌다. 일부 대학에서는 입학시에 아이패드를 지급하기도 했다. (현재는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크롬 노트북을 도입하는 추세이다.)



아이패드에 최적화된 전용 앱들이 많이 추가되면서 회사, 학교, 가정에서 활용도를 높여주고 있다. 앞서 얘기한 대로 보다 큰 화면이 제공해주는 경험은 가정에서 편하게 브라우징을 하거나, 유튜브를 시청할 수 있게 해주었고, 무거운 교과서를 학교에 가져가는 대신에 아이패드에서 확인하고 필기할 수 있는 앱을 사용할 수도 있게 되었다. 기업에서는 크고 무거운 노트북을 가져가는 대신에 아이패드만으로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업무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블루투스를 이용한 키보드를 구입하여 터치 기반의 소프트 키보드를 대체할 수도 있었으며 다양한 악세사리를 통해서 활용도를 넓혀갔다.

아이패드가 새로운 카테고리의 기기로써 확고하게 자리가 잡은 것은 분명하다. 비록 그 쓰임새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아닐지라도 태블릿이라는 포지셔닝은 사용자에게 스마트폰이 줄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주는 기기이다. 현재는 삼성의 갤럭시 노트가 출현한 이후로 스마트폰의 스크린이 점차로 커지면서 패블릿(Phalet. 폰과 태블릿의 합성어) 이라는 용어로 태블릿의 시장을 잠식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은 독특한 카테고리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주는 기기이다. 애플은 아직까지도 스마트폰과 노트북 사이에 아이패드를 위치시키고 있으며 태블릿 PC와 같은 제품을 제조하지 않고 있는 점을 보면 시장이 충분하다고 여기는 것 같다. 태블릿 PC와 같이 맥OS를 내장한 아이패드를 만들기 보다는, 앞으로는 맥OS와 iOS 모두에서 실행가능한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개발 생태계를 통합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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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컴퓨터와 인터페이스의 발달 - 글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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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저도 ipad 사용하는데 편리한것 같습니다.
다른 tablet은 다른분거 조금 써 봤는데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ipad 가 뭔가 더 편한것 같더라구요. 아마 iphone 을 오래동안 사용하고 있어서 그런것도 있는거 같습니다.

동일한 OS 사용해서 빠르게 익숙해져서 일거예요.
저도 아이폰, 아이패드가 편해요. 안드로이드는 잘 적응이 안되더라구요.

한 챕터씩 따라가다 보니 IT 영역의 역사와 주요 모멘텀을 재확인하며 미래를 조망해 볼 수 있는 고민의 기회도 얻게 됩니다~ 감사드립니다!

되도록이면 각 장에서는 시간순으로 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도움이 된다니 다행이네요.

비축분이 떨어져서 휴일 놀러갔다오면 1일 연재가 벅차네요.

어후, 이런 퀄리티의 글을 어떻게 매일 쓰세요~ 쉬엄쉬엄 하세요!

예상했던 것 보다 글쓰는 일정이 좀 늦어져서요. 원노트는 사용해서 작성했는데, 워드로 옮기는 분량이 너무 많네요;;;;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오늘도 출동 감사드립니다.

좋은글 잘보고가요:)

넵, 감사합니다. 자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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